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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탐사-엑소 이탈?④] 멤버 탈퇴·해체 '아이돌은 아프다'

  • 연예 | 2015-05-01 08:00

엑소 탈퇴 선언 중국 멤버 3인. 엑소의 중국인 멤버 크리스-루한-타오(왼쪽부터 )가 팀을 떠나 중국에서 독자적으로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DB
엑소 탈퇴 선언 중국 멤버 3인. 엑소의 중국인 멤버 크리스-루한-타오(왼쪽부터 )가 팀을 떠나 중국에서 독자적으로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DB

12년 만에 밀리언셀러 판매고를 기록하며 가요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그룹 엑소(EXO). 하지만 데뷔 3년 만에 세 명의 멤버를 잃을 상황에 놓였다. 한창 인기를 구가하는 절정의 아이돌 그룹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인가. 중국인 멤버 타오의 탈퇴 선언으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엑소 멤버의 릴레이 이탈과 탈퇴 선언 안팎을 집중 점검했다.<편집자주>

그룹 엑소가 크리스 루한의 탈퇴 소송에 이어 타오까지 탈퇴설에 휘말렸다. 질풍노도의 10대 가수들은 꿈을 이루기 위해 어린 나이에 모든 것을 걸어 모험에 나서지만, 막상 그 꿈을 이룬 뒤에는 시련의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아이돌 그룹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도전하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힘든 것은 젊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2000년대 초반 이후, 가요계에 아이돌 붐이 휘몰아치면서 가요 시장은 아이돌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아이돌 그룹은 국내 팬을 기반으로 한류바람을 타고 두꺼운 팬층을 형성하며 지속적으로 해외 팬들을 유입시키고 있다.

막강한 팬덤을 자랑하며 음악·방송·영화 등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면서도 느슨한 결속력으로 인한 부작용은 언제나 숙제로 남아 있다. 데뷔 17주년을 맞이한 그룹 신화의 예가 없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 팀이 '아이돌의 수명'이라는 5~7년을 버티지 못하고 멤버 탈퇴와 팀 해체를 반복하고 있다.

god 윤계상 탈퇴 그리고 팀 활동 중단. 그룹 god(지오디)가 지난 2004년에 이어 완전체로 컴백해 제2의 가수인생을 살고 있다. /김슬기 기자
god 윤계상 탈퇴 그리고 팀 활동 중단. 그룹 god(지오디)가 지난 2004년에 이어 완전체로 컴백해 제2의 가수인생을 살고 있다. /김슬기 기자

◆ 멤버 탈퇴-팀 해체 아이돌

1996년 데뷔한 1세대 아이돌 그룹 H.O.T.와 이듬해 데뷔한 젝스키스는 각각 2001년과 2000년에 해체했다. 이들은 짧고 굵게 사랑받은 뒤 돌연 각자의 길을 걸었다. 1999년 데뷔한 god도 2004년 멤버 윤계상이 탈퇴한 뒤 4인조로 앨범을 냈지만, 곧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흩어졌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하던 VOS(박지헌), SG워너비(故 채동하), 쥬얼리(정유진 조민아), 씨야(남규리 수미) 등도 멤버 탈퇴와 교체 등을 반복했다. 멤버 탈퇴가 독이 돼 그룹이 해체되기도 하고 해체된 후 시간이 지나 다시 뭉쳐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VOS가 제2의 활동을 시작했다. 2001년 데뷔해 수차례 멤버 교체를 통해 변화를 시도하던 쥬얼리는 굴곡진 활동 끝에 지난해 말 공식 해체했다.

아이돌 르네상스 시대를 연 그룹 동방신기는 2004년 데뷔하며 아시아를 호령했지만 2009년 김재중 박유천 김준수가 소속사와 갈라서며 각자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각각 동방신기와 JYJ로 나뉘어 연예계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원더걸스는 현아와 선미가 탈퇴하고 리더인 선예가 결혼해 선교활동을 떠나며 명맥만 겨우 유지하고 있다. 원더걸스와 함께 JYP엔터테인먼트를 지탱하던 2PM도 박재범이 탈퇴하며 치명타를 입었다.

멤버 탈퇴로 힘든 시기를 보낸 건 슈퍼주니어(한경), 카라(김성희 니콜 강지영), 애프터스쿨(베카 주연 유소영), 유키스(동호 김기범), 소녀시대(제시카), 나인뮤지스(세라 은지 이샘), 헬로비너스(유아라 윤조), 걸스데이(지선 지인 지해), 에이핑크(홍유경), 엠블랙(이준 천둥)도 멤버 탈퇴로 위기를 겪었다.

'아이돌 가수의 시작과 끝' 걸그룹 쥬얼리가 14년 가수 활동을 마무리하고 공식 해체했다. / 인스타일 제공
'아이돌 가수의 시작과 끝' 걸그룹 쥬얼리가 14년 가수 활동을 마무리하고 공식 해체했다. / 인스타일 제공

◆ 아이돌의 위기 도대체 왜?

가장 큰 문제는 불확실성과 지울 수 없는 불안함이다. 10대 가수에게 맞춰진 시장, 매년 데뷔하는 수십 팀의 신인 그룹, 과도한 경쟁과 포화 시장에서 오는 대중의 피로감, 인기를 얻기는 쉽지만 한순간에 낙인이 찍혀 복구 불능 상태로 전락하는 불안한 현실 등도 문제점으로 손꼽힌다.

혈기 왕성한 10대들이 모인 탓에 팀 내 불화나 인기 여부에 따른 질투 혹은 다툼도 비일비재하다. 그룹에서 한 두 명의 멤버가 인기를 독차지하거나 가수를 기반으로 연기 쪽에 발을 디뎠을 때 위기가 닥쳐오기도 한다.

데뷔 17년 차인 국내 최장수 아이돌 그룹 신화의 리더 에릭은 앞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팀 장수 비결로 소통을 중시했다. 그는 "싸우고 갈등을 빚더라도 앙금을 꼭 없애야 한다. 담아두면 곪아 터진다"면서 "결정적인 순간을 잘 넘기고 모두를 위해 한 번 더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멤버와 회사도 중요하지만, 가수와 회사를 보고 무한 사랑을 주는 팬들의 마음도 헤아릴 필요가 있다. 결국 대중 가수는 대중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다. 팬들이 배신당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진심으로 소통하고 서로 믿는 신뢰를 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연예인이라는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직업을 가진 스타들은 서둘러 미래를 준비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엇갈리기도 한다. 서로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개인으로서 선택은 중요하지만, 최대한 멤버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그에 앞서 서로 간의 긴밀한 대화와 이해하려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가수 곁에 있는 제작자와 스태프들의 역량도 중요하다. 아이돌 가수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역량 개발을 지원하고 팀 내 불화가 생겼을 때 이를 효율적으로 풀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더팩트ㅣ오세훈 기자 royzoh@tf.co.kr]
[연예팀ㅣ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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