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으로 세계인들의 존경을 받았으면
[더팩트|강일홍 기자] 정상에 우뚝 선 주인공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대체로 부러움이다. 시샘도 있지만 그들의 처신과 행동이 돈과 명성에 머물지 않고 존경의 대상으로 비치면 영예를 얻게 되는 게 세상의 이치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미국의 투자자이자 사업가 워런 버핏이 그렇다.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워런 버핏은 성공적인 투자와 검소한 생활로 세계 최고 부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지만 파격 자선활동으로 더 유명하다. 그는 올해 36억 달러(약 4조 2180억원)어치의 주식을 5개 재단에 기부하면서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WSJ는 "이번을 포함해 총 340억 달러(약 39조 8400억원)를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버핏과 한 끼 식사를 하는 가격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올해로 20년째를 맞은 점심 경매는 지난 5월 이베이에서 2만5000 달러(약 3000만원)부터 시작해 350만 달러(41억8000만원)를 넘기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2016년 345만6789 달러, 2018년 330만100 달러였다. 물론 경매 수익은 빈민구제단체(샌프란시스코 글라이드 재단)에 전액 전달됐다. 그동안 행사 수익금은 무려 3000만 달러(약 357억원)에 이른다. 천문학적인 점심값에도 바늘구멍을 뚫어야 가능한 만큼 그 의미 또한 빛이 날 수밖에 없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의 기부 규모도 엄청나다. 그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함께 1000억 달러의 재산을 기록하며 세계 갑부 순위를 장악하고 있지만 '거부'라는 부의 상징보다는 꾸준한 자선재단 기부활동으로 더 주목을 받는다. 자신과 부인 이름을 딴 '빌&멀린다 게이츠'의 기부는 미국 전체 자선재단의 40%를 웃도는 수준이다. 한때 '부의 제국'이나 '어둠의 군주'로 묘사되곤 했던 그는 은퇴 후 이런 지속적이고 파격적 자선사업으로 그간 모든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바꿈 시켰다.
◆'인지도와 공익 결부' 할리우드 스타, 월드스타 위상에 걸맞은 자발적 선행 '찬사'
할리우드 스타들의 기부 파급력은 실로 대단하다. 이들은 높은 인지도와 공익을 결부시키는 선례를 남기며 활발한 기부문화의 씨앗을 만든다. 안젤리나 졸리는 한때 할리우드에서 가장 높은 출연료를 받은 배우다. 그의 통 큰 기부는 익히 알려져 있지만, 파경 전까지 '브란젤리나 부부' 이름으로 매년 자신들 수입의 30%를 기부하기도 했다. 홍콩의 주윤발(8100억) 성룡(4000억)도 전재산을 기부한다는 약속을 밝혔다. 이들이 더 특별하게 빛이 나는 이유는 월드스타의 위상에 걸맞는 자발적 선행 때문이다.
국내 대표적인 기부 단체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가 주관하는 아너소사이어티는 후원을 넘어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5년 동안 기부한 금액이 1억 이상이거나, 1억 이상 기부를 약속한 개인 고액기부자들을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자는 약 1600명(2017년 기준)으로 기업인이 가장 많은 623명(46.4%)이고 익명 기부자(324명)가 두 번째로 많다. 그외 전문직업인(195명), 자영업자(90명), 법인 단체임원(55명), 공무원(25명), 대중스타 17명(1.3%) 순이다.
◆연예스타 선행과 기부활동, 해피 바이러스로 전파...빌딩 부자 부정 이미지와 '대조'
연예 스타들의 기부는 늘 관심의 대상이고 더러는 실제보다 더 크게 주목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는 '선행은 남 모르게 할 때 더 값지다'는 미덕과는 달리, 스타라는 이유로 이들이 베푼 선행을 더 적극적으로 알려 '해피 바이러스'로 전파되기를 희망하는 정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스타기부 하면 션♡정혜영, 차인표♡신애라 부부를 비롯해 박해진 수지 안재욱 수애 윤아 배용준 문근영 신민아 조용필 현숙 박상민 김장훈 등이 자주 등장하지만 보편적인 기부문화 확산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국내 특급 스타들 중엔 인기와 명성 못지않게 수백억 빌딩 부자로 자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들이 많다. 대부분 무에서 유를 창조한 성공신화의 주역들이란 점에서 시샘과 부러움을 함께 받는다. 하지만 일부 연예인 부자들 중 상당수는 은행 대출을 통해 재산을 불린 '재태크 달인'이라는 점에서 부정적 이미지의 한 축을 이루기도 한다. 돈을 벌면 빌딩부터 구입하고, 마치 빌딩 부자 순위에 들어가야 스타의 자존심으로 착각하는 풍토 때문이다. 이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마냥 고울리만은 없다.
◆'대한민국 자부심' BTS,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통해 전 세계인 존경 대상 '희망'
국내 연예계 성공 신화의 가장 큰 주역은 다름 아닌 방탄소년단(BTS)을 글로벌 특급스타로 키워낸 빅히트엔터테인먼트(공동대표 방시혁·윤석준, 이하 빅히트)다. 빅히트가 내년 5월 신축빌딩(용산 트레이드센터)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은 말 그대로 BTS의 자존심과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BTS를 비롯해 이현,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소속돼 있는 빅히트는 지하 7층부터 지상 19층까지 26개 층 건물 전체를 통으로 사용한다. BTS 전세기 월드투어와 함께 글로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더불어 우리도 이제 세계에 자랑할 만한 연예기획사와 대중문화 스타를 보유하게 됐다.
BTS는 5월 한 달 간 공연만으로 5000만 달러(600억)를 벌어들였다. 현재까지 BTS 주수입원은 공연이지만, 팬덤 문화를 기반으로 한 '굿즈'(머천다이즈) 영역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넓다. 이와는 별개로 16만명이 동시 접속한 '英 웸블리 공연 생중계'(네이버 브이라이브) 수익은 60억에 달했다. 빅히트 측은 이중 올 한해 예상될 공연 수익(매출기준)만 20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 가수 최초로 영국 팝의 성지 웸블리에서 공연한 BTS는 선한 영향력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BTS와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2017년 11월부터 유니세프와 함께 '나를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캠페인을 진행, 1년 6개월 만에 24억원 돌파했다. 멤버 진은 누적 기부금 1억원을 넘기며 '유니세프 아너스클럽' 회원이 됐고, 슈가는 한국소아암재단에 팬클럽 아미의 이름으로 성금 1억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유명인의 기부 영향력은 금액의 규모를 무시할 수 없지만 무엇보다 기부에 담긴 사회적 메시지가 중요하다. BTS가 향후 더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으로 '대한민국 자부심'을 넘어 전 세계인들의 존경을 받는 대상으로 비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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