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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투표 조작 의혹 '프듀X101', 국민 프로듀서->국민 경찰

  • 연예 | 2019-07-25 15:00
'프듀X'가 투표 조작 논란 의혹에 휩싸였다. /Mnet 제공
'프듀X'가 투표 조작 논란 의혹에 휩싸였다. /Mnet 제공

'프듀X101' 제작진, 팬들 고소 예고에 입 열어

[더팩트|문수연 기자] '프로듀스X101'이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국민 프로듀서'였던 팬들이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항의하는 것을 넘어 고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24일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X')의 일부 팬들로 구성된 '프듀X 진상규명위원회'의 법률대리인 마스트 법률사무소에 따르면 다음 주 중 '프듀X' 제작진을 사기·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고발할 예정이다.

또한 법무법인은 방송법, 업무상 배임 등 혐의도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위는 검찰에 제출할 탄원서를 모집하고 있다.

이번 의혹은 지난 19일 열린 마지막 생방송 경연에서 제기됐다. '프로X'는 연습생 1~20위를 상대로 문자 투표를 진행해 최종 데뷔 인원 11명을 선발했다. 하지만 방송 직후 팬들은 1~20위 연습생들의 득표 차이가 특정 숫자로 반복된다면서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투표 결과, 1위 김요한(133만4011표)과 2위 김우석(130만4033표)의 표 차이는 2만9978표다. 그런데 3위 한승우와 4위 송형준, 6위 손동표와 7위 이한결, 7위 이한결과 8위 남도현, 10위 강민희와 11위 이진혁 사이의 득표 차이가 동일하다. 이뿐만 아니라 7495표 차이도 1~20위 사이에서 4번 반복된다.

'프듀X'의 팬 커뮤니티인 '프듀X 갤러리'는 20일 성명문을 내고 "2019년 7월 19일 방송된 생방송 투표 결과 조작 의심에 대하여 Mnet 측의 해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프듀X' 투표 조작 논란에 대해 제작진이 해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프듀X' 투표 조작 논란에 대해 제작진이 해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하지만 Mnet은 "조작할 이유가 없다"며 문자 투표 원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팬들은 투표 데이터 공개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을 넣고, '엠넷 고소' 등의 문구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리는 등 집단행동을 하고 있다. 또한 팬들은 Mnet을 고소에 필요한 변호사 수임료를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고, 약 1시간 만에 목표 금액인 330만 원을 채웠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까지 검찰 수사를 촉구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하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변 수학자들에게 물어보니 1등에서 20등까지 20개의 이런 숫자 조합이 나올 확률은 수학적으로 0에 가깝다고 했다"라며 "청소년 오디션 프로그램 투표 조작은 명백한 취업 사기이자 채용 비리다. 검찰이 수사해서라도 그 진상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팬들의 고소 소식이 전해지자 Mnet은 뒤늦게 해명에 나섰다. 제작진은 24일 '프듀X' 공식 트위터에 "방송 종료 후 최종득표수에서 일부 연습생 간 득표수 차이가 동일하다는 점을 인지하게 됐다"며 "논란을 일으킨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다만 최종 순위에 대해서는 "확인 결과 X를 포함한 최종 순위는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연습생 간 동일한 득표수 차이가 반복된 것에 대해 제작진은 "득표수로 순위를 집계한 후, 각 연습생의 득표율도 계산해 최종순위를 복수의 방법으로 검증했다. 그러나 검증 과정에서 득표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로 반올림했고, 이 반올림된 득표율로 환산된 득표수가 생방송 현장에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동일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문자투표시스템과 집계 과정 프로세스를 보완하겠다"며 "앞으로 더 공정하고 투명한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Mnet 관계자는 25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진상위의 고소에 대한 대응 계획을 묻는 말에 "어제 발표한 공식입장 외에는 따로 입장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프듀X' 제작진이 조작 논란에 대한 석연치 않은 해명으로 더 큰 질타를 받고 있다. /Mnet 제공
'프듀X' 제작진이 조작 논란에 대한 석연치 않은 해명으로 더 큰 질타를 받고 있다. /Mnet 제공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실시간 투표의 공정성에 관한 이야기는 항상 나왔다. 하지만 이번 일은 팬덤 크기로 인한 논란이 아닌 조작 의혹이다.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프로듀스 101'이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가장 다른 점은 '팬덤 오디션'이라는 거다. 실력으로 뽑힌다기보다는 팬덤을 쌓아가면서 '누가 더 팬덤이 큰 것인가'로 결정된다. 하지만 투표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면 팬들이 쉽게 넘어갈 수 없을 거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Mnet이 해명을 애매하게 했다.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그 과정과 이유를 정확하게 사실 규명을 해줘야 한다. 과정에서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결과에 승복하기 어려울 거다"라고 덧붙였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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