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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낭만을 아는 남자, 정우성이 말하는 일과 사랑

  • 연예 | 2016-01-12 05:00

로맨스물 '나를 잊지 말아요'로 2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배우 정우성. 정우성이 1월 첫째 주, 서울 종로구 팔반동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나눴다. /남윤호 기자
로맨스물 '나를 잊지 말아요'로 2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배우 정우성. 정우성이 1월 첫째 주, 서울 종로구 팔반동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나눴다. /남윤호 기자

'나를 잊지 말아요'의 배우 정우성, 그가 또 한번 '로맨스'를 선택한 이유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거요? 사랑이죠."

배우 정우성(42)이 '마담뺑덕' 이후 꼬박 2년 만에 로맨스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로 스크린에 컴백했다. 전작에 이어 또 한번 로맨스물을 선택한 그에게 출연 이유를 묻자 "그 어느 때보다 '사랑'이 필요한 시대라서 그렇게 했다"고 웃으며 말한다. 그의 미소머금은 대답에서 인간적인 면모가 느껴진다.

배우 정우성을 1월 첫째 주, 서울 종로구 팔반동 카페에서 마주했다. 공평한 세월의 흐름 속에 그 또한 한 살 더 먹었지만, 훤칠한 키에 수려한 외모는 세월의 흐름을 빗겨가는 듯 한 느낌을 자아내 묘한 이질감이 가득하다. '대한민국 넘버 원' 미남 정우성이 선택한 작품은 지난 7일 개봉한 로맨스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감독 이윤정)다. 극 중 정우성은 교통사고 후 10년간의 기억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남자 석원으로 분했다.

1월 7일 개봉한 로맨스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 영화는 개봉 전부터 정우성 김하늘이 처음으로 연인 호흡을 맞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1월 7일 개봉한 로맨스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 영화는 개봉 전부터 정우성 김하늘이 처음으로 연인 호흡을 맞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에도 '멜로'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어요. 하하하. 멜로를 향한 개인적인 애정도 분명 있고요. 제 유년시절은 여성과 가까이 지낼 기회가 없었어요. 대학은 안 갔고,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남중 남고였거든요. 그래서 대학교에서 소개팅으로 여자를 만나는 건 제게 판타지 소설과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죠(웃음)."

-출연에 이어 제작자로도 참여하며 영화를 향한 애정을 보였는데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는 단편으로 제작됐을 당시부터 주의 깊게 지켜봤던 작품이에요. 시나리오 자체가 아이디어도 굉장히 좋고 독특한 분위기가 있거든요. 하지만 무엇보다 출연을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는 이윤정 감독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이 상당 부분 작용했죠."

영화에 출연한 것 외에도 제작까지 참여한 정우성. 그는 본인을 제작자로 평가해보라는 질문에 '천방지축 제작자'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남윤호 기자
영화에 출연한 것 외에도 제작까지 참여한 정우성. 그는 본인을 제작자로 평가해보라는 질문에 '천방지축 제작자'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남윤호 기자

-개인적인 감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이윤정 감독이 출연 배우로 절 캐스팅하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를 건너건너 듣게 됐어요. 그런데 제게 직접 와서 '캐스팅하고 싶다'는 이야기는 절대 꺼내지 않더라고요. 본인이 입봉 감독이라는 것과 후배라는 부분이 걸림돌이 됐다나 봐요. 그런데 영화계 선배가 후배한테 해줘야하는 일이 이런거 아닌가요. 후배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고 그런 기회를 함께 만들어 주는 것. 이윤정 감독이 가진 기존의 생각을 깨주고 싶어서 출연에 제작까지 하게 됐어요."

-배우 아닌 제작자로 정우성을 자평해 본다면

"그건 또 별개의 이야기죠. 하하하. 전 말 그대로 '천방지축 제작자'였어요. 제작자의 입장에서 영화를 본다면 상업적인 요소를 염두에 둬야 했지만, 그런건 생각하지도 않았거든요. 이 외에도 신경 쓸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어요. 현장에 매일 나가서 이리저리 간섭하고 다녔죠."

'석원은 나쁜 남자입니다.' 정우성은 10년의 기억을 잊고 건조한 삶을 이어가는 석원을 이기적인 남자라고 표현했다. /남윤호 기자
'석원은 나쁜 남자입니다.' 정우성은 10년의 기억을 잊고 건조한 삶을 이어가는 석원을 이기적인 남자라고 표현했다. /남윤호 기자

-기억을 잃은 남자, 석원이 어떤 캐릭터인지 궁금하다

"이기적인 남자죠. 저 혼자 편하려고 기억을 모두 잃은 것 아닌가요(웃음). 10년의 세월이 송두리째 살아져도 상관없을 만큼 자신의 삶에 의욕이 없고 건조한 남자예요. 상처를 이겨내는 방법에 대한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아픈 기억이라 할지라도 아예 잊는건 싫어요."

-수많은 여배우와 호흡했지만, 김하늘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촬영 초반엔 걱정했어요. 제가 특정 배우를 향한 선입견이 있더라고요. 김하늘이란 배우는 보기에 굉장히 연약하잖아요. '저런 친구가 터프한 현장을 이겨낼 수 있을까'란 의심이 앞섰죠. 하지만 김하늘은 얼마 안 가 제 선입견을 완전히 산산조각냈게 김하늘 배우예요. '이 정도로 허물이 없고 자기 처세에도 능숙하고 솔직한 여배우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요. 다음에도 꼭 다른 작품에서 만나고 싶어요."

'우리 모두 사랑하며 살아요' 정우성은 현대를 원초적인 것 조차 상실한 시대라고 표현하며 영화를 통해 인간 본연의 욕구인 사랑에 집중하는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남윤호 기자
'우리 모두 사랑하며 살아요' 정우성은 현대를 원초적인 것 조차 상실한 시대라고 표현하며 영화를 통해 인간 본연의 욕구인 사랑에 집중하는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남윤호 기자

-'나를 잊지말아요'는 정우성에게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 궁금하다

"흠, 인연이란 단어로 표현하고 싶어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은 굉장히 중요한데 이번 작품으로 이윤정 감독, 김하늘 등 새로운 인연을 만들었으니까. 제작자로서, 배우로서 맺은 인연에 대한 책임을 다하려 노력한 작품으로 기억될 거 같아요."

-작품을 통해 정우성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요즘 우리가 사는 시대는 '상실의 시대'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극장가도 마찬가지고요.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사라지고 '천만 영화' 아니면 '천만이 아닌 영화'로 극심하게 양극화되고 있어 안타까워요. 조금은 설익어도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고, 또 대중들의 선택을 받길 소망해요. 온전히 나라는 인간으로 차분히 교감하 수 있는 그런 작품들이요. 사랑을 이야기하는 영화를 통해 상실의 시대에 사는 사람들이 본질적인 마음의 단어를 잊지 않길 바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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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팀ㅣ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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