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녀 주연상 후보 모두 불참합니다."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결국 제 무덤을 판 꼴이다. 개최 전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제52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 주요 후보자가 대거 불참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한해 동안 한국영화 발전에 이바지한 영화인을 위한 시상식에 '대리수상 불가'라는 주최측을 위한 규정을 만든 오만함도 한몫을 거들었다.
대종상 시상식을 하루 앞둔 19일, 남녀주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들이 하나둘 소속사를 통해 불참한다고 밝혔다. 불참의사를 전한 스타는 남우주연상 후보 황정민('국제시장'), 손현주('악의 연대기') 유아인('사도' '베테랑), 하정우('암살')과 여우주연상 후보인 전지현('암살'), 김윤진('국제시장'), 김혜수('차이나타운') 엄정화('미쓰와이프'), 한효주('뷰티인사이드') 등 전원 이다. 이에 인기상 투표 후보에서 1위를 차지한 김수현과 공효진까지 불참의사를 전한 상태고 감독상 후보도 각자 다른 이유로 조심스럽게 불참이유를 전했지만, 주요 수상자가 모두 참석하지 않는 시상식은 사상 초유의 사태다.

이번 불참사태에 대해 대부분의 영화 관계자는 대종상영화제 주최 측이 내세운 '대리수상 불가' 규정 탓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개최 전 홍보대사 위촉식 및 기자간담회에서 대종상영화제 조근우 위원장은 "국민이 함께하는 영화제인데 대리 수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올해는 수상자를 두 명 선정해 참석하지 않는 배우에게는 상을 주지 않고 참석하는 배우에게 상을 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해당 발언이 알려지며 논란을 빚자 조 위원장은 지난 12일 "대중과 업계의 의견을 고려해 대리수상 제한에 대해 재검토 중이다. 조만간 공식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입장을 번복했지만, 시상식 전날까지 어떤 공식입장도 발표하지 않았다.

결국 받아도 불쾌한 '참가상'으로 시상식의 권위를 스스로 떨어뜨린 대종상 시상식은 영화인과 대중 모두에게 원치않는 시상식으로 전락해버렸다. 참석해서 상을 받더라도 떳떳하지 않기는 마찬가지. 배우들은 후보에 올랐더라도 자리하기 부담스러운 시상식이 됐고 그런 불편한 행사를 생중계해봤자 시청자조차 보기 민망한 상황이 된 셈이다.
하지만 주최측은 시상식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영화제 예산을 지급하는 영화진흥위원회가 대종상 주최 측의 문제점을 언급하며 "행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지 보고 지원금을 주겠다"고 밝혀 내년 대종상영화제 존폐위기까지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사회자 신현준과 한고은 참석만 확정된 제52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 트로피는 누구에게 돌아갈까. 행사는 20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리며 생중계는 7시 30분부터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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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팀ㅣ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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