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기획자 서 모 씨 "새벽 2시 젊은여성 호텔 방문 의아했다"
[더팩트|강일홍 기자] 성폭행인가, 아니면 미투에 휩쓸린 무고 명예훼손인가?
가수 김흥국이 자신을 미투 가해자로 지목한 A씨를 법적 고소한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이번에는 A씨 호텔 투숙 당시 함께 있었다는 제3의 목격자가 등장해 '진실공방'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공연기획자 서 모(53) 씨는 15일 밤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당시 상황은 가수 이자연의 연말디너쇼 게스트로 출연한 뒤 뒤풀이 때 발생한 일"이라면서 "제가 공연 뒤풀이부터 A씨 호텔 투숙시까지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정확히 아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자연의 디너쇼는 데뷔 30주년을 기념해 2016년 12월16일(금)과 17일(토) 이틀간 서울 광진구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 내 워커힐 시어터에서 펼쳐졌다. 당시 개그맨 이용식이 사회를 봤고, 김흥국 등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서씨는 "A씨의 주장과 김흥국씨 측의 반박 과정을 지켜보면서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발견했고, 누구라도 억울한 일이 있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고민 끝에 인터뷰에 응하게 됐다"면서 "추후 이 일로 법정에 증인으로 서게 되더라도 모든 책임을 지고 진실만을 증언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서씨에 따르면 김흥국은 첫날(16일) 공연을 마치고, 다음날 일정까지 소화하기 위해 공연 주최 측이 예약해준 이 호텔 룸에 투숙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 공연관계자들과 지인, 그리고 마침 일본에서 찾아온 이자연의 팬들과 룸에서 뒤풀이 겸 술을 마셨다. 이자연은 공연을 마치고 지인 및 팬들과 호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지만, 인사만 나눈 뒤 룸에서 가진 술자리에는 참석하지 않고 귀가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서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그날 공연장 뒷정리를 마친 뒤 꽤 늦은 시간에 (김흥국씨) 룸에 들어갔어요. 일본에서 오신 이자연 팬이라고 하는 여성 3분이랑 저랑 이렇게 김흥국씨까지 5명이서 마셨고, 마시는 도중에 (김흥국 씨가) 그 여자한테 전화를 했는지 아니면 그 여자로부터 전화가 걸려 온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두 분이 통화하는걸 들었어요. 꽤 자연스럽게 통화를 하고 말미에는 (그 여자분이) 호텔로 온다는 내용이었어요. 그리고 그 여자분이 로비에 도착했다고 연락이 와서 제가 로비로 내려가서 모시고 올라와 방까지 안내 해드렸죠."
◆다음은 공연기획자 서씨와 주고받은 일문일답
-A씨의 주장이 일부 다르다는 얘기는 뭔가.
A씨는 김흥국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지인들과 모인 술자리 중 억지로 술을 마시다 정신을 잃고 깨어나니 알몸 상태였다고 했다. 만일 A씨가 첫번째 만남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면 두번째 만남인 이날 전화통화만으로 스스로 호텔에 왔다는건 일단 말이 되지 않는다.
-A씨는 뒤풀이 술자리를 함께 했나.
아니다, A씨는 이날 뒤풀이 술자리에 없었다. A씨가 말하는 지인들은 셋 모두 이자연의 일본활동 당시 알고지내던 일본 팬들이다. 디너쇼를 보기 위해 일본서 일부러 오신 분들이라 뒤풀이 때 시간을 함께 한 것이다. A씨는 (김흥국씨와 전화통화 후) 새벽 2시30분께 호텔로 왔다.
(당시 서씨와 공연관계자, 김흥국, 일본팬 등 일행은 자정 무렵 룸으로 올라가 룸서비스를 주문해 12시30분께부터 A씨가 호텔에 도착할 무렵인 2시께까지 뒤풀이 술자리를 가졌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사실과 크게 다르다는 건가.
김흥국씨는 이미 술에 만취 상태여서 더 술을 마실 형편이 아니었다. 새벽 3시가 가까운 시간이었는데 그 부분은 당시 룸서비스 영수증을 확인해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제가 모시고 들어갔기 때문에 김흥국 씨가 A씨 손을 잡아 끌고 룸에 들어갔다는 얘기도 틀린 얘기다.
(당시 호텔에서 발급한 신용카드 영수증에는 새벽 1시 이전 룸서비스로 시킨 꼬리 곰탕 등 식사와 와인, 치즈안주 등이 기록돼 있다.)
-A씨를 직접 봤나. 당시 상태는 어땠는지 궁금하다.
그렇다. 1층 로비에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고, 직접 내려가 룸으로 안내했다. 엘리베이터를 저와 단둘이 타고 올라갔는데 그여성분은 술에 취하지도 않았고 표정이나 기분이 특별히 이상하다는 느낌도 받지 않았다. 다만 새벽 2시가 넘은 시간이라 둘이 어떤 관계인지는 모르나 젊은 여성이 호텔 룸으로 (김흥국씨를) 만나러 온다는 게 다소 의아했다.
-대화도 나눠봤나.
물론이다. 당시 엘리베이터에 나와 그분 둘 밖에 없었다. 김흥국씨가 앞서 이 여성분을 미대 교수로 얘기했기 때문에, 기본 인사를 주고 받으면서 '교수님 늦은 시간인데 괜찮으시냐'고 인사한 기억이 난다. 김흥국씨도 그분이 교수가 아니고 실제 보험설계사란 사실은 후에 알았다고 했다.
-A씨가 직접 자신을 미대 교수라고 소개했나.
그 자리에서 A씨는 자신을 직접 미대 교수라고 소개했다. 제가 혹시 잘못 들었나 싶어 당시 함께 있었던 재일교포 Y회장과 통화해보니 확실히 그렇게 소개했다고 하더라. 그분들은 모두 여성들이고 술을 잘 마시지 못해 당시 상황을 똑똑히 기억한다고 말했다.(서씨는 Y회장이 추후 법정 증언을 위해 방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 자리에는 일본팬들이 있었는데, A씨는 그 분들과도 인사를 나눴나.
맞다. 내가 모시고 올라갔을 때 술자리는 거의 끝날 무렵이었지만, 새로 도착한 A씨와 일행 모두 인사를 나눴다. A씨가 온 뒤로는 거의 술을 마시지 않았다. 김흥국씨가 너무 취해 일본팬들도 얼마후 A씨와 인사를 나눈 뒤 떠났고, 저 역시 곧바로 대리를 불러 귀가했다. (당시 룸에서 A씨와 인사를 나눈 일본팬들은 이자연의 일본팬으로 재일교포 Y회장 등 3인이다.)
A씨는 지난 14일 종편채널 MBN '8시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흥국에게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흥국을 두 번째 만나는 자리에서 지인들과 모인 술자리 중 억지로 술을 마시다 정신을 잃고 깨어나니 알몸 상태였다"고 밝혔다.
A씨는 또 "한 달 사이에 두 차례 피해를 당했다. 숙박업소의 구조나 모든 것이 다 기억이 난다. 첫 번째 피해 이후 항의를 했지만 (김흥국은) 좋은 마음으로, 항상 불교이야기를 했다. 같은 불교신자인 나한테 보살님이라 하면서 좋은 추억으로, 남녀관계라기보다 서로 사업적으로 도울 수도 있고 술 자리나 식사도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5일 김흥국 측은 "2년전 측근이었던 J모씨가 잘 아는 여성이 미대교수인데 일적으로 서로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소개해 차 한잔했고, 이후 서울시 모호텔에서 열린 동료가수 디너쇼에 게스트로 출연하고 나서 같은 호텔 룸에 마련된 뒷풀이 현장에 이 여성이 또 찾아왔다. 관계자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고 술자리가 길어져 잠이 들었는데 깨보니 모두 다 가고 난후였으며, 그 여성은 가지 않고 끝까지 남아 있어서 당황스러웠다. 성관계는 당시 너무 술이 과해 있을 수도 없었다"고 A씨의 모든 주장을 부인했다.
김흥국의 반박 이후 A씨는 이날 오후 종합편성채널 MBN '뉴스8'에서 재반박 입장을 밝혔다. A씨는 김흥국의 '사실무근'이라는 부인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A씨는 성관계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호텔 CCTV를 돌려보라고 하고 싶다. 복도에 남아있을 것이다. 제 손목을 잡고 끌고 들어가는 모습(이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더팩트>가 이날 저녁 워커힐 호텔 관계자에게 CCTV 확인 여부에 대해 질의한 결과, CCTV는 30일이 지나면 저절로 지워진다고 밝혔고, 투숙정보는 투숙자 본인확인후 본인에게만 전달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흥국 소속사 측 관계자는 16일 오전 <더팩트>에 "(김흥국씨가) A씨를 만난 직후부터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있다"면서 "호텔에 함께 투숙한 이후 (이 여성이) 여러가지 요구를 하며 힘들게 해 당시 내용을 다 지워버렸지만, 현재 해당 내용을 전부 복원하기 위해 의뢰해놓은 상태이며 추후 경찰에 증거로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자연의 일본팬으로 당시 룸에서 A씨와 인사를 나눴던 3인중 한명인 재일교포 Y회장은 "사실과 다른 내용이 일방적으로 알려져 너무 안타깝다. 추후 법적 다툼이 벌어질 경우 증언하겠다"고 서씨를 통해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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