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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공유 "'밀정'은 제 취향 저격 영화"

  • 연예 | 2016-09-18 05:00

'딱, 제 취향이에요.' 배우 공유는 '밀정'에 대해 취향 저격 영화라는 표현을 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딱, 제 취향이에요.' 배우 공유는 '밀정'에 대해 취향 저격 영화라는 표현을 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더팩트|권혁기 기자] 올해 영화 '남과 여'(감독 이윤기) '부산행'(감독 연상호) '밀정'(감독 김지운, 제작 영화사그림,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사하얼빈) 등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공유(37)가 12월 방송 예정인 케이블 채널 tvN '도깨비'(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까지 다작배우로 거듭나고 있다. '부산행'이 천만관객을 돌파하면서 흥행맛까지 본 다작배우 공유는 '밀정'으로 2연타석에 성공했다.

1923년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을 토대로, 당시 의열단에 일어났던 몇가지 사실들을 엮어 극화한 '밀정'은 조선인 일본 경찰 이정출(송강호 분)은 무장독립운동 단체 의열단장인 정채산(이병헌 분)을 잡기 위해 의열단 리더 김우진(공유 분)에게 접근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았다.

의열단 핵심세력 김장옥(박희순 분)이 밀정에 의해 죽음을 당하게 되자, 의열단원 연계순(한지민 분) 조회령(신성록 분) 등은 스파이를 잡기 위해 노력한다. 이정출과 하시모토(엄태구 분)는 각자의 밀정을 통해 동선을 미리 파악하고 의열단의 목을 죄어 간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서 공유를 만나 인터뷰했다. '도깨비'를 준비 중인 공유는 "한 달 전부터 음식 조절 중"이라며 "벗는 장면이 없다며 걱정말라고 하셨는데, 제 욕심에 배역에 맞는 처절함을 보여주고 싶어 다이어트 중이다. 노출이야 중간에 갑자기 생길 수 있지 않겠느냐. 샤워 같은"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먼저 '밀정' 완성본을 본 소감부터 말해달라.

정말 제 취향 저격 영화였다. 찍은 분량은 많았다. 3시간 넘게 나온 영화를 줄이고 줄였다. 김지운 감독님께서 어떻게 편집하고 흐름을 잡을지 궁금했다. 매우 재미있게 봤다. 쫄깃쫄깃 했다. 제일 좋았던 부분은 비슷한 시대적 배경의 영화나 드라마가 많았는데 그것과는 다른 영화가 나온 것 같아 기뻤다. 자부심도 느껴졌다.

-첫 시대극이었는데 어땠나.

일단 고어체에 꽂혀서 스스로 무덤을 판 것 같았다. 김지운 감독님이 '말투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감정이 중요한 것'이라고 하셨는데 저한테 강박이 있었던 것 같다. 제가 접해보지 않았던 부분이라 더욱 완벽하게 해내고 싶어 움츠러들었던 것 같다. 초반 대사를 치고 받는 것부터가 힘들었다. 송강호 선배님은 아무렇지 않게 일본어로 연기를 하시는데 저는 달랐다. 고어체에서 시작된 것이었는데, 선배님과 계속 텐션을 주고 받는 게 기쁜 일이었지만 나중에는 힘들고 스트레스로 다가온 것 같아 초반에 즐기지 못했다. 연기하기에 급급했다. 그래서 촬영 전날이면 잠도 잘 오질 않았다. 다리에 힘이 풀릴 때도 있었다. 저부터 만족스럽지가 않았다. 감독님이 후하게 칭찬하시는 분은 아니지만 만족 못하면 그냥 넘어가는 분은 아니라서 이후에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송강호 선배님을 바라본 것 같다.

-이병헌이 연기한 정채산이 의열단장이지만 실질적인 리더는 김우진이었다.

김우진이 실질적인 리더이다 보니까 다른 인물들에 대한 감정을 배제한 인물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대의가 우선인 인물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흔들리지만 순간에 이성적이고 냉철하게 행동했지만 생각보다 인간적으로 나온 것 같다.

'밀정'에서 의열단 리더 역을 맡은 공유는
'밀정'에서 의열단 리더 역을 맡은 공유는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김우진이 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실제로 그 시절에 태어났다면 어땠을 것 같나.

일단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게 다행이다. 만약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김우진이 될 수는 없었을 것 같다. 데모를 예를 들면 앞에서 띠를 두르고 소리치지는 못했을 거란 말이다. 뒤에서 전단지를 만드는 정도? 김우진과 닮은 부분을 찾는다면, 제가 쓸데없이 곧은 건 있다. 약간 고리타분할 수 있고, 융통성이 없다는 얘기를 듣는다.

-송강호가 '다슬기 같은 배우'라고 했다.

다슬기가 1급수에서만 서식한다고 하더라. 전에 '부산행'이 잘되고, 광고 한 편을 찍고 한 턱 내려고 배우들과 자리를 마련한 적이 있다. 그 때 선배님이 제가 화장실에 간 틈에 제 얘기를 했다고 하더라. 술을 많이 드시고 "공유는 참 젠틀하다. 찍으면서 느꼈는데 공유의 매력은 바르고 젠틀한 것이다. 그런데 그게 또 공유의 단점일 수 있다"고 하셨더라. 선배님이 어렵다기 보다는 저부터 지레 조심을 했던 것 같다. 실수하지 않으려고 한 것인데, 선을 긋거나 벽을 친다고 생각하셨을 수도 있다. 저도 관계에 있어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라 처음부터 살갑게 대하지 못했다.

-현장에서는 어땠나.

연기적인 부분에 있어 송강호 선배님한테 현장은 '놀이터'이다. 현장에서 후배들을 독려하고 흡수하신다. 대사 연습을 그렇게 하실줄 몰랐다. 제가 갖고 있는 송강호에 대한 판타지가 깨졌다. 천재인줄 알았는데 천재성과 노력 모두를 갖고 있어 배가 아플 정도였다. 자연스럽게 저한테도 자극이 됐다. 저도 조용히 구석에서 미친놈처럼 대사를 연습했다.

-송강호가 제대로 본 게 아닌가? 배우 공유는 스캔들 하나 없이 깨끗한 이미지다.

작품이나 광고에서 보여지는 이미지 때문인 것 같다. 이미지가 고착된 것이다. 잘자란 도련님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사실 많이 부풀려진 것 같다. 제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는 생각한다. 일부러 청개구리 짓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래도 술에 완전 취하면 찌꺼기가 나올 때가 있다. 예전에 술에 취해 벽을 쳐서 손이 부러진 적이 있다. 혈기가 왕성해서 그런지 그런 게 삐질삐질 나왔다.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입히는 게 아니라 내 몸을 해하면서 분풀이를 했던 것 같다.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웃음)

-'부산행'이 흥행되면서 어느 정도 기대를 할 것 같다.

고기 맛도 먹어본 사람이 안다고 하지 않나?(웃음) 김지운 감독님이나 송강호 선배님 모두 '천만배우의 기운을 받자'고 농담을 하셨다. 사실 500만 관객을 바란다는 말도 '부산행'에서 처음 해봤다. 자꾸 물어보셔서 500만명이라고 했는데 영화가 곱절 이상 잘됐다. 결과가 어떻게 됐든 저는 다음 드라마 현장에서 묵묵하게 찍고 있을 것 같다.

공유는 올해 '부산행'으로 칸영화제를 방문한 가운데, 베니스와 토론토에도 초청을 받았으나 스케줄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공유는 올해 '부산행'으로 칸영화제를 방문한 가운데, 베니스와 토론토에도 초청을 받았으나 스케줄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받았지만 스케줄 때문에 가지 못하는데 아쉽지는 않나?

아쉽다. 토론토도 가질 못한다. 그래도 외신 평을 보고 정말 기뻤다. 김지운 감독님께 축하드린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부산행'과 달리 소름이 돋는 게 있었다.

-'밀정'에서 송강호 말고 긴장하게 된 배우가 있나?

엄태구와 촬영하는 장면들은 정말 쫄깃쫄깃하고 재미있었다. 엄태구에게 도움을 받았다. 그의 에너지나, 예상치 못했던 순간의 호흡이 좋았고 눈빛에 움찔했다. 그래서 저도 눈빛을 빛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촬영이 끝나고 감독님께 "엄태구가 더 많은 작품 출연 제안을 받고 잘 될 것 같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러닝타임 때문에 편집이 많이 된 신성록은 아쉬웠다. 멋진 신들이 많았는데 보여지지 못했다. 한지민 연기도 좋았다. 그동안 보여지지 않았던 연기를 볼 수 있었는데 그게 감독님의 힘인 것 같다.

-김지운 감독님과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연기 디렉션을 구체적으로 받아본 게 처음이다. 감독님이 직접 오셔서 연기로 다 보여주셨다. 등을 문에 기대고 턱을 만지는 것 같은 부분도 디렉션을 주셨다. 처음에는 그 디테일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다. 감독님은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계셨던 거다.

-영화 차기작은 당연히 연상호 감독인가?

연상호 감독님이 저를 쉽게 캐스팅하려고 하시더라.(웃음) "시나리오부터 보여달라"고 센 척 하고 있다. 정유미는 무조건 한다는 것 같았다. 김지운 감독님이 출연 제안을 하신다면, 시나리오부터 보겠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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