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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이국주-온시우 논란과 '최진실 죽음'이 남긴 교훈

  • 연예 | 2017-03-22 08:40
'논점 상실' 어이없는 해프닝. 이국주는 자신의 외모를 조롱한 악플러들을 향해 법적대응 방침을 밝혔고, 온시우가 이를 비판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더팩트 DB
'논점 상실' 어이없는 해프닝. 이국주는 자신의 외모를 조롱한 악플러들을 향해 법적대응 방침을 밝혔고, 온시우가 이를 비판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더팩트 DB

[더팩트|강일홍 기자]고(故) 최진실은 2008년 10월 2일 갓 마흔의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등졌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중으로부터 널리 사랑을 받은 국민배우의 사망 소식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그의 안타까운 죽음이 알려진 직후 경찰이 밝힌 사인은 '우울증에 시달리며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던 중 충동적으로 벌인 비극'이었다.

최진실의 느닷없는 비보에 연예계 안팎은 온통 애도의 물결로 뒤덮였다. 죽음의 원인은 우울증에 의한 것으로 판명났지만, 그가 왜 우울증을 앓고 힘들어했는지도 관심사였다. 워낙 충격적인 소식에 가려져 당일엔 크게 조명되진 않았지만, 매우 주목할 만한 쪽뉴스 하나가 있었다. 성전환 연예인 하리수의 쓴소리다.

하리수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어떻게 된 인간들이 사람이 죽었는데도 악플을 다는 것인지 대체 얼마만큼 못 되고 얼마만큼 못 배웠으면 그따위 행동들을 하는거냐"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악플 다는 쓰레기 같은 인간들아, (거꾸로)당신들이 세상을 떠나 갈 땐 (세상 사람들이)당신들에게 침을 뱉는다"고 일갈했다.

비극의 단초는 악성 댓글. 고 최진실은 자신을 향한 댓글러들의 근거 없는 비난에 고민하며 우울증을 앓다 2008년 10월 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더팩트 DB
비극의 단초는 악성 댓글. 고 최진실은 자신을 향한 댓글러들의 근거 없는 비난에 고민하며 우울증을 앓다 2008년 10월 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더팩트 DB

◆ '악성 댓글', 대중의 종잡을 수 없는 변덕이 만든 결과물

대중의 호기심은 늘 종잡을 수가 없다. 쉽게 뜨거워지고 쉽게 식는 탓이다. 겉과 속이 다르고 변덕이 심하다는 사실만으로 이율배반적이다. 심리학적으로 대중은 이웃집 싸움이나 불구경에 유독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한때는 자신들이 국민배우로 찬사를 보낸 주인공이라도 수 틀리면 무차별 인신공격도 마다하지 않는다. 당시 최진실이 악플에 시달렸던 것은 너무나 유명하다.

최진실에 대한 악플의 시작은 역시 비운의 생을 마감한 야구 선수 고(故) 조성민과의 순탄치 못한 가정생활이었다. 이혼 이후 쏟아진 시선은 최진실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떠넘겨졌고 한번 터진 악플은 봇물로 이어졌다. 최진실을 견딜 수 없게 한 결정적 사건은 앞서 절친 후배 정선희의 남편 고(故) 안재환의 사망이었다.

안재환이 빚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 일은 엉뚱하게도 최진실한테 불똥이 튀었다. 거액의 사채를 (최진실한테) 빌려쓰고 독촉받았다는 근거 없는 소문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최진실은 사망 일주일 전 필자와 통화에서 "강기자님, 사람들이 정말 왜 그러죠? 너무 괴롭고 힘들어요, 억울해서 죽고 싶어요"라고 하소연한 바 있다.

댓글로 조롱 당하니 기분 나쁜가요? 이국주의 외모를 조롱하는 악성 댓글이 쟁점이었지만, 이 때문에 엉뚱한 논점이 흐려졌고, 결과적으로 둘다 비난을 받았다. /더팩트 DB, 온시우 인스타그램
댓글로 조롱 당하니 기분 나쁜가요? 이국주의 외모를 조롱하는 악성 댓글이 쟁점이었지만, 이 때문에 엉뚱한 논점이 흐려졌고, 결과적으로 둘다 비난을 받았다. /더팩트 DB, 온시우 인스타그램

◆ '저딴 돼지X랑' vs '100억 줘도 안해' vs '조롱 당하니 어떠냐?'

"나는 촬영비 두둑하게 챙겨줘도 절대 저딴 돼지X랑 안 한다. 누군가 자본주의의 끝을 묻거늘, 고개를 들어 슬리피를 보게하라"(댓글러)
"너네 되게 잘생겼나 봐. 100억 줘도 나도 너네랑 안 해. 슬리피 걱정하기 전에 너네 걱정해. 미안하지만 다 캡처하고 있다"(이국주)
"댓글로 조롱 당하니 기분 나쁜가요? 당신이 공개석상에서 성희롱한 남자 연예인들 어땠을까요?"(온시우)

개그우먼 이국주(31)와 배우 온시우(27)의 SNS 공방이 최근 논란을 일으켰다. 이국주가 악플러들을 향해 법적대응 방침을 밝힌 뒤 이를 비판한 온시우의 글로 빚어진 해프닝이었다. 당초 이국주의 외모를 조롱하는 악성 댓글이 쟁점이었지만, 이 때문에 논점이 엉뚱하게 흐려졌고, 결과적으로 둘 다 비난을 비켜갈 수 없었다.

혹시 노이즈마케팅은 아니었나? 온시우는 자신과 아무런 연관성도 없는 일에, 마치 악성 댓글러를 두둔하는 듯한 행동을 취해 비난세례를 받았다. /온시우 인스타그램 캡쳐
혹시 노이즈마케팅은 아니었나? 온시우는 자신과 아무런 연관성도 없는 일에, 마치 악성 댓글러를 두둔하는 듯한 행동을 취해 비난세례를 받았다. /온시우 인스타그램 캡쳐

◆ 부당한 공격에 당당한 대처 vs 감정에 치우친 부적절한 대응

잘못된 일을 바로 잡고 당당하게 대처하는 일은 연예인들에게도 요즘엔 필수 행동방침이다. 재발 방지 차원에서라도 혼자 괴로워하고 힘들어할 이유가 없다. 반면 감정이 앞서면 일은 반드시 그르치게 돼 있다. 성희롱을 넘어선 인격모독성 댓글에 이국주가 발끈한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감정에 치우친 대응은 부적절했다는 반응이다.

온시우의 비난 댓글은 아예 생뚱 맞은 감이 없지 않다. 자신과 아무런 연관성도 없는 일에, 마치 악성 댓글러를 두둔하는 듯한 행동은 적절치 못했다. 그가 굳이 이국주의 과거 문제까지 거론하며 조롱과 비아냥거림을 내뱉어야했는지 의문이다. 최진실은 악플로 인해 고통에 시달렸고, 끝내 우울증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 행여라도 무명 신인배우의 어이없는 '노이즈 마케팅'이었다면 더욱 용서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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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팀 │ ssent@tf.co.kr]

혹시 노이즈마케팅은 아니었나? 온시우는 자신과 아무런 연관성도 없는 일에, 마치 악성 댓글러를 두둔하는 듯한 행동을 취해 비난세례를 받았다. /온시우 인스타그램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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