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권혁기 기자]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기독교 음악)이 있는 것처럼 사랑은 주는 것이다. 사랑을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에게 주는 게 바로 사랑이라는 얘기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감독 주지홍·제작 AD406)는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누구나 사랑을 하고, 사랑받고 싶고 사랑하며 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형(차태현 분)이 빙의돼 고민을 해결해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릴 적 자신을 버린 친엄마를 서울에 온 입양아 메이(성유리 분)와 희귀 심장병 민히제스틴 증후군을 앓고 있는 택시 기사 은설(장혁 분)의 사랑을 다룬 감성 멜로 '토끼와 리저드'를 연출한 주지홍 감독이 휴먼 코미디 '사랑하기 때문에'로 돌아왔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웨스트19에서 만난 주지홍 감독은 "사랑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느냐"는 질문에 "두 글자"라고 답했다.
"영화를 연출하기 전에 '사랑'이란 말의 뜻을 찾아봤어요. 해석이 다 다르더라고요. 어느 나라에서는 '누군가가 누구를 좋아할 때' 또 다른 나라에서는 '심장이 따듯해질 때', 어딘가에서는 '가까이에 있을 때는 아껴주고 멀리 있을 때는 그리워해주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다양하게 해석되기 때문에 '두 글자'라고 한 것인데, 사실 사랑은 받기 위해 하는 게 아니라 주기 위해 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은 사랑의 뜻을 찾아볼 정도로 새해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고민, 완벽한 해피엔딩 영화를 연출한 주지홍 감독과 일문일답.
-개봉을 앞두고 있다. 기분이 어떤가?
잘 되길 바랄 뿐이죠. 담담하지만 열심히 했으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믿습니다. 시기가 시기인만큼 따뜻하고 웃음 많은 영화를 본 관객들이 힐링되길 바랍니다.
-극 중 차태현이, 다양한 연령대의 에피소드 주인공 몸으로 들어간다. 특별하게 애정이 가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모든 에피소드가 다 소중하죠. 딱 하나만 꼽을 수 없습니다만, 선우용여(할매 역) 선생님과 박근형(할배 역) 선생님 에피소드의 감정선을 작업하는 부분이 가장 재미가 있었어요. 디테일을 잡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고요. 특히 박형사(성동일 분)와 아내(오나라 분) 에피소드는 중년 부부들이 갖고 있는 고민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성동일 에피소드는 대화가 없는 중년 부부인데 실제 경험이 들어가 있는 것 아닌가?(웃음)
음…. 중년 부부가 거쳐야하는 갈등의 시기는 다 있는 것 같아요. 어느 순간 대화가 줄어 접근 방법 자체를 잊어버리는 것이죠. 어색하니까 문자를 주고 받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어떨 때는 배우자의 목소리를 기억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자식이 있으면 대화를 하지만 나와의 대화는 별로 없다는 거죠. 예를 들어 '아빠 언제 들어오는지 전화해봐'라고 말하는 것처럼요.(웃음) 중년에 한창 열심히 일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아요. 영화 속 에피소드는 현실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얘기지만 즐겁고 따뜻하게 만드는 게 목표였어요. 선우용여 선생님 에피소드는 실버시대를 대변하는 것이죠. 실제로 저희 할머니가 치매를 앓으시다 돌아가셨는데, 큰 아들을 '남편'이라고 하신 적이 있어요.
-출연진을 보면 모두 주연을 맡아도 손색이 없는 배우들이다.
박근형 선생님을 보면서 '배우란 저런 모습이 정석이 아닐까?'라는 느낄 정도로 정열이 있으셨어요. 존경스러웠죠. 선우용여 선생님도 마찬가지였고요. 배우의 자세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서)현진 씨는 정말 같이 해보고 싶었던 배우였고요. 배성우 배우는 그동안 보여준 날카로운 연기와 결이 다른 모습이 관객들에게 새롭게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이 모두 주인공이죠. 선우용여, 성동일, 배성우, 김윤혜 모두 주인공입니다.
-고(故) 유재하의 노래가 인상적이었다. 전곡을 다 쓰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고 들었다.
처음에는 전곡을 다 쓰고 싶었죠. 유재하의 노래는 각각이 이어지거든요. 그가 발표한 모든 곡을 다 써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유재하의 노래를 한 곡 이상 쓴 영화나 드라마가 없어요. 유가족 입장에서는 한 곡, 한 곡이 모두 귀중했기 때문에 힘들었을 것이라 이해합니다. 그래서 합의 하에 '사랑하기 때문에'와 '지난날'을 쓰게 됐는데, 그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합니다.
-'사랑하기 때문에'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정유년, 힐링할 수 있는 웃음과 감동을 지닌 완벽한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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