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요즘 연예계는 스타도 많고, 연예 매체도 많다. 모처럼 연예인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하는 경우도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대부분의 내용이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도 소속사에서 미리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그대로의 스타를 '내가 본 OOO' 포맷에 담아 사실 그대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ECLIPSE' 갓세븐, 어둠 보다 빛이 어울리는 그들
[더팩트|김희주 기자] "네? '이 씨!'라고요? 아, '이 씬나는 기분'이요? 하하! 죄송합니다!"
마크의 어눌한 한국말에 일곱 멤버 모두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 조금 전까지 조용히 앨범 이야기만 나눌 때와는 다른 '진짜 웃음'이었다.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안정감을 되찾는 갓세븐의 우애는 불안정함이라는 장애물을 만나 더 단단해진 행운을 거머쥔 듯했다.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갓세븐 새 앨범 'SPINNING TOP'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번 앨범은 리더 JB의 "뱅글뱅글 돌아가는 팽이가 마치 나의 모습처럼 느껴졌다"는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인생에는 중심을 잡고 자신감 있게 돌아야 하는 '빛'의 순간들이 있다면 자신감 있고 안정적이었던 상황이 흔들리기 시작하는 '어둠'의 순간들도 공존한다는 점을 담아냈다.
이날 갓세븐은 인터뷰 내내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앞전 타임에서는 기자들 사이에서 "왜 이렇게 다들 의기 소침해있냐"는 질문이 나올 정도였다. 오후 1시 시작된 네 번째 타임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인터뷰 시작 직전 소속사 JYP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아이들이 앨범 콘셉트를 유지하느라 조금 불안하거나 우울해 보일 수 있는데, 원래는 안 그런 거 아시죠?"라는 농을 던졌을 정도였다.
예상대로 전체적인 분위기는 다소 정적인 흐름으로 시작했다. 가장 먼저 입을 연 제이비는 "'SPINNING TOP'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서 시작된 걱정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앨범이다. 저희 7명은 앞으로 뮤지션으로서 계속 활동할 텐데, 계속 새로운 것이 생겨나는 이 업계에서 '우리가 나중에 밀려나면 어떡하지?' '그럼 뭘 해야 하지?' '나이가 들고 춤을 못 추게 되면 그땐 무슨 일을 하지?' 등과 같은 걱정이 많았다"고 밝혔다.
항상 밝고 재치 있는 면모로 팬들 사이에선 '슨랑둥이'라고 불리는 잭슨도 이날만은 예외였다. 그는 자신에게 발언권이 주어지자 갑자기 한 쪽 가슴에 한 손을 얹고 허공을 보며 "음..."이라고 꽤 오래 입을 열지 못하다가 "어...뭔가..."라고 뜸을 들이더니 "'나중에 아무도 우리 공연을 안 보러 오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불안함 때문에 저는 요즘 하루도 안 쉬고 있어요. 더 열심히 하게 돼요. 절대 쉴 수 없어요"라고 설명했다.
많이 위축된 듯한 그들의 모습 때문인지, 이날 갓세븐에게 던져진 질문들 또한 썩 유쾌하지는 못했다. "조금 실례지만, 전 국민이 다 아는 그룹은 아니지 않느냐" "6년 차지만 아직 정상까진 못 올랐다는 사실을 인정하느냐" 등 조심스러운 말이 나오자, JB는 기분 나쁘다는 내색은 전혀 없이 오히려 당연하다는 듯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알고 있다. 우리의 결과물이 자주 기대에 못 미친다는 사실을 안다. 그래서 저는 늘 불안하고, 그 감정에서 착안한 이번 앨범이 나왔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 모습도 잠시, 인터뷰를 가장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끈 것도 잭슨이었다. 이날 한 기자는 분위기를 풀어보려 "오늘 인터뷰 분위기가 다운된 건 잭슨 씨가 너무 말은 안 해서 인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에 잭슨은 짐짓 심각한 듯 표정을 연출하며 "왜냐하면 정말 걱정된다. 기자님들이 기사를 많이 안 내 주실까봐 지금 되게 걱정하고 있다. 제발! 기사 좀 많이 써달라"고 말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갓세븐의 얼굴이 활짝 핀 건 다 함께 보낸 시간을 이야기하면서부터였다. 앨범을 준비하며 인상 깊던 에피소드를 설명하며 JB는 "앨범 작업 때문에 일곱 명이 다 같이 모였을 때 밥을 먹고 그냥 다 같이 걷고 있을 때였다. 그때 날씨가 정말 좋아서 일수도 있지만, 별것도 없었는데 정말 다들 엄청 웃고 즐거웠다"며 "그때 '아, 우리끼리 똘똘 뭉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잭슨은 "그때 나 스케줄 때문에 없었잖아요. 내가 없는데도 그렇게 행복할 수 있던거야?"라고 상처받은 표정을 지었고, 마크는 크게 웃으며 "있다가 간거잖아!"라고 말하며 상황을 수습했다. JB 또한 "너도 그때 있었잖아요"라고 말하며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고, 잭슨은 물을 마시며 뿜을 뻔 하다 JB의 어깨를 툭 치며 장난스러운 제스쳐를 취했다.
이에 유겸 또한 "저는 멤버들이랑 다 같이 웃고 있을 때가 가장 즐겁다"고 말하며 웃음을 띠었다. 이를 듣던 잭슨은 눈까지 감으며 한껏 우스꽝스럽게 미소를 짓고 진영을 쳐다봤고, 진영은 그런 잭슨을 잔잔한 미소를 띠며 쳐다보곤 고개를 끄덕이고 그를 진정시켰다.
이날 진영은 인터뷰를 묵묵히 지켜보며 상황을 정리하는 역할을 주로 도맡아 했다. 유겸이 팀워크를 설명하며 "우리는 생리현상까지 텄다. 냄새만 맡아도 누구인 줄 아는 정도다. 하하! 그래서…"라며 다소 위험한(?) 발언을 계속하자, 진영은 갑자기 그의 말을 끊고 "그만큼 우애가 좋다는 거다. 어떤 날은 연습을 하려고 모였는데 서로 이야기 나누는 게 너무 재밌어서 연습은 하나도 안 하고 돌아간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된 인터뷰가 끝날 때쯤, 한 기자는 그들에게 "평소보다 너무 조용했다. 그래도 컴백을 앞뒀으니까, 신나지 않겠느냐. 이 신나는 기분을 한마디로 표현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를 들은 마크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씨'...요?"라고 말했고, 멤버들은 갑작스러운 그의 센 발음에 깜짝 놀라다가 "아, '이 신나는 기분'이요? 하하!"라는 마크의 말에 다 같이 서로를 쳐다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 중에서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외국인 멤버 잭슨에게는 유겸이 친절히 설명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들에게 잠시 찾아온 불안정이 있어도 괜찮다. 일곱이 함께 모인 갓세븐은 '아가새'와 함께 쉴 수 있는 영원한 둥지가 될 수 있으니까. 갓세븐의 목표는 여전히 높은 곳을 향해 꿈꾸고 있는 JB의 말로 표현됐다.
"목표는 당연히 대상이에요. 이왕 시작한 거 대상은 한번 타보고 싶어요. 그때까지 열심히 노력할 거고요. 저희 팬들이 '아가새'거든요. 그 새들이 쉴 둥지는 갓세븐이라는 편안함이에요. 이 갓세븐이라는 팀을 끝까지 유지하며 목표를 달성하고 싶습니다. 'ECLIPSE'로 '갓세븐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걸 보여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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