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강일홍 기자] 인기 래퍼 겸 가수 이상민이 최근 KBS 프로그램 출연을 알렸다. 6년 만의 지상파 복귀다. 아내의 부동산 사기혐의에 휘말리며 지상파 출연이 금지됐던 송대관도 돌아왔다. 반면 최근 음주운전 의심과 함께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이창명은 출연 중이던 KBS '출발드림팀2' 에서 하차했다.
방송인 김미화는 6년 전인 2010년 자신의 트위터에 "KBS 내부에 출연금지 문건이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당시 김미화는 음주운전이나 대마초 흡연 등 사법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이 아닌 괘씸죄에 의한 소위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거론해 파장을 일으켰다.
괘씸죄로 불리는 블랙리스트는 실제로 존재할까. 또 물의를 일으켜 방송활동이 배제되는 연예인 출연금지 명단은 어떤 기준으로 작성되고 있을까. 방송에서 모습을 감췄던 연예인들의 잇단 컴백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진위와 실체를 'FACT 체크'로 풀었다.
√ FACT 체크 1=지상파 출연금지 및 복귀, 어떤 기준으로 심사하나?
이상민은 2006년 도박사이트 운영 혐의로 1심에선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2010년 5월 2심에서는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의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 일로 이상민은 지상파 방송사에서 출연정지를 당했다.
6년 만의 해금에 대해 예능국 관계자는 "충분히 자숙을 거쳤고 그동안 케이블 등에서 재능과 끼를 발산해왔다"면서 "다수의 PD가 출연해지 신청을 넣어 심의실에서 해당 안건을 통과 시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방송사 내부 규정에 따른 심의실 심사는 필수다.
금지 기간은 다르지만 송대관의 경우도 비슷하다. KBS와 MBC는 법원의 1심 판결을 지켜본 뒤 2014년 12월 23일 출연정지 처분을 내렸다. 그리고 1년 뒤인 지난해 11월 대법원 상고심 재판에서 최종 무죄를 선고받자 즉각 해제했다. 억울함을 호소했던 그는 이상민과 달리 별도의 자숙기간 없이 복귀가 가능했다.
√ FACT 체크 2=물의를 일으키면 무조건 출연금지되나?
교통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이창명은 한동안 방송활동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거짓말 파문으로 확산되면서 여론악화로 이어진 탓이다. 하지만 당장 방송사 출연금지 명단에 오르지는 않는다. 일단 자진 하차형식으로 이창명을 배제한 KBS 측은 "방송 출연 정지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배우 나한일은 앞서 2010년 100억 원 대의 불법 대출 사기혐의로 구속 기소돼 KBS 출연규제 명단에 포함됐다. 이후 그는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고, 사실상 지상파 3사의 출연이 불가능해진 상태다. 사기나 성추행, 마약 등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에 대한 출연금지 기준은 KBS와 MBC가 비슷한 수준이고 민영방송 SBS는 상대적으로 유연하다.
사법적 물의 또는 논란을 일으키지 않고도 출연이 막히는 경우도 있다. 타사에서 간판으로 활약중인 예능인들에 대한 간접적 출연거부다. KBS는 최근 Mnet이 탄생시킨 아이오아이를 출연시키기 시작했고, 이국주와 이용진, 이진호, 양세찬 등을 받아들였다.
예능국 관계자는 "그동안 방송사들이 경쟁사를 의식해 일부 연예인들에게 보이지 않는 견제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그런 기준 자체가 이미 시대착오적이라는 판단이고 능력 있는 방송인들이라면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달라진 분위기는 MBC나 SBS도 크게 다르지 않다.
√ FACT 체크 3='미운털' '괘씸죄' 블랙리스트 실체는 존재하나?
2010년 김미화가 블랙리스트 존재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뒤 KBS는 "방송출연 규제 심사위원회가 심사를 통해 방송출연을 규제하고 있다"며 출연금지자 명단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또 "사회적 물의를 빚은 연예인에 대한 규제를 하지만 블랙리스트는 따로 없다"고 해명했다.
이때 KBS가 밝힌 출연금지 연예인은 이상민을 포함해 곽한구, 강병규, 서세원, 나한일, 정욱, 청안, 전인권, 주지훈, 고호경, 오광록, 정재진, 윤설희, 예학영, 하양수, 김수연, 이경영, 송영창 등 총 18명이었다.
김미화는 당시 'KBS 내부에 출연금지문건이 존재하고 이것이 돌고 있기 때문에 출연이 안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고, KBS는 "이는 전혀 들어보지도 못한 허무맹랑한 얘기이며 있을 수 없는 황당한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심사를 거치지 않은 '미운털' 박힌 연예인들의 출연금지에 대한 논쟁이었다.
김미화는 자신이 특별한 문제가 없음에도 출연을 금지시켰다는 점에서 '괘씸죄'에 의한 비공식적인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확신했다. 그리고 오랜 친분을 가진 예능국 일부 피디의 귀띔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KBS가 "공식적으로 없다"고 반박하고 김미화 역시 블랙리스트 안에 자신을 포함시킨 문제의 피디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음으로써 존재여부는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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