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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의 썰왕설Re:] '비밀의 숲', 그리고 '조승우의 늪'

  • 연예 | 2017-06-15 15:45

배우 조승우가 케이블 채널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다시 한번 한계 없는 연기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tvN 제공
배우 조승우가 케이블 채널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다시 한번 한계 없는 연기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tvN 제공

설(레는) Re(플) : 조승우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지루할 틈이 없음(tnss****)

[더팩트 | 김경민 기자] 조승우(37)는 분석하고 싶은 배우다. 데뷔 20년 차를 바라보는 배우지만 아직도 그를 둘러싸고 '천재형이냐 노력형이냐' 의견이 분분하다. 그와 함께했던 한 감독은 "스트레스 풀려고 연기하는 것 같다"며 천부적으로 타고난 재능에 감탄하고, 또 다른 이는 치열한 고민과 연구 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그를 지켜본 시간이 짧지 않으니 이쯤 되면 정의가 내려질 만도 한데 여전히 매번 새로운 해석을 낳는다.

'연기를 잘한다'는 평가와는 별개로, 특유의 연기 스타일이나 양식이 눈에 띄는 배우들이 있다. 다양한 캐릭터로 소비되더라도 관찰할 수 있는 부분이다. 출중한 연기력으로 커버하면 일종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지만, 호불호가 나뉘는 부작용으로도 작용하는 양날의 검이다.

조승우의 연기에서는 일정한 틀이 보이지 않는다. 조승우 하면 떠오르는 강렬한 캐릭터도 많고, 대표적인 작품도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 반면 그를 수식하는 단어나 이미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늘 변화무쌍했고 그래서 고정적인 이미지로 굳어져 있지 않다는 방증이다. 쉽게 정의내릴 수 없다는 점이 곧 조승우의 매력이자 '조승우의 늪'에 빠지는 이유다.

조승우는 '비밀의 숲'에서 감정 없는 검사 황시목 역을 연기한다. /tvN 제공
조승우는 '비밀의 숲'에서 감정 없는 검사 황시목 역을 연기한다. /tvN 제공

최근 케이블 채널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이전과는 또 다른 새로운 '조승우의 늪'이 펼쳐졌다. 조승우는 극 중 과거 뇌 수술을 받고 감정을 잃은 검사 황시목을 맡았다. 감정에 구애받지 않는 설정과 이성적으로 증거만 쫓으며 사건의 진실을 쫓는 검사라는 설정이 흥미롭게 버무려진 인물이다.

조승우는 황시목 역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주로 무대에 서다 보니 과잉된 감정을 너무 많이 소모하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했다"며 "황시목은 감정이 거의 없는 캐릭터여서 궁금하고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황시목도 그 어떤 감성적인 인물보다 감정 소모가 많은 연기를 필요로 한다. 황시목은 로봇같이 딱딱하지만, 황시목을 표현하는 조승우에게선 무척 섬세한 감정선이 느껴져서 묘하게 신비로운 여운을 남긴다.

황시목은 눈앞에서 온갖 험한 협박으로 윽박지르는 데도 표정의 미동 하나 없이 눈만 끔벅끔벅하다가 할 말만 하고 가버리거나, 살해된 시신을 살펴보고 "잘 봤습니다" 인사를 남기거나, 무죄를 주장하는 용의자나 가족의 눈물 앞에서도 감정의 동요 하나 없다. 단순히 절도 있고 강단 있는 캐릭터와는 달리 아예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인물을 오로지 표정 연기만으로 전달하고 있다.

조승우의 연기력이 '비밀의 숲'에 대한 편견을 깨고 있다. /tvN 제공
조승우의 연기력이 '비밀의 숲'에 대한 편견을 깨고 있다. /tvN 제공

조승우가 공무원 옷을 입은 게 처음도 아니다. 드라마 '신의 선물-14일' 기동찬 형사와 영화 '내부자들' 우장훈 검사가 아직 대중의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다. 그렇지만 황시목은 기동찬, 우장훈과 접점 하나 없이 조승우의 새로운 얼굴로 가꿔져서 지루할 틈이 없다.

'비밀의 숲'은 겉만 보면 살인사건, 배후의 거대 세력과 음모, 검찰과 경찰 등 흔한 비교적 흔한 소재의 장르다. 자칫 진부하게 반복적인 답습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조승우의 연기가 "표정 변화 별로 없이 무표정하게 연기하는데 몰입감 대박(song****)" "드라마 방영시간이 너무나 짧게 느껴진 것(ac30****)" "조승우가 관전포인트(hyan****)" 등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무대 위에서나 스크린, 안방극장에서 조승우의 연기를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던가. '비밀의 숲' 속 '조승우의 늪'에 빠진 시청자들의 행복한 비명이 커지고 있다.

"'조승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죠."

shine@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조승우의 연기력이 '비밀의 숲'에 대한 편견을 깨고 있다.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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