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조작 의혹 2주째, 압수수색에 이어 시청자와 소송까지
[더팩트 | 정병근 기자] 프로그램의 존재 기반인 국민 프로듀서와 소송까지 하게 됐다. '프로듀스' 시리즈 존재 이유도 사라진 셈이다.
엠넷 '프로듀스X101'이 종영한지 2주가 지났다. 그 사이 투표 조작 의혹이 일었고 CJ ENM 사무실과 문자투표 데이터 보관업체 등에 대해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급기야 '프로듀스X101' 시청자들로 구성된 진상규명위원회가 엠넷 제작진에 대한 고소·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프로듀스' 시리즈는 국민 프로듀서를 가장 강조하며 시청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하는 그룹이 승승장구할 수 있는 것도 국민 프로듀서의 응원과 지지가 기반이 됐기 때문이다. 그런 국민 프로듀서가 프로그램에 완전히 등을 돌려버렸다. 그야말로 초유의 사태다.
'프로듀스X101'에 대한 투표 조작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만 해도 제작진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처럼 보였다. 숫자라는 물증이 있는데도 "조작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고 이밖에 별다른 공식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제작진의 무책임하고 안일한 대응은 성난 민심에 불을 붙였다.
오죽하면 국회의원까지 나섰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프로듀스X101'의 투표 조작 의혹을 '채용비리'와 다를 바 없다며 수사의 필요성을 말했고 제작진은 그때서야 "논란을 일으킨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문제는 그러면서 내놓은 해명. "득표수로 순위를 집계한 후 득표율도 계산해 최종 순위를 복수의 방법으로 검증했다. 그러나 검증 과정에서 득표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로 반올림했고 이 반올림 된 득표율로 환산된 득표수가 생방송 현장에 전달됐다"고 말했는데 동일한 표차의 반복을 설명하기엔 무리였다.
단호하게 '조작은 없었다'더니 누구도 납득하지 못하는 '득표율-반올림' 핑계를 댔고 "자체적으로 사실 관계 파악이 어려우니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반면 투표 업체 관계자는 '집계를 확인하고 기존 데이터와 합치는 것은 엠넷이 진행했고 상세 데이터도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혹과 논란이 사그라질리 만무하다. 시청자들은 진상규명위원회를 조직했고 원본 투표수를 밝히기를 요구하고 있다.
진상규명위원회의 한 운영자는 지난달 29일 오전 MBC 표준FM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어떤 공지도 없이 원 투표수의 배수에 반올림했다는 엠넷의 설명 자체만으로도 조작을 시인한 거라 보지만 그 외에 투표수 부풀리기, 순위 변동 의혹은 원본 데이터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공정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엠넷은 제대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런 상황에서 책임자를 내세워 꼬리자르기를 시도한다면 더 큰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다. 어디서 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됐는지를 분명히 하고 사태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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