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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後] '진지한 남자' 손호준의 마약 같은 컵 비유법

'빠.져.든.다' 손호준의 유창한 달변 기술. 배우 손호준은 의외의 능숙한 말솜씨로 기자를 사로잡았다. /문병희 기자
'빠.져.든.다' 손호준의 유창한 달변 기술. 배우 손호준은 의외의 능숙한 말솜씨로 기자를 사로잡았다. /문병희 기자

'선생님 같은 손호준 씨의 비유, 들어보실래요?'

[더팩트ㅣ서다은 기자] 배우 손호준(31)의 필모는 예상밖으로 카멜레온이다. 우선 tvN '삼시세끼'에서는 묵묵한 막내로, '꽃보다 청춘'에서는 어리바리한 친구이자 형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갔다. 영화 '비밀'(감독 박은경 이동하, 제작 영화사 도로시, 배급 CGV아트하우스)로는 마음의 상처를 끌어안고 사는 남철웅으로 또 다른 면모를 보였다. 그는 짧은 시간 안에 여러 작품으로 다채로운 매력을 뽐냈다.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손호준도 색달랐다. 어떠한 질문에도 성심성의껏, 최대한 많은 설명과 다양한 표현으로 답변하려 했다. "어떤 모습이 진짜 자신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날카로운 질문에 "다 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침착하게 대답하는 손호준은 진지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진 그도 어벙해 보이지만 사색에 빠져있는 듯해 늘 진지한 남자이긴 했다.

'컵 하나로 102분 영화 설명 가능하죠' 배우 손호준은 한 시간 남짓의 인터뷰 동안 컵을 활용한 비유로 인터뷰에 성심성의껏 응했다. /문병희 기자
'컵 하나로 102분 영화 설명 가능하죠' 배우 손호준은 한 시간 남짓의 인터뷰 동안 컵을 활용한 비유로 인터뷰에 성심성의껏 응했다. /문병희 기자

그가 설명에 일가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시점은 "영화에 대해 알려달라"는 물음에 답하기 시작했을 때부터다. '비밀'은 살인 사건의 당사자인 살인자와 희생자가 떠난 뒤 긴 세월 동안 고통을 겪는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피해자와 가해자가 얽히고설켜 이야기는 무겁게 그려진다. 그는 설명을 위해 고개를 두리번대더니 이내 테이블 위 물이 반쯤 담긴 유리컵에 시선을 고정했다.

"컵 하나만 엎질러져도 누가 그랬는지 잘잘못을 따지잖아요. 마침 여기 이렇게 세 사람이 앉아 있는데 누군가 컵을 엎었다면 누가 잘못한 건인지 판가름해야 할 거예요. 이런 사소한 일에서도 죄를 가리잖아요. 영화도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는 점에서 이와 같아요 "

손호준의 '똑똑한 바보 매력' 진지함과 어리숙함을 겸한 배우 손호준에게는 '똑똑한 바보'라는 특별한 별명이 있다. /문병희 기자
손호준의 '똑똑한 바보 매력' 진지함과 어리숙함을 겸한 배우 손호준에게는 '똑똑한 바보'라는 특별한 별명이 있다. /문병희 기자

손호준의 남다른 비유법은 귀를 쫑긋하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특히 이날 자리에는 영화의 주연 배우 남철웅 이상원(성동일 분) 이정현(김유정 분) 세 사람처럼 기자와 선배 기자, 손호준을 포함한 세 명이 사선을 그으며 자리에 앉았다. 그래서 그의 설명은 더욱 그럴듯했다.

그는 컵 비유에 재미를 들렸는지 "긍정적인 사람인 것 같다"는 칭찬에는 "딱히 긍정적인 사람이라기보다는…"이라는 말과 함께 다시 컵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번에는 컵을 이용한 또 다른 비유로 자신의 성격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는 "만약 컵이 엎질러졌다면 '어떡하지?'라며 조급하게 생각하진 않는 편이다. (나라면) 일단 걸레로 엎어진 물을 닦고 주변 사람이 물에 젖지는 않았는지 챙길 것 같다"고 사례를 들었다. 묘한 집중력을 일으키는 주변 도구를 활용한 답변에 기자는 또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tvN 신효정 PD가 그를 '똑똑한 바보'라며 독특한 찬사를 보낸 이유도 짐작이 갔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보여준 바보스러운 캐릭터에 꼭꼭 숨긴 손호준의 현명함을 발견해낸 기분이었다.

wom91@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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