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예상하셨을 겁니다. 대한민국이 관객들이 사랑하는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천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인피니티 워' '에이지 오브 울트론' 그리고 '엔드게임'까지. '어벤져스' 시리즈의 세 번째 천만 기록입니다. 지난 2012년 개봉해 7년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마블의 히어로, '어벤져스' 시리즈를 떠나보내며 다양한 시각으로 그간의 이야기를 정리해봤습니다. <편집자 주>
'어벤져스4', 韓 영화 시장을 뒤흔들다
[더팩트|박슬기 기자] '어벤져스:엔드게임'(이하 '어벤져스4')이 지난 4일 마침내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후 11일 만이다. '명량'보다 하루 빠른 속도로, 역대 최단 기간이다. 이는 모두가 예상한 당연한 결과기도 하다. 하지만 '어벤져스4'가 단순히 관객의 사랑만으로 이같은 결과를 냈는지는 의문이다.
그동안 마블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이야기는 줄곧 나왔다. 개봉과 동시에 멀티플렉스 3사인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을 점령했기 때문이다. 또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는 한국 영화들이 자연스럽게 설 자리를 잃으면서 마블 영화의 독주는 계속됐다. 이는 마치 도돌이표처럼 마블 영화가 개봉할 때면 되풀이됐다.
이런 상황은 '어벤져스4'에서도 잘 알 수 있다. 한국 영화들이 '어벤져스4'의 개봉 시기를 피하면서 4월 영화 시장은 큰 폭으로 축소됐다. 이로 인해 관객의 선택지가 줄어드는 구조가 형성됐고, 자연스럽게 '어벤져스4'를 선택하는 관객이 많아졌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의 상영시간표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달 24일 개봉 이후 '어벤져스4'는 단독 상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타 작품을 찾기가 힘들다. 다른 영화가 상영하더라도 대부분 한 작품당 1번에서 최대 3번까지 상영한다. 시간대 역시 다양하지 않아 '어벤져스4' 말고는 선택하기 어렵다.
하지만 상영관 입장에선 이 같은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만큼 '돈'이 되는 '어벤져스4'의 상영시간을 늘리는 게 기업으로서 이득이기 때문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스크린 독과점의 문제도 있겠지만 '어벤져스4'의 상영 시간을 늘리는 게 곧 수익성과 직결돼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5월이 돼서야 한국영화들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하지만 지난 1일 개봉한 '나의 특별한 형제'는 '어벤져스4'에 밀려 비교적 적은 수로 상영되고 있다. 지난 2일 전국에 걸린 스크린수와 상영횟수를 비교했을 때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어벤져스4'는 이날 하루동안 전국 2458개 스크린에서 10630번 상영됐다. 반면 '나의 특별한 형제'는 전국 770개 스크린에서 3147번 상영됐다. 스크린수와 상영횟수를 비교했을 때 약 3배 가량 차이가 난다. 이처럼 '어벤져스4'의 상영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 시기 개봉하는 영화들은 피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마블 민국'. 마블의 작품을 좋아하는 대한민국이라고 해서 생긴 별명이다. 마블이 한국시장을 주의깊게 지켜보며 신작을 내놓을 때마다 내한하는 이유기도 하다. 그런만큼 '어벤져스4'의 흥행도 관객이 만들었다고 해도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있는 다른 영화들의 피해 상황을 잘 살피고, 안정적 스크린 확보를 위한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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