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진 스타들
[더팩트|성지연 기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기도 하지만, 때론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지기도 하나 보다. 최근 말실수로 한순간에 비호감으로 전락한 스타들이 대중의 뭇매를 맞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수습이 가능했는지 몰라도, 현재 상황은 진심이 담긴 사과로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배우 손태영은 지난 1일 고척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멜론뮤직어워드'(2018 MMA, 이하 'MMA')에 시상자 자격으로 참석하며 아들 권룩희 군과 조카를 동행했다.
이후 손태영은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을 시켜준다는 이유로 이날 시상식에 초청받은 가수들만 앉을 수 있는 자리에 관계자들의 양해를 구해 아이들을 앉게 해줬다. 덕분에 룩희 군과 조카는 가수석에 앉아 초청 가수의 공연을 관람했고 그 모습은 'MMA'에 참석한 팬들의 카메라에 그대로 담겼다.
결국 시상식이 끝난 후 두 어린이의 모습은 '특혜 논란'으로 불거졌다. 가수도 아닌 두 어린이가 가수들을 위해 별도로 마련된 지정석에 앉아 축하 무대를 즐기는 것이 일부 팬들의 시선에는 '특정 연예인 가족이 누리는 특혜'로 비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태영 소속사는 "특혜는 아니다"며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없었다", "엄마가 시상자로 무대에 서는 것을 보고 싶어서 그랬다", "엄마만 보고 곧바로 가수석에서 자리를 떴다" 등의 핑계를 대며 계속 입장을 번복, 말을 바꿨다. 결국 대중의 분노가 확산되자 하루가 훌쩍 지난 후에야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뒤늦은 대처로 사건을 더욱 키운 꼴이다. '거짓말'과 '핑계'가 더 큰 화를 부르고 말았다.
래퍼 도끼도 손태영과 마찬가지로 한순간의 '말실수'가 화근을 만든 사례다.
도끼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어머니가 진 빚과 관련해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진행하며 "마이크로닷 사건 때문에 저를 엮으려는 것 같은데 나는 잠적한 적 없다. '금수저'로 살아간 적 없다"며 "제가 승승장구하는 걸 보면서 가슴이 아프다고 했는데, 저는 3년 전부터 승승장구했고 돈(어머니가 돈을 빌린 일)은 20년 전 일이다"고 설명했다.
또 "나는 지금 용산에 있다. 1000만 원으로 우리 인생이 바뀌겠나. 그 당시에는 엄마가 망한 레스토랑 때문에 해결해야 해 돈을 빌린 것 같다"며 "1000만 원은 적지 않은 돈이지만 내 한 달 밥값과 비슷하다. 1000만 원으로 우리 인생이 바뀌겠냐"고 말하며 1000만 원을 가볍게 여기는 듯한 태도를 내비쳤다.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한 피해자에게 두 번 상처를 준 격이다.
뿐만 아니다. 1000만 원이 큰 금액으로 느껴지는 수많은 이들에게도 도끼의 발언은 충분히 폭력적이었다.
산이도 무지한 '페미니즘' 발언으로 한 순간에 '비호감' 스타로 전락하고 말았다.
산이는 지난달, 그러니까 이수역 폭행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시점에 신곡 '페미니스트'를 기습 발표했다. 이후 그가 발표한 신곡의 가사를 두고 '여성 혐오곡'이라는 논란이 불거졌고 이후 사태가 심각해지는 양상을 보이자 산이가 직접 나서 적극적으로 해명했지만, 싸늘하게 식은 리스너들의 마음은 쉽게 돌아서지 않았다.
그리고 어제(3일) 브랜뉴뮤직 콘서트에서도 산이는 또 한번 감정적인 대처를 보이며 자신이 소속된 레이블 콘서트 현장마저 피해를 줬다. 그는 콘서트와 무관한 단체 '워마드' '메갈' 등을 언급하며 깊은 혐오감을 표시했고 콘서트를 찾은 팬들이 산이를 향해 야유하자 더욱 흥분하며 영어로 욕을하는 등의 돌발행동을 보였다.
페미니즘이란 학문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아무렇게나 뱉어버린 산이의 말들. 군중들의 야유는 결국 그 말들이 만든 처참한 결과다.
침묵은 금이라고 했고 가만히 있으면 절반은 간다고 했다. 확신이 없다면 침묵해야 했다. 자신의 행동에 책임질 자신이 없으면 하지 않는게 맞다. 많이 가졌다면 겸손해야 했다. 손태영, 산이, 그리고 도끼는 그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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