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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장산범' 염정아 "스릴러 복귀작, 수식어가 멋지지 않나요?"

  • 연예 | 2017-08-31 04:00
'스릴러 퀸의 귀환.' 배우 염정아가 오랜만에 스릴러로 관객과 소통한다. 그는 영화 '장산범'에서  아들을 잃어버리고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희연을 연기했다. /NEW 제공
'스릴러 퀸의 귀환.' 배우 염정아가 오랜만에 스릴러로 관객과 소통한다. 그는 영화 '장산범'에서 아들을 잃어버리고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희연을 연기했다. /NEW 제공

[더팩트|권혁기 기자] 1991년 MBC '우리들의 천국'으로 데뷔한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염정아(45)를 대표하는 작품은 매우 많다. '텔 미 썸딩'은 수준 높은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 빼어난 연출이 더해져 웰메이드라는 평가를 받았다. '범죄의 재구성' 역시 평단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여선생 VS 여제자'는 염정아의 내면에 있는 코믹 본능을 알게 해줬으며 '카트'를 통해 이 시대 비정규직의 애환을 제대로 표현했다.

염정아의 필모그래피 중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작품이 '장화, 홍련'이다. 김지운이 메가폰을 잡은 '장화, 홍련'은 임수정과 문근영, 염정아, 김갑수 등이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한국 공포영화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수작으로 뽑힌다. 그런 염정아가 영화 '장산범'(감독 허정·제작 드림캡쳐)으로 '스릴러 복귀작'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이에 대해 염정아는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카페에서 진행된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스릴러 복귀작이라는 말이 멋있지 않나? 타이틀이 거창한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연 뒤 "'장화, 홍련' 이후 꽤 많은 스릴러가 들어왔는데 하고 싶은 영화를 만나지 못했다. 그래도 '장화, 홍련'이 오래된 영화인데 기억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장산범'은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귀신 장산범에 대한 작품이다. 지난 2013년 웹툰 소재로 활용된 뒤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염정아가 연기한 희연은 아들을 잃어버리고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허진 분)를 모시고 장산으로 이사를 오는 인물이다.

어느날 숲 속에 혼자 숨어 있는 여자아이(신린아 분)를 만나 집으로 데려오지만 남편 민호(박혁권 분)는 딸 준희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이 소녀를 수상하게 여긴다.

다음은 '장산범'으로 '스릴러 퀸'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염정아와 나눈 일문일답.

염정아는 '장산범'을 선택한 이유로
염정아는 '장산범'을 선택한 이유로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고 답했다. /NEW 제공

-초반부터 아들을 잃은 심경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길을 가다 실종된 아들이라고 착각해 쫓아가고, 그 여파로 집에 와서 아이의 물건을 보면서 슬퍼하는 장면이 초반에 찍은 분량이었어요. 시작부터 그 감정을 가져가야했기 때문에 쉽지는 않았죠. NG도 많이 났어요.

-'장산범'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희연이의 감정선이 되게 좋았어요. 그냥 막 놀래키는 공포영화가 아니라, 조화를 잘 맞추면 독특한 영화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많이 울기도 했고요.

-눈에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연기가 어려웠을 것 같다.

허정 감독님이 '어떤 목소리가 어떤 대사를 할거다'라고 얘기를 해주면 거기에 맞춰 연기를 했죠. 현장에서 쓸 수 있게 가이드로 녹음한 것도 있었고요.

-아역배우 신린아의 연기도 매우 좋았다.

연기를 잘했죠. 그래도 현장에서 아역이라 배려해야하는 것들이 있는데, 밖에서는 애기처럼 놀다가도 카메라 앞에만 서면 딱 성인연기자더라고요. 감독님의 주문을 다 알아 듣고 표현하는데 타고난 게 있다고 생각했죠. 연기를 보기도 전에 얼굴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도 너무 좋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이준혁의 연기와 박혁권과 부부 케미도 일품이었다.

이준혁 씨는 몸을 너무 잘 쓰시더라고요. 분장 시간이 되게 오래 걸렸는데 찐득찐득한 걸 몸에 바르고 있다보니 같이 앉아서 얘기하기도 불편했어요.(웃음) 박혁권 씨는 정말 재미있는 분인데 말씀이 많지는 않으시더라고요. 현장에서는 힘든 감정선을 같이 연기하다보니 따로 얘기를 많이 하지는 못했고요. 오히려 이번에 홍보를 하면서 더 가까워진 느낌이랄까요?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

관객분들이 희연의 감정을 같이 느끼실 수 있도록 선을 유지하는 게 제일 힘들었죠. 희연이는 죄책감이 많았기에 영화에서의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거기까지 가기 위해 중요한 감정을 계속 갖고 있었죠. 아들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남편에게 한 말은 희연의 감정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동굴에서 촬영이 제일 힘들었어요. 일단 들어가면 뛰기도 했지만 동굴이라 호흡이 정말 힘들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그 호흡을 유지해야 했으니까요. 공기도 좋지 않았고 동굴 분위기를 내기 위해 먼지를 계속 일으켰거든요. 지금도 그 생각을 하니 좀 아픈 것 같네요.(웃음)

"정우성, 이정재가 응원 많이 해줬죠." 정우성, 이정재와 같은 소속사인 염정아는 '장산범'에 대해 응원을 많이 받았다며 "정말 고마웠다"고 회상했다. /NEW 제공

-실제로 1남 1녀를 두고 있는데 연기를 위해 대입시켜본 적은 있나?

저는 실제 저하고 연기적인 부분을 대입시키지는 않아요. 그래서 책 속에 빠지려고 많이 읽는 편이죠. 촬영장과 현실의 구분이 된다고 할까요? 집에 왔을 때는 빠져나오는 게 조금 느리긴 하지만요. 린아를 보면서 저희 집 아이들이 더 보고 싶고 그러긴 했죠.(웃음) 그래도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감정을 폭발시키는 연기에 도움이 되긴 해요. 그 감정이 무엇인지 아니까요. 제가 공감할 수 있기 때문에 연기도 할 수 있는 거겠죠. 그래서 희연을 더 하고 싶었습니다.

-허정 감독은 어떤 스타일이었나?

되게 꼼꼼하시더라고요. 말수도 별로 없고 부끄러움을 타시는 편인데, 그래도 현장에서 원하는 장면은 다 얻으시더라고요. 이번에도('숨바꼭질'에 이어) 초시계를 보면서 계산해 찍으셨어요. 배우들은 시키는대로 하면 됐죠.

-소속사 얘기를 안할 수 없다. 정우성, 이정재가 응원해준 게 있나?

어제하고 오늘 감동을 많이 받았어요. 응원도 많이 해줬고, 어제는 다 와서 영화를 보고 갔죠. 대표님(정우성)과 이사님(이정재)이 오셔서 관람했고 여배우들도 다 왔어요. 와서 '선배님. 영화 너무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라면서 '잘 되실거에요'라고 해줬죠.

-벌써 데뷔한지 26년이 지났는데 해보고 싶은 연기가 있나?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지는 않죠. 배우는 들어오는 것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는 거니까요. 음, '라라랜드'를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좀 더 어렸을 때 봤으면 행복했을 것 같더라고요. 지금 제 나이라면 '맘마미아' 쪽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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