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의 따뜻하고 포근한 겨울 vs '마음을 잃다'의 차고 시린 겨울
[더팩트ㅣ정진영·김민지 기자] 어떤 장소를 걸을 때, 어떤 계절이 왔을 때 이상하게 떠오르는 노래가 있죠. 머릿속에 BGM이 켜진 것처럼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멜로디와 읊조리게 되는 가사에 놀란 적이 있으신가요?
<더팩트> 가요 기자들이 이맘때쯤 떠오르는 '그때 그 노래'들을 추천합니다. 입동이 4일 앞으로 다가온 이번엔 '겨울'하면 떠오르는 노래들을 골라봤습니다.
♪ 추운 겨울에 어울리는 포근한 노래…핑클 '화이트'
싸늘해진 바람이 어느새 성큼 다가온 겨울을 느끼게 한다. 이맘 때가 되면 거리에는 조금씩 '겨울 전용 노래'들이 흘러나오는데 핑클의 '화이트'는 매년 겨울마다 빠지지 않고 귓가에 들려오는 곡이다. 겨울에 '화이트'가 들리지 않으면 섭섭할 정도로 16년째 사랑받고 있으니 명곡이라 할 수 있다.

'화이트'는 추운 겨울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곡 전체의 분위기는 따뜻하고 포근하다. 전주에 들리는 종소리는 평화로운 분위기를 만들면서도 괜스레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코러스의 화음은 노래를 마치 캐럴처럼 느껴지게 한다.
특히 겨울에 처음 만나 1년 동안 변치 않는 사랑을 이어가는 연인의 이야기를 담은 가사는 한 없이 달콤하다. '너를 생각하며 만들던 빨간 스웨터', '저기 하얀 눈이 내려' '추워 코끝까지 빨개진 날 보면서 넌 놀려대며 웃고 있었어' 등의 가사는 겨울만이 주는 감성을 물씬 느낄 수 있게 한다. '화이트'를 MP3에 필수로 넣는 계절, 겨울이 왔다.
♪ 창문에 낀 성에처럼 차고 서늘한 김종완의 목소리…넬 '마음을 잃다' ('마음을 잃다' MV https://youtu.be/zB8oLFAvpDo)
넬의 노래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멜로디는 조용하고 감미로운데 가사를 보면 이렇게 날카롭고 현실적일 수가 없다. 잔뜩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겨내면서 '일분만 닥쳐줄래요. 말 정말 많군요. 대체 그 놈의 주둥인 지치지도 않네요'('1분만 닥쳐줄래요' 가사 발췌)라고 말한다.
넬의 음악을 독특하게 만드는 데는 보컬 김종완의 힘이 크다. 애절하면서도 담백하고, 부서질 것 같으면서도 단단하고 날카롭다. 시각적으로 그리자면 추운 날씨 뱉어낸 입김이 허옇게 얼어붙었다가 파편이 돼 흩어지는 것 같다.

지난 2006년 발표된 정규 3집 '힐링 프로세스'에 수록된 '마음을 잃다'라는 곡은 이런 김종완 보컬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곡이다.
'당신이란 사람 정말 몸서리처질 정도로 끔찍하네요. 언제까지 내 안에서 그렇게 살아 숨 쉬고 있을 건가요. 언제 죽어 줄 생각인가요.'
입김을 뱉는 것처럼 한 구절, 한 구절 뱉어내는 가사는 날카로운 고드름으로 가슴을 찌르는 것 같이 저릿한 기분을 만들어 낸다. '몸서리처질 정도로 끔찍하네요'라는 가사를 들을 땐 가끔 이별의 찬바람이 느껴지는 듯 한기가 들어 몸서리를 치기도 한다. 차고 서늘하고 텅 비는 게 겨울이라면, 넬의 음악은 겨울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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