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연출작은 3년 안에, 결혼도 조만간"
[더팩트|권혁기 기자] 배우 하정우(38, 본명 김성훈)는 작품 선택에 있어 언제나 늘 탁월했다. 자신이 연출한 '롤러코스터'와 '허삼관'은 흥행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가 주연을 맡은 작품은 '중박' 이상이었다.
2008년 작품 '추격자'(감독 나홍진)는 청소년관람불가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507만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이상을 모집했으며,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국가대표'는 848만여명이 관람했다.
'추격자'에 이어 나홍진 감독, 김윤석과 다시 호흡을 맞춘 '황해'도 226만여 관객을, '의뢰인'(감독 손영성)이 239만여명,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때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윤종빈 감독의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는 472만여명을 불러들였다. '베를린'(감독 류승완)은 716만여명, '더 테러 라이브'(감독 김병우)가 558만여명을 찍었으며 '암살'(감독 최동훈)은 1270만명이나 끌어들였다.
거론되지 않은 필모그래피 중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작품들도 있지만, 하정우는 훌륭한 4번 타자다. 마이클 조던과 함께 시카고 불스의 전성기를 보낸 슈터 스티브 커도 NBA 통산 3점슛 성공률 1위였지만 그 확률은 45.4%였다.
그런 하정우가 제안을 받고 출연을 결심한 작품이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제작 모호필름·용필름)다.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하정우는 "이번 작품에는 박찬욱 감독님의 블랙 코미디가 잘 묻어 있다고 생각한다. 전작들에 비해 굉장히 친절한 작품"이라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시나리오를 보고 느낀 점은 감독님의 전작들은 캐릭터들이 강한 반면에 '아가씨'는 스토리가 쎈 느낌이었어요. '암살' 뒤풀이 자리에 박찬욱 감독님이 오셔서 저에게 '아가씨'란 영화를 준비하고 있는데 백작 역이 있다'면서 스케줄을 물어보시더라고요. '시나리오 보낼까?'라고 하시길래 언제든지 환영이라고 말씀드렸죠. 그랬더니 '두 달만 기다려달라'시면서 '10월 15일에 줄게'라고 날짜를 못 박으시더라고요. 그러다 정말 10월 15일 아침에 깨어나자마자 갑자기 그때 하신 말씀이 생각나는 거예요. 신기하게 영화처럼 핸드폰에 메시지가 왔어요. 감독님께서 메일로 막 보냈다고 하시더라고요."

하정우는 '아가씨'의 시나리오를 보고 스토리를 따라가는 재미를 느꼈다. 귀족 아가씨 히데코(김민희 분)에게 숙희(김태리 분)를 보내 후견인 이모부 코우즈키(조진웅 분)로부터 빼앗으려는 사기꾼 고판돌, 즉 후지와라 백작 역도 마음에 들었다.
느낌이 좋은만큼 흥행에 대한 기대치가 궁금했다.
"흥행이란 알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여러 감독님들을 겪어보면서, 그리고 연출을 해본 경험자로서 느낀 점은 영화를 대하는 태도나 마음, 또는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그런 마음들의 크기가 영화를 결정하는 것 같아요. 여자친구든 동성친구든 사랑하는 만큼 관계가 좋아지는 것처럼 영화를 대하는 크기만큼 그 영화가 갖는 매력과 생기가 커진다고 할까요? 나홍진 감독님이 '곡성'을 6년 동안 준비하고 갈고 닦으셨잖아요? 보시는 분들은 그걸 느끼는 거죠. 그래서 제 연출작들을 돌아보면서 반성도 많이 했죠. 내가 이 감독님들처럼 사랑을 줬나? 아무래도 세 번째 연출을 하면 알겠죠?(웃음) 그래도 흥행은 신(神)만이 알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만드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가능성을 높이는 거고요."
김성훈 감독의 신작이자 배두나 오달수와 출연한 '터널'의 개봉과,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차태현 주지훈 주연 '신과 함께'(감독 김용화) 촬영을 앞둔 그는 차기 연출작에 대한 귀띔도 아끼지 않았다. 빠르면 3년 안에 준비할 예정인 하정우 감독의 신작은 '롤러코스터'와 비슷한 블랙 코미디다. "소소하게 코리아타운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고 있다. 한인회장을 중심으로 코리아타운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한 하정우는 "결혼도 조만간 하고 싶다. 3년 이내에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며 웃었다.
※ [TF인터뷰②] 하정우 "김태리, 하늘이 정해준 '아가씨'를 위해 태어난 배우"으로 이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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