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강일홍 기자] "3년 전 공식 석상에서 사과를 드린 적이 있는데 많이 부족했던 것같다. 다시 한 번 더 사과드린다. 물의를 일으키고 실망을 안겨드린 점 죄송하다. 오랜만에 작품을 하게 돼 더 떨리고 긴장된다. 저 때문에 많은 분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을까(걱정된다). (그래서) 현장에서도 더 즐겁고, 밝은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배우 윤은혜가 드라마 '설렘주의보'로 오랜만에 복귀했다. 지난달 31일 첫 방송된 MBN 새 수목드라마 '설렘주의보'는 윤은혜와 천정명의 다이내믹한 첫 만남부터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설렘 폭발 로맨스의 시작을 알렸다. 첫 회에 전국 2.8%의 시청률로 전작 '마성의 기쁨'을 뛰어넘었고, 당일 종편시청률 1위, 역대 MBN 드라마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인공들에 대한 기대치는 더 커졌다.
복귀작에 대한 시청자들의 이런 환대와 관심에도 불구하고 윤은혜를 둘러싼 '과거사 논란'까지는 잠재우지 못했다. 안타깝지만 누리꾼 중 일부는 "3년 전에 사과는 했었나? 하지도 않은 사과가 부족했다는 건 뭐?"(popi****), "내 이름 이용하지 말라는 말이 사과였나요?"(ldsw****), "배우가 그렇게 없나?"(RTubi****), "드라마 나올 때 돼서 이제야 사과함? 진짜 속 보임"(your****) 등의 비판 글로 꼬집었다.
◆ '설렘주의보' 시청자 환대 절반의 성공, 의상 표절 논란 "대응방식 미숙 인정"
윤은혜를 둘러싼 과거 논란은 표절이다. 2015년 중국 동방위성TV 디자인 서바이벌 프로그램 '여신의 패션 시즌2'에서 그가 디자인했다고 주장한 의상은 수십억 원에 낙찰되면서 1위를 차지했다. 직후 브랜드 아르케를 운영중인 윤춘호 디자이너가 자신의 콜렉션 의상을 표절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며칠 뒤 윤은혜 소속사측은 '해당 시즌 트렌드에 레퍼런스를 얻었을 뿐"이라며 표절의혹을 일축했다.
문제는 제기된 논란에 대한 당시 대응방식이었다. 정황상 충분히 의혹을 살 만했음에도 표절과는 개연성조차 없는 것처럼 단호히 부정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해당 디자이너가 "형식적 사과와 해명이라도 듣고 싶다"고 했지만 되레 '윤은혜의 이름으로 노이즈 마케팅 하지 말라'고 강력히 맞선다. 결국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측이 '해당 디자인은 표절이 맞다'고 입장을 밝혔고 해명은 궁색해졌다.
설상가상 이는 당시 중국내에서도 여론이 좋지 않게 흘러갔다. '여신의 패션'에 출연한 중국배우가 "이 프로그램은 모두 조작됐다"면서 "합작하기로 한 디자이너가 대리시험을 치듯, 디자이너들이 이미 다 완성한 후 스타들이 만든 것처럼 쇼를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맹비난했다. 뒤늦게 자신의 웨이보에다 심경글을 올리지만 진심어린 사과와는 동떨어진 것이어서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지는 못했다.
◆ '로코녀' 윤은혜 컴백, 걸그룹 출신 성공한 대표 여배우 '연기력 기대'
실수와 잘못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다만 이를 풀어가는 방식에 따라 용서와 이해의 폭은 달라진다. 필자는 뒷날 소속사 관계자로부터 "논란의 심각성을 알고도 이를 진정성있게 풀어가지 못했다"는 후회를 들은 바 있지만, 윤은혜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음주 교통사고와 같은 치명적 사건 속 장본인이 아님에도 논란에 대해 정도 이상의 가혹한 벌을 받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사건 사고의 논란에 휘말린 연예인들 중엔 "복귀 기준이 지나치게 자의적이고 고무줄 잣대"라며 항변하고, 심지어 "사안에 따라 자숙의 기간을 아예 정해놓는 게 차라리 낫다"는 주장까지 한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오죽 답답하면 그러랴' 싶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반성의 기간이나 복귀 기준이 아니라 대중의 마음이다. 아무리 긴 시간을 자숙해도 진정성이 없으면 설령 복귀를 해도 실패하기 십상이다.
윤은혜는 중3 때 베이비복스에 합류해 가수로 활동하다 2006년 드라마 '궁'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면서 연기자로 변신했다. 연기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고 '포도밭 그 사나이'와 '커피프린스 1호점'을 히트시켰다. 걸그룹 출신 배우들은 많아도 연기력으로 완벽한 성공을 거둔 주인공은 많지 않다. 돌아온 '로코녀' 윤은혜의 연기력을 다시 한 번 기대한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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