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헌 PD "우리도 우승팀 맞힐 확률, 30%"
[더팩트ㅣ여의도=지예은 기자] "명곡 판정단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했을지, 결과 보여주세요!"
MC 신동엽이 명곡 판정단 결과 발표를 외치는 순간. 열정의 무대를 선물한 실력파 가수들과 관객들, 그리고 시청자들 모두 최고의 긴장감을 맛보게 된다. 쟁쟁한 한국 최강 보컬리스트들의 본격 노래 대격돌이자 전설의 가수와 후배 가수들과 세대 공감을 이루는 프로그램. 바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다.
7팀이 매주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풍성한 무대를 선보이는 '불후'는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5분 안방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현재의 '불후'가 있기까지 없어선 안될 존재가 있다. 바로 권재영 PD의 바통을 이어 2년 7개월째 '불후' 연출을 맡고 있는 이태헌 PD다.
<더팩트>는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인근의 한 카페에서 이태헌 PD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불후' 359회 '2018 상반기 결산 7인의 빅매치' 특집 이후 만난 이태헌 PD는 해당 특집에 대한 비하인드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불후'에는 상반기 명곡 판정단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이들이 '상반기 왕중왕전'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불꽃튀는 빅매치를 벌였다. 경연자로는 가수 김경호, 이지훈, 양동근, 테이, 정승환, 그룹 V.O.S. 그리고 소리꾼 김나니와 현대무용가 정석순이 출격했다.
수많은 상반기 우승자들 가운데, 해당 7팀이 출연한 데는 어떤 기준이 있던 것일까. 우선 이태헌 PD는 "섭외에 있어서 같은 무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다시 보고 싶은 가수, 점수를 기준으로 관객들의 지지를 많이 얻은 팀, 무대가 좀 더 획기적이었던 팀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김경호 씨 같은 경우만 해도 바쁜 스케줄로 섭외가 힘든 상황이었다"라면서 "상반기 유일한 2회 우승자라 많이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이태헌 PD는 "평소 하시던 록이라는 장르와 전혀 다른 아이돌 노래를 선보이게 되어서 노래보다 춤을 더 열심히 추셔서 재밌었다. 얼마나 파격적이고 좋은 무대인가"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태헌 PD는 매주 '불후' 사전녹화에 앞서 7팀의 무대를 미리 엿보며 경연자들의 노래 편곡 피드백과 퇴고의 과정도 함께 한다. 그는 "일요일 최종 리허설은 물론 사전녹화 아침 리허설도 3~4번 정도 미리 같이 확인한다"고 밝혔다.
그는 관객들이 어떤 포인트를 좋아하고, 해당 노래는 어떻게 해석하고 소화해야 하는지 알 수 있어 연출의 방향을 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베테랑 연출가인 만큼 이태헌 PD는 매회 우승자 또한 예측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태헌 PD는 "사실 저희도 매주 누가 이길지 미리 예측해 보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정확히 우승팀 하나를 맞힐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적중률은 고작 30%다"라고 답하며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이후 해명이라도 하듯 그는 세 가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리허설에서는 7팀 모두 크게 편차가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두 번째는 뽑기 운이다. 아무리 우승 후보라고 해도 1, 2번 순서로 뽑히면 '올 킬'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태헌 PD는 "지난 8년간 첫 번째 순서로 등장한 팀이 우승한 경우는 10번도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앞 팀이 정말 잘 하면 바로 뒤 팀이 영향을 받는다"고 언급했다. 이태헌 PD는 "앞 가수가 관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면 뒷 가수는 약간은 주눅 들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 변수는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프로그램이 재밌는 거 같다"고 설명을 더했다.
이태헌 PD는 앞서 말한 세 가지 이유가 이번 '상반기 왕중왕전'에 모두 적용됐다고 말했다. 또 "우승할 것 같다고 예측한 팀이 우승하지 못해서 놀랐다. 굉장히 의외의 우승자가 나왔다"고 말해 '불후'의 반전 묘미를 극대화했다.
당시 경연 팀들의 우수한 점들을 하나하나 짚어낸 이태헌 PD는 이후 "관객들이 '판소리'라는 의외의 마이너한 장르를 좋아한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고백하며 좋아했다. 그는 '불후'에서 '판소리 특집'을 꾸미고 싶을 만큼 실제로도 '판소리 마니아'다.
우승팀인 김나니 정석순 부부에 대해 이태헌 PD는 "사실 판소리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익숙하지는 않은 장르인데, 이런 편곡이 이뤄진 것을 봤을 때 '(김나니 정석순이) 우승보다는 굉장히 하고 싶은 것을 했구나' 싶었다"며 감탄했다.
또한 "용기 있는 편곡이었고, 판소리와 현대무용의 크로스오버 무대도 잘 보여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실 '불후'가 가요 위주의 편곡이지 않나"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나니 정석순) 무대가 우승하지 않았나. 그런 반전의 매력이 너무 재밌다"며 만족감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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