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경민 기자]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가 연일 화제다. 16부작 중 반환점(8부작)을 넘기면서 도깨비 김신(공유 분),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 분), 저승사자(이동욱 분), 써니(유인나 분) 갈등과 로맨스가 절정을 향하고 있다. 특히 네 사람의 전생에 얽힌 비밀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면서 관계는 더욱 얽히고설켰고 시청자의 궁금증 역시 치솟고 있다.
여태껏 풀린 비밀보다 앞으로 풀려야 할 비밀이 많은 '도깨비' 덕분에 시청자들은 장면 하나, 소품 하나, 대사 한 마디에서도 눈을 떼지 않는 탐정으로 변신했다. 그 중에서도 '도깨비' 애청자라면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그냥 지나치기에 궁금했을 법한 자잘한 의문점 7가지를 추려 정리해봤다.
◆ 김신은 언제 '대장부의 삶'을 다 읽을까.
도깨비 김신은 "늘 책을 가까이하고 그림과 음악에 조예가 깊은 편"이다. 말은 꼭 행동으로 실천하는 김신의 손에는 자주 책이 들려 있다. 특히 드라마 초반부터 그가 읽은 책은 '대장부의 삶'. 한때 천하를 호령하는 무인이었던 김신과 잘 어울리는 제목이다.
실제로 이 책은 옛 편지를 통해 남자의 뜻과 인생을 살펴보는 내용이다. 조선 시대 남자가 쓴 한문 편지 68편이 담겼으며, 삶의 시작, 우정, 사회생활, 가족, 죽음 등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것으로 소개돼 김신의 인생사와 묘하게 맞아떨어진다. 그런데 김신은 누리꾼으로부터 5회가 넘도록 이 책을 다 읽지 못하고 도통 진도를 나가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도깨비' 측에 문의한 사이, 7회에서 김신이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라는 제목의 책으로 바꿔 들었다. 지은탁을 사랑하는 감정에 빠져 함께 더 살고 싶어 하는 김신의 심경이 잘 묻어나는 제목이다. 한편 써니와 연애에 서툰 저승사자는 이해할 수 없는 여성의 마음을 탐구한다는 '휘메일 리스크'라는 책에 열중하는 것이 포착됐다.
앞서 김신이 지은탁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깨달을 때 등장한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라는 책은 여러 서점 홈페이지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안착했다. '도깨비'의 뜨거운 화제성을 짐작할 수 있다.
극 중 등장하는 모든 책이 PPL은 아니지만, 제작진 임의대로 책을 소품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 다독가로 알려진 김은숙 작가의 센스 있는 소품 선택이 또 하나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를 만들고 있다.
◆ 도깨비가 휘두르던 칼, 가슴에 꽂힌 칼, 은탁이가 잡을 수 있는 칼은 모두 다르다?
도깨비 신부 지은탁이 특별한 이유는 김신의 가슴에 꽂힌 칼을 보고 빼낼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지은탁이 김신의 가슴에 꽂힌 검을 발견할 때부터 이를 뽑으려고 하는 장면은 등장할 때마다 보는 이들을 긴장하게 했다.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은 장면인 만큼 사소한 변화도 숨은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지 온갖 추측이 나오고 있다. 먼저 3회에서 지은탁이 김신의 검을 처음 가리켰을 때 칼자루는 헝겊으로 칭칭 감겨 있다.
반면 초반 김신이 방망이처럼 소환해 휘두르는 검이나 6회에서 김신이 '무(無)'로 돌아가기로 결심하고, 지은탁이 검을 빼려고 할 때 칼자루는 말끔하다. 그런데 7회에서 갑자기 김신 가슴의 통증과 함께 등장한 검은 또다시 헝겊으로 감긴 칼자루여서 이것 또한 관계가 있는 것인지 궁금증이 쏟아지고 있다.
◆ 유덕화, 그냥 재벌3세 아닌 또 다른 정체?
'도깨비' 캐릭터는 불멸의 도깨비, 모자를 쓰면 눈에 보이지 않는 저승사자, 도깨비 능력을 공유하는 도깨비 신부, 저승사자와 전생 인연을 맺은 써니까지 하나같이 범상치 않다.
여기에 한 명 더 있다. 도깨비를 대대로 모시는 가신 집안의 유덕화(육성재 분)가 그 주인공이다. 유덕화는 언뜻 보면 오히려 가신에 어울리지 않는, 푼수 같고 철딱서니 없는 재벌3세일 뿐이지만 간혹 장면마다 스쳐 가는 진지하고 매서운 눈빛과 표정 때문에 또 다른 정체를 갖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받고 있다.
첫 등장부터 삼신할매(이엘 분)와 마주하고, 허술한 척하다가도 김신의 회한 섞인 말에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낸다. 8회에서 신에게 쓴 김신의 유서를 보고 뭔가 사연을 알고 있는듯한 묘한 표정을 지어 궁금증을 키웠다. 일부 누리꾼은 유덕화도 평범한 사람이 아닌 신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 '사채업자→대기업 비서' 김비서 과거가 궁금해
주인공들 못지않게 존재감을 뿜어내는 씬스틸러가 또 있다. 배우 조우진이 연기하는 천우그룹 비서 역이다. 말 끝을 올리는 톤이나 능청스러운 무표정은 중독적이다. 비록 철부지 유덕화에게는 매몰차지만 지은탁에게는 따뜻한 '비서 아저씨'다.
김비서는 6회에서 지은탁에게 과거 사채업자였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재밌는 반전이었다. 또 김신의 집 앞에서 "늙지 않는 남자라"고 되뇌이며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내 긴장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도깨비'는 전생과 현생으로 이어진 인물들의 관계도 때문에 모든 인물이 궁금증 가득한 시선을 받고 있다. 김비서가 앞으로 어떤 활약으로 에피소드를 만들어낼지 기대가 쏠린다.
◆ 써니는 치킨집 장사가 안 되는데 어떻게 지은탁 아르바이트 급여를 줄까.
써니는 '도깨비'에서 섹시한 외모와 시원한 성격을 겸비한 '걸크러쉬' 캐릭터다. 지은탁이 아르바이트하는 치킨가게 사장이기도 하다. 지은탁은 김신에게 아르바이트를 구해달라는 소원을 빌었고, 김신은 써니 가게와 지은탁의 인연을 맺어줬다.
하지만 써니는 지은탁이 채용됐을 때부터 "손님을 본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우리집 무 맛있는데 무를 내놓은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등 파리 날리는 가게에 앉아 홀로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다. 그러면서도 지은탁에게 일주일마다 급여를 꼬박꼬박 챙겨주는 올바른 '사장님'이다.
점점 시간(회차)이 지날수록 써니 가게에 눈에 띄게 손님이 늘었다. 하지만 아직도 써니는 길 가는 행인 50명을 세고 가게 문을 닫는 쪽박을 면하지 못하는 상황. 지은탁의 주급을 어떻게 해결하는 것인지 궁금해하는 의견도 많다.
◆ '도깨비 빤스'가 동요로 남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김은숙 작가를 통해 많은 시청자가 '도깨비 빤스'라는 동요 가사의 의미를 다시 되짚어봤다. '도깨비' 2회에서 저승사자는 자신을 놀린 김신을 조롱하기 위해 '도깨비 빤스'를 열창한다.
'도깨비 빤스는 튼튼해요 / 질기고요 튼튼해요 / 호랑이 가죽으로 만들었어요 / 이천년 입어도 까딱없어요 / 도깨비 빤스는 더러워요 / 냄새나요 더러워요 / 호랑이 가죽으로 만들었어요 / 이천년 동~안 안 빨았어요'
저승사자는 "빤스에 무슨 짓을 했길래 노래로 남느냐"고 따졌다. 김신은 단호하게 "아니야"를 외치며 괴로워했다. 되게 남자다웠을 것으로 추정되는 939세 김신과 2000년 동안 빨지 않은 '빤스' 노래가 상상력을 자극하며 큰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으로 꼽힌다.
◆ 수능 끝나자 남학생 귀신 추가?
7회에서 김신은 지은탁 행방을 찾기 위해 귀신들을 찾아가 수소문한다. 그리고 이때까지 등장하지 않았던 남학생 귀신 한 명이 더 추가됐다. 김신의 시선도 남학생 귀신에게 잠시 머문다. 지은탁이 수능을 마친 시점, 학생 귀신이 추가된 장면은 여러 해석을 낳았다.
어머니가 속상해할까 봐 냉장고에 음식을 채워달라는 고시생 귀신, 자식들에게 로또 번호를 알려주기 위해 머물던 귀신 등 귀신 캐릭터 한 명에게도 각각 사연이 있던 상황에서 새 얼굴이 어떤 에피소드를 풀지 눈길을 끌었다.
이 외에도 김신과 지은탁의 운명, 저승사자와 써니의 인연 등 본방송을 보고 싶도록 만드는 의문점들이 무궁무진하다. 사소한 부분도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이응복 PD와 김은숙 작가가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갈수록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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