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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왕석현, 12년 차 아역배우의 '뚝심'

  • 연예 | 2019-03-03 00:00
왕석현은 '신과의 약속'에서 백혈병을 앓는 16세 소년 현우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이덕인 기자
왕석현은 '신과의 약속'에서 백혈병을 앓는 16세 소년 현우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이덕인 기자

왕석현 "최대한 많은 연기 경험을 하고 싶어요"

[더팩트|김희주 인턴기자] "어릴 적부터 연기가 제 적성이라는 걸 알았어요. 5살 때 '과속스캔들' 오디션을 제가 먼저 보고 싶다고 말했다니깐요."

11년 전 영화 '과속스캔들'에서 차태현을 향해 '썩소'를 짓던 '황기동 어린이'가 어엿한 12년 차 배우가 됐다. 연기에 대한 확고한 주관을 가진, 의젓한 배우로 말이다.

지난 26일 서울시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지난 16일 종영한 MBC 드라마 '신과의 약속'에 출연한 왕석현과 인터뷰가 진행됐다.

왕석현은 '신과의 약속'에서 한채영과 모자지간으로 호흡을 맞추며 절절한 연기를 펼쳤다. /MBC '신과의 약속' 스틸
왕석현은 '신과의 약속'에서 한채영과 모자지간으로 호흡을 맞추며 절절한 연기를 펼쳤다. /MBC '신과의 약속' 스틸

'신과의 약속'은 죽어가는 자식을 살리기 위해 세상의 윤리와 도덕을 뛰어넘는 선택을 한 두 쌍의 부부 이야기다. 극 중 왕석현이 맡은 송현우는 6살 때 만성 골수성 백혈병을 진단받고 제대혈을 기증받아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히 살아오는 소년. 부모님에게 단 한 번도 어리광이나 투정을 부리지 않고, 제대혈을 기증해 줄 수 있는 동생이 있음에도 이를 거부할 줄 아는 의젓한 인물이다.

왕석현은 작품에서 백혈병에 걸려 심리적, 육체적으로 힘겨워하면서도 이를 홀로 감내해내지만 내면에서는 깊은 갈등에 휩싸이는 감정연기를 탁월하게 해낸다. 뿐만 아니라 극 중 엄마인 한채영과는 부둥켜안고 서럽게 오열하거나, 오윤아와는 한 장면에서도 밀리지 않고 대립하며 그 흐름을 이끌어간다.

왕석현은 백혈병 환우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들을 보며 캐릭터 공부를 했다고 밝혔다. /이덕인 기자
왕석현은 백혈병 환우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들을 보며 캐릭터 공부를 했다고 밝혔다. /이덕인 기자

이렇듯 성인 연기자 못지않은 열연으로 성공적인 복귀를 마친 왕석현. 복귀작으로 이렇게 난이도 높은 연기가 요구되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 이에 왕석현은 "'신과의 약속' 대본을 받았을 때, 정말 신박한 소재라는 생각이 들어 꼭 하고 싶었어요"라며 "자칫하면 '막장'으로 빠질 위험성이 있지만 그 선은 넘지 않되 '신과의 약속'만의 새로운 전개에 흥미가 생겼기에 출연을 결심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촬영에 앞서 캐릭터 연구도 열심히 했다. 왕석현은 "감독님이 보여주신 영상들을 보고 백혈병 환우들의 고통을 깨달았어요"라며 "이들이 오히려 죽음을 앞두고 슬퍼하거나 감정의 동요를 느끼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배웠어요"라고 말했다.

왕석현은 자신이 '신과의 약속' 현우였다면 담담하게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덕인 기자
왕석현은 자신이 '신과의 약속' 현우였다면 담담하게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덕인 기자

약 3개월간 48부작 분량으로 방영된 작품 속에서 송현우라는 인물로 살아온 그. 현우를 향한 애정과 이해심도 높았다. "현우가 동생의 제대혈 기증을 거부하는 것도 그럴 수밖에 없었겠구나 생각이 들어요. 동생을 더이상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겠죠"라던 왕석현은 "하지만 저라면 그렇게 못 할 것 같아요. 제가 만약 현우였다면, 죽음이 정말 두려울 거 같거든요"라고 고백했다.

이어 "저는 절대 현우만큼 의젓하지 못해요. 현우처럼 속 깊고 애어른인 아이는 못돼요"라며 "제가 현우보다 나은점이라고는, 동성 친구들뿐만 아니라 이성 친구들이랑 잘 어울린다는 정도? 근데 저 이성 친구도 그렇기 많지는 않은데. 하하"라고 앳된 웃음으로 무마했다.

왕석현은 2008년 영화 '과속스캔들'에서 박보영 차태현과 연기호흡을 맞추며 연예계에 발을 디뎠다. /'과속스캔들' 스틸
왕석현은 2008년 영화 '과속스캔들'에서 박보영 차태현과 연기호흡을 맞추며 연예계에 발을 디뎠다. /'과속스캔들' 스틸

이렇게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착도 강한 그의 모습은 여느 아역배우들과는 다르다. 아직 자아도 확립되기 전 부모의 손에 이끌려 오디션을 보러 다니고 연예계에 발을 들이게 된 이들과는 사뭇 다른 태도로 작품을 대하기 때문이다.

왕석현은 "어린 나이에 연예계 활동을 하게 된 데에 전혀 후회가 없어요. '과속 스캔들' 오디션도 제가 보고 싶어서 먼저 엄마에게 말씀드렸거든요"라며 "지금도 원래는 고등학교 학업은 마치고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연기에 대한 갈망 때문에 조금 이른 복귀를 선택했고, 이것도 제 선택이에요"라고 말했다. 이어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다 저의 의지와 선택으로 이 길을 걸어왔어요. 후회는 전혀 없고, 오히려 빨리 더 많은 작품들을 만나고 싶다는 기대와 설렘뿐이에요"라고 덧붙였다.

연기가 좋아 예술고등학교 연극 영화학과로 진학했다는 왕석현. 아역 이미지에 대한 부담과 두려움 없이, 그저 많은 작품으로 계속해서 꾸준히 연기를 이어가 다작을 하고 싶다는 그의 연기 열정은 여느 성인 배우에도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

"송강호, 황정민 선배님 처럼 모든 역할을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영화 '베테랑'은 7번 넘게 봤을 정도에요. 송강호 선배님이 출연하신 영화는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봤어요. 선배님들처럼 여러가지 색깔을 자기것으로 만들어내는 멋진 배우가 되고 싶어요"

heejoo321@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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