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 유해진 "신나고 싶다, 신라면 먹고 싶네"
[더팩트 | 김경민 기자] 배우 유해진(47)하면 '아재개그'(아저씨를 의미하는 '아재'와 '개그'를 합친 말)를 빼놓을 수 없죠. 케이블 채널 tvN '삼시세끼'에서는 남주혁을 '아재개그' 수제자로 키워내기도 했습니다. 유해진표 '아재개그'는 썰렁한 말장난 같지만 은근히 웃음을 터뜨리는 거로 유명합니다.
필자는 반신반의했습니다. 사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누군가로부터 종종 '아재개그'를 접하곤 합니다. 뜻밖의 경우에 마주친 '아재개그'에 많은 이들이 입꼬리는 웃고 있을지라도 속으로는 무표정을 짓던 기억이 있을 겁니다. 과연 유해진의 '아재개그'를 맞닥뜨리면 정말 '삼시세끼'를 볼 때처럼 웃음이 터져 나올지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렇다고 대뜸 유해진에게 '아재개그'를 부탁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죠. 그런데 운이 좋게도 영화 '공조'(감독 김성훈)로 관객을 찾은 유해진과 인터뷰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아재개그'의 정석을 체험했습니다. 역시 달인의 위엄이었습니다.
바람이 유독 날 선 듯한 날, 유해진을 만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 들어섰습니다. 1층에서 노트북을 켜고 준비하는 사이, 인터뷰가 진행되는 2층에서 '크하하' 웃음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충분히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었죠. 의례적인 웃음소리가 아니었기에 기대감에 부풀었습니다.
필자와 함께 다음 시간대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던 후배기자는 "두근거린다"고 눈빛을 반짝였습니다. 직전 배우 현빈을 인터뷰할 때보다 더욱 들떠 보이기도 했죠. 기분 좋은 기운, 새삼 유해진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의 힘이 느껴졌습니다.
어느새 시간이 흐르고 유해진과 대면했습니다. 유해진은 반갑게 인사한 후 기자들이 자리를 정리할 동안 잠시 몸을 풀면서 여유롭게 노랫가락을 흥얼거렸습니다. 일단 인터뷰를 시작하니 '공조'라는 작품과 연기에 관한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느라 어느새 '아재개그'는 잊혀졌습니다.
그러던 중 유해진은 "언젠가 현빈의 화난 등근육 같은 장면을 기대해도 될까"라고 제안했더니 "화난 얼굴은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라임개그'를 시작했습니다.
또 그의 올해 목표와 바라는 점을 들을 때였습니다.
"간절한 건 그렇게 없고 신났으면 좋겠어요. 예전처럼 신나면 좋겠죠. 신라면 먹고 싶네…. 아이고, 재밌다. 해진아"
정말 훅 들어오더라고요. 그의 입 밖으로 나오는 단어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타이핑하다가 적고 보니 이상한 느낌에 고개를 드니 멋쩍어하는 유해진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아재개그'라는 인식을 채 하기도 전에 현장의 모든 이들이 웃음을 '빵' 터뜨렸죠.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기가 막힐 때가 있죠. 한심할 때. 아재개그 해놓고 자기 혼자 막 웃을 때. 그렇답니다."
'기가 막히지 않아요. 기가 뚫렸는데요?'라고 받아치려다가 꾹 참았습니다. 이게 바로 유해진표 '아재개그'의 매력이었습니다. 어느새 중독됐나 봅니다. 이제 유해진 '아재개그' 애제자 1인이 돼보려고 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괴로워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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