33년차에도 활발한 활동, 세대 초월한 인기
[더팩트 | 정병근 기자] 과거의 명성에 기댈 것도 없다. 데뷔한지 33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핫'한 김완선이다.
김완선은 지난 24일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2019 버전 음원을 공개했다. 1990년 발표된 이 곡은 아이유 등 많은 후배 가수들이 방송과 음원을 통해 리메이크하고 젊은 세대에게까지 회자되는 '불후의 명곡'이다. 이에 힘입어 곡 발표 29년이 지난 2019년 8월 새 생명을 얻었다.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는 시적인 가사와 도회적인 멜로디가 조화를 이뤘다. 1990년 발매 당시로는 드물게 미국에서 믹싱을 진행하는 등 많은 공이 들어간 떡잎부터 남다른 명곡이고, 1986년 '오늘밤'으로 데뷔와 동시에 당대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김완선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다.
재탄생된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는 원곡의 느낌을 그대로 둔 채 현대적이고 풍성한 사운드로 편곡됐다.
1990년 당시에는 뮤직비디오 제작이 매우 드문 일이었기 때문에 음원과 그 시절 라이브 영상으로만 곡을 접할 수 있었다. 29년 전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무대 영상이 유튜브 조회수 145만 건을 넘어선 것만 봐도 김완선의 무대에 대한 팬들의 갈증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그러한 갈증을 풀고자 뮤직비디오가 제작됐다. 1990년의 삐에로가 외로운 광대였다면, 2019년의 삐에로는 조금은 무섭고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다. 뮤직비디오 관계자는 "시간이 흐르며 삐에로에 대한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뮤직비디오에 호러와 유머 콘셉트가 가미됐다"고 설명했다.
뮤직비디오에서 김완선은 좀비들과 익살스러우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칼군무를 선보였고, 좀비들의 리더 격인 삐에로와 합을 맞춰 레전드 댄싱퀸의 아우라를 뿜어냈다. 1983년 제작된 마이클잭슨의 호러 콘셉트 뮤직비디오 'Thriller(스릴러)'가 2019년 한국에서 부활한 것 같은 강렬함이다.
뿐만 아니라 촬영 장소인 에버랜드의 회전목마 등 놀이기구와 아기자기한 시설물들을 활용해 동화 같은 느낌을 주는 동시에 좀비를 등장시켜 놀이공원에서 벌어지는 할로윈 파티를 보는 것 같은 재미가 있다.
이 뮤직비디오는 별다른 홍보가 없었음에도 일주일 만인 29일 40만뷰에 육박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누리꾼들은 "29년 세월이 느껴지지 않는다.", "20살인데 누나 노래에 빠져서 무대 보고 응원하고 있다.", "60년대 청년인데 내 동년배들 다 뮤비 나온 거 보고 울고 있다" 등 감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에버랜드 할로윈 홍보영상 이렇게 나와도 위화감 없을 것 같다" 등 완성도 높은 뮤직비디오에 호평을 보내기도 했다.
80~90년대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가수들이 음악 활동을 이어나가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이러한 김완선의 행보는 한때가 아닌 현재도 지속되고 있는 레전드의 모범답안과도 같다.
김완선은 2005년 정규 9집 이후 6년여 공백이 있었지만 데뷔 후 지금까지 꽤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오고 있다. 오히려 2016년부터는 더 왕성해졌다. 지난해에도 작곡에 참여하고 프로듀싱한 밴드 사운드의 'Tonight(투나잇)', 발라드 '심장이 기억해'를 발표하는 등 음악 스펙트럼을 넓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13년엔 MBC '댄싱 위드 더 스타 시즌3'에 출연하면서 댄싱퀸의 아름다운 도전을 보여줬고 최근엔 SBS '불타는 청춘'에 출연하면서 일상의 소탈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김완선이 전 세대를 아우르는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건 바로 그런 변치 않는 음악 열정과 도전 그리고 진정성이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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