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꽃'·'이몽'·'의군', 임정 100주년 드라마 준비한 지상파 3사
[더팩트|문수연 기자] 동학농민운동 지도자 전봉준, 독립운동가 김원봉, 안중근이 드라마를 통해 다시 태어난다. 잇달아 등장하고 있는 있는 근현대사 사극 속에서 그들은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
지상파 3사 SBS, MBC, KBS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며 역사적 의미를 되짚어보기 위해 수백억 원대의 제작비를 들여 시대극을 제작했다.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극본 정현민, 연출 신경수), MBC 주말드라마 '이몽'(극본 조규원, 연출 윤상호), KBS2 주말드라마 '의군-푸른 영웅의 시대'(극본 허승민, 연출 최지영, 이하 '의군')가 그 주인공이다.
먼저 첫 번째 주자인 '녹두꽃'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를 그린 드라마다. 조정석(백이강 역)과 윤시윤(백이현 역)이 출연한다.
'녹두꽃'은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했지만 전봉준 이야기보다는 이복형제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신경수 PD가 "어떤 영웅 한 명의 개인 이야기가 아니라 당시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고 밝힌 것처럼 민초들의 이야기를 조명했다.
지난달 26일 첫 방송 후 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200억 원가량의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남다른 스케일과 탄탄한 스토리, 긴장감 있는 연출, 배우들의 열연은 '웰메이드 드라마'의 탄생을 기대하게 했다.
성적 또한 나쁘지 않았다. 1회 8.6%(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가구 기준), 2회 11.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단숨에 두 자릿수를 돌파한 것이다. 1일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4월 넷째 주(22~28일) 콘텐츠영향력평가지수(CPI) 집계에 따르면 '녹두꽃'은 첫 방송 후 '관심 높은 프로그램'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반면 4일 첫 방송되는 '이몽'은 250억 원 규모의 제작비가 투입되고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후원하는 대작이지만 첫 방송 전부터 '김원봉 논란'으로 잡음이 있었다.
'이몽'은 일제 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하며 일본인 손에 자란 조선인 의사 이영진(이요원 분)과 무장한 비밀결사 의열단장 김원봉(유지태 분)이 펼치는 첩보 액션을 그린 드라마다.
'이몽'이 논란에 휩싸이게 된 이유는 실존 인물인 김원봉을 소재로 했기 때문이다. 김원봉은 일제강점기 무력 항일단체 '의열단'을 조직한 독립운동가이자 북측 정치인이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김원봉의 대한유공자 서훈을 두고 논쟁이 일어났다. 해방 후 월북한 김원봉이 북한에서 고위직을 지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윤상호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이몽'은 김원봉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가 아니"라며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김원봉의 독립 운동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창작하는 입장에서 인물의 소소한 역사도 감동을 주는 게 있다. 그 시대에 의열단을 만들었다는 것은 큰 행동이다"라고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윤상호 PD의 바람처럼 극이 진행됨에 따라 시청자들도 김원봉을 그저 독립 운동가들을 투영한 상징적인 인물로 바라봐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지막 주자는 '의군'이다'. 9월 첫 방송될 예정인 '의군'은 안중근 의사를 주인공으로 한다. 철부지 도련님이었던 청년 안응칠에서 대한의군 참모장 안중근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300억 원대의 제작비가 투입되며 안중근기념사업회와 항일 독립운동가 단체연합회와 함께 제작한다.
중국 로케이션 촬영도 진행될 예정이며 세 드라마 중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어가는 만큼 압도적인 스케일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한민국을 되찾고 지켜낸 대한의군들의 치열한 싸움을 재조명하는 만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어떤 의미를 더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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