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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종영②] '무모한 도전'에서 국민 예능프로그램까지

  • 연예 | 2018-03-31 05:00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해 국민 예능 프로그램으로 우뚝 선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31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된다. /이새롬 기자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해 국민 예능 프로그램으로 우뚝 선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31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된다. /이새롬 기자

코너 중 하나로 시작해 한국 대표 예능 프로그램으로 우뚝 서 '무한도전'

[더팩트|권혁기 기자] 31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되는 '무한도전'. MBC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작별에 많은 사람들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2005년부터 달려 온 '무한도전'의 역사는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했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토요일'의 한 코너 '무(모)한 도전'이었던 '무한도전'은 시청자들에게 생소했던 리얼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각 방송사에 흔했던 스튜디오 토크쇼에서 벗어난 야외 버라이어티는 신선했다. 또한 무게감 있는 배우인 차승원이 출연해 석탄채굴 알바를 한다거나 소지섭이 복근을 드러내고 얼음 위에 눕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시청률과 화제성,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무모한 도전'은 '무한도전'으로 거듭났다. '무한도전'은 2006년 5월 지금의 타이틀을 단 뒤 숨가쁘게 달려 정상에서 질주했다. 재치 있는 자막과 몸을 사리지 않는 출연진의 활약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고, 이슈와 토픽을 적절히 짚어주는 기획은 감동을 안겼다. '대표 예능 프로그램'으로 공인 받은 '무한도전'은 '예능 전성시대'의 선두 주자가 됐다. '무한도전'을 시작으로 '1박2일' '패밀리가 떴다' '런닝맨' 등 야외에서 게임을 하는 비슷한 콘셉트의 여러 작품들이 등장했다.

'무한도전' 하시마섬의 슬픈 진실. '무한도전'에서 다룬 한국인 강제 노역의 진실은 시청자들의 분노와 안타까움을 끌어냈다. /MBC '무한도전' 방송 캡처
'무한도전' 하시마섬의 슬픈 진실. '무한도전'에서 다룬 한국인 강제 노역의 진실은 시청자들의 분노와 안타까움을 끌어냈다. /MBC '무한도전' 방송 캡처

◆ '무한도전'이 12년 동안 장수할 수 있었던 이유

'무한도전'은 수많은 팬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일명 '무도빠'들은 매주 토요일 TV 앞을 지키며 '무도'에 열광했다. 그들이 주장하는 '무한도전'의 장수 비결은 '웃음+감동'이다. 12년 이상 긴 방송기간을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건강한 웃음과 감동을 시청자들과 나눠왔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대표적 레전드 아이템으로는 군함도를 소재로 한 '배달의 무도-하시마섬의 비밀'이 있다. 지난 2015년 9월 방송된 '배달의 무도'는 강제 징용을 인정하지 않고 하시마섬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일본의 태도를 비판적으로 접근해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과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 18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을 수상했다.

2016년에는 '도산특집'으로 꾸며졌다. 광복절 닷새 뒤인 8월 20일 방송된 '도산특집'은 LA특집이기도 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과 LA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의아했을 시청자들은 곧 수긍할 수 있었다. '무한도전' 팀은 헐리우드 명예거리에 남겨진 도산 안창호 선생의 아들 필립 안의 핸드프린팅을 보기 위해 LA로 향했다. 그곳에서 만난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막내 아들 안필영 씨는 "한인회가 독립을 위해 싸웠다는 걸 기억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에는 '국민의원' 편도 많은 인기를 모았다. '국민의원' 특집은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이 원하는 법을 함께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준비됐다.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 바른정당 오신환 의원,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출연했다. 현역 국회의원들은 '무한도전' 멤버들, 그리고 일반인 패널들과 함께 입법 과정을 살펴봤다. 이 과정에서 나온 '아동학대범죄의 처벌법'이 오신환 의원에 의해 실제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도 했다. '무한도전'의 선기능을 여실히 보여준 특집이었다.

'무한도전'은 '홍철아 장가가자!' 특집에서 여성들을 상대로 외모만 부각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공식사과한 바 있다. /MBC '무한도전' 방송 캡처
'무한도전'은 '홍철아 장가가자!' 특집에서 여성들을 상대로 외모만 부각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공식사과한 바 있다. /MBC '무한도전' 방송 캡처

◆ 호평과 함께 제기된 논란들

'무한도전'이 항상 호평만 받은 것은 아니다. 인기와 함께 여러 논란들도 만들어냈다. 12년 동안 방송을 지속하면서 소재가 진부해졌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몇몇 특집은 일본 방송사들의 소재를 베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무한도전'에서 진행한 '달력 만들기'와 '재생 에너지' 특집은 일본 요미우리TV '하마짱또'에서 진행했던 '두 남자의 달력 in 베트남'과 니폰TV '다노아라시'의 '에너지' 편의 아이디어를 차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언어파괴에 대한 권고를 받기도 했다. 2007년 '무한도전'은 2006년 방송분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욕설 등 언어파괴를 이유로 총 2회의 권고 처분을 받았다. 당시 '무한도전'은 '웃길려고'(웃기려고), '꽁트'(콩트), '금새'(금세), '희노애락'(희로애락), '깜해서'(까매서), '이소령'(이소룡) 등 십여 차례 이상 틀린 자막을 방송에 내보냈다. 또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한국-토고 경기를 시청하는 모습을 방송했는데, 이때 '삐' 소리와 함께 '이XX야' '저 XXX' 등을 자막 처리해 권고 처분 대상이 됐다. 또한 한글문화연대 선정 '우리말 해침꾼'으로 선정됐다.

2014년 '홍철아 장가가자!' 특집은 노홍철이 여성의 조건과 외모를 따져 소개팅 상대를 찾았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직격탄을 맞은 '무한도전'은 결국 공식사과하고 유재석이 리더로서 곤장을 맞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여러 일들이 많았지만 '무한도전'의 종영에 대부분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MBC는 시즌2를 언급하기도 했지만 기약은 없다. 현재로선, 박수칠 때 떠나는 '무한도전'이 다시 돌아올지 지켜볼 일이다. '국민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무한할 것만 같았던 도전을 이제 진짜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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