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요즘 연예계는 스타도 많고, 연예 매체도 많다. 모처럼 연예인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하는 경우도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대부분의 내용이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도 소속사에서 미리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그대로의 스타를 '내가 본 OOO' 포맷에 담아 사실 그대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원진아 첫 상업영화 주연작 '롱 리브 더 킹', 6월 19일 개봉
[더팩트|종로=박슬기 기자]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중저음의 목소리가 인터뷰 장소를 가득 채웠다. 툭 치면 쓰러질 것 같은 외모에서 풍기는 그의 반전 가득한 목소리는 한순간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첫 상업영화 주연배우로 인터뷰에 임하는 만큼 꽤 긴장도 할 텐데 제법 당돌하고 대담한 자세였다. 영화 '롱 리브 더 킹:목포 영웅'(감독 강윤성) 개봉을 앞둔 배우 원진아의 이야기다.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원진아를 만났다. 아이보리색의 단정한 블라우스를 입고 나타난 그는 개봉을 앞두고 꽤 들뜬 모습이었다.
"영화 자체는 재밌게 잘 나온 것 같아서 만족스러워요. 하지만 제가 연기한 건 불만족스러워요. 좀 더 풍성하게 할 수 있었는데 아쉽더라고요. 저의 부족한 점들이 많이 보였어요."
원진아는 영화 '롱 리브 더 킹'에서 강단 있는 변호사 강소현 역을 맡았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을 가졌다. 여린 체구에서 카리스마를 뿜어내야 하는 작지만 강한 인물이다. 원진아는 외모적으로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지만 캐릭터 소화력은 아쉬움을 남긴다. 캐릭터의 힘이 부족하고, 대사처리도 아쉽다. "한 작품, 한 작품을 하다보니까 어려움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요. 첫 작품 할 때는 신이 나서 뭣 모르고 했다면 이젠 하면 할수록 부족함이 보이고 자신감이 점점 떨어지더라고요. 이번 작품 역시 걱정을 많이 했죠. 캐릭터 연구를 하면서 모를 때는 강윤성 감독님을 찾아가서 '한 번만 봐주세요' 하면서 물어보기도 하고 연습도 많이 했죠."
원진아가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건 2017년 방영한 JTBC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서다. 당시 파격적인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그는 단숨에 주연배우로 발돋움했다. 이후 조승우 이동욱과 드라마 '라이프'에 출연했으며, 영화 '돈' '강철비' 등 스크린에서도 활약했다. 영화 '롱 리브 더 킹' 역시 오디션 없이 작품에 출연했다. 이처럼 작품마다 줄줄이 캐스팅되자 한편에서는 "쉽게 이뤘다"라는 시선도 있다.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아마 대부분의 분이 저를 처음 본 게 드라마니까요. 하지만 저도 오디션을 많이 보고 우여곡절을 겪었거든요. 그 과정에 비해 좋은 작품을 빨리 만난 건 인정해요. 사실이잖아요. 제가 잘하는 것밖에 없어요. 그런 시선에 대해 남 탓을 할 순 없으니까요."
파트너복도 타고났다. 배우 조승우, 류준열, 김래원 등 연기력으로 인정받은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원진아는 "저는 선배님들은 타고난 줄 알았어요. 감으로 다 알고 하는 줄 알았다"며 "촬영장에서도 계속 연습하고 노트랑 대본이 너덜너덜한 거 보고 '괜히 나오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 스스로 경계해야 하는 법과 작품을 대하는 태도를 정말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다.
원진아의 연기연습법은 뭘까. 그는 "아직 나만의 연기 연습법은 찾지 못했다. 처음에는 계속 외웠고, 현장에서 상황이 바뀌었을 때는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했다"며 "저한테 맞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원진아하면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도 빼놓을 수 없다. 덕분에 그는 변호사, 의사, 브로커 등 짧은 경력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전문직 역할만 세 번을 했다.
"목소리가 낮아서 전문직을 많이 맡은 것 같아요. 그런데 통통 튀는 배역도 해보고 싶어요. 더 늦기 전에 학생 역을 하면 좋겠다는 바람이죠. 그때만 가지고 있는 감성이 있잖아요."
'반장 캐릭터 섭외가 들어올 것 같다'고 말하자 그는 곧바로 "날라리 역 하고 싶은데"라며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은 학생을 하고 싶어요. 제가 사춘기가 안 와서 그 시기의 감정을 연기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죠."
원진아는 차분한 외모와 달리 쾌활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많이 활발하다. 실제 저를 본 분들은 '이런 캐릭터였냐'며 많이 당황하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사람을 경계 안 하니까 선배들도 경계를 안 하신다"며 "편하게 잘 받아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경험은 연기자가 되기 전에 한 사회생활 때문이었다. 그는 면사무소에서 행정 인턴을 한 경험과 보험회사에 다닌 이색 경력이 있다.
"중학교 때부터 배우를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입시를 준비하면서 '내 길이 아닌가?' 하며 겉도는 느낌을 받았죠. 그래서 학교에 다니다가 그만뒀어요. 나이도 있고, 돈은 벌어야 하니까 그런 경험을 했는데 지금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좋아요."
2015년 영화 '캐치볼'로 연기의 길에 접어든 원진아는 데뷔 5년 차다. 2017년 드라마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빛을 보고 있는 그는 충무로와 안방극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그의 포부는 무엇일까.
"생각하고 있는 건 단 하나예요. 오래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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