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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2017', 씁쓸한 현실 사실적으로 표현…"못난 어른이라 미안해"

  • 연예 | 2017-07-24 04:00
'학교 2017' 속 장면들. KBS2 월화드라마 '학교 2017'은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전파를 탄다. /KBS2 '학교 2017' 방송 캡처
'학교 2017' 속 장면들. KBS2 월화드라마 '학교 2017'은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전파를 탄다. /KBS2 '학교 2017' 방송 캡처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학교 2017'의 금도고 이야기가 씁쓸한 현실을 사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17일 첫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학교 2017'은 꿈, 특기, 관심사보다는 성적을 통해 학생들을 평가하고, 공부를 못하면 아무리 착하고 정의감 넘쳐도 문제아로 치부해버리는 금도고 이야기로 메마른 현실을 십분 표현했다.

모의고사를 한 달에 4번으로 늘리는 것도 모자라, 성적 그래프를 중앙 게시판에 붙이라는 교장 양도진(김응수 분)의 지시가 부당하고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도진의 막강한 권력에 복종할 수밖에 없는 2학년 1반 담임 심강명(한주완 분)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뒤에서 "모의고사 네 번이 말이 됩니까. 애들이 미쳐 가는데. 무슨 이사장 생색이 대수라고. 왜 말을 못 해"라는 한탄의 독백뿐이었다.

국어 선생님 구영구(이재용 분)는 성적, 집안 배경으로 학생들을 차별하는 금도고 그 자체였다. 자습 시간에 큰 소리를 낸 라은호(김세정 분)에게 왜 떠들었냐는 질문 대신, 다짜고짜 "너 몇 등급이야?"라고 물었고 "6등급이면, 고기로 치자면 개 사료로도 못 먹이는 등급이다"라며 모멸감을 줬다. 누구든 걸리면 끝난다는 의미로 '요단강'이라는 별명까지 가졌지만, "아버지가 선물해줬다"는 말에 이사장 아들 현태운(김정현 분)에게는 뺏은 핸드폰을 바로 돌려줬다. 시험 전 대놓고 "너희들의 시험 성적은 학교 안에서의 계급을 결정지을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계급론을 갖다 대기도 했다.

'학교 2017'에서 수학 선생님 정소란 역을 맡은 조미령은 극중 대놓고 학교 밖에서 술을 마시는 황영건(하승리 분) 패거리를 목격하고도 못본 채 자신의 길을 간다. /더팩트 DB
'학교 2017'에서 수학 선생님 정소란 역을 맡은 조미령은 극중 대놓고 학교 밖에서 술을 마시는 황영건(하승리 분) 패거리를 목격하고도 못본 채 자신의 길을 간다. /더팩트 DB

수학 선생님 정소란(조미령 분) 또한 대놓고 학교 밖에서 술을 마시는 황영건(하승리 분) 패거리를 목격했지만 못 본 척 제 길을 갔고, 일부 학부모들은 라은호를 "공부도 못하고, 사고치고 반 분위기 흐리는 애"라고 표현하며 퇴학을 종용했다. 선생님과 학부모들이 오히려 이제 겨우 열여덟 살인 학생들을 성적과 배경으로 구분 짓고 특혜를 주고 있다.

학교를 어른들의 세상과 똑같이 만들고 있는 드라마 속 캐릭터들의 모습에 "못난 어른이라 미안하다"는 시청자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학교 2017' 박진석 PD는 방송에 앞서 "2017년 학교의 문제, 학생들은 어떤 고민을 하는지, 생활기록부 전형이나 특기자 전형 등은 어떤 입시 문제를 낳았는지 사실적으로 다룰 예정"이라는 기획을 밝히며 "학교는 아이들이 교육을 받고 사회로 나가는 곳이다. 그런데 사회와 학교가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을 제대로 지켜주고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낸 바 있다.

한편, 라은호 역으로 분한 그룹 구구단 멤버 겸 배우 김세정의 연기도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을 얻고 있다. 한 대중문화연구가는 "배우 김세정은 학창시절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사랑과 우정 사이의 갈등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며 "라은호에게서 '아이돌 김세정'의 이미지를 전혀 느낄 수 없다"고 연기에 대해 호평했다.

'다른 사람을 포용할 만한 도량'이라는 뜻을 가진 금도고에서 학생들이 어떻게 성장할지, 그리고 어른들은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지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학교 2017'은 24일 오후 10시 3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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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팀ㅣ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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