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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연의 연예人 돋보기] 지성, 늦게 펴서 더욱 진한 '배우의 향기'
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 주연배우 지성. 배우 지성이 '킬미, 힐미'에서 1인 7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해 시청자들은 물론 연예 관계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나무엑터스 제공, MBC 방송캡처
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 주연배우 지성. 배우 지성이 '킬미, 힐미'에서 1인 7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해 시청자들은 물론 연예 관계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나무엑터스 제공, MBC 방송캡처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 그땐 정말 늦었다."

개그맨 박명수의 인기 어록 중 하나다. 그의 말에 일정 부분 동의하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한 우물을 파고 결국엔 묵은지같은 깊은 맛을 내고야 마는 이들도 있기에 또 일부분은 동의할 수 없다. 최근 7개의 인격으로 사느라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는 배우 지성(38·본명 곽태근)은 후자에 해당한다.

지성은 '다작' 배우다. 1999년 드라마 '카이스트'로 데뷔한 뒤 브라운관, 스크린을 오가며 성실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았고 안정적인 연기력은 그를 현재까지 배우라는 직업인으로 살게 했다. 하지만 지성 앞엔 최근들어 배역이나 작품 이름이 아닌 '이보영 남자 친구' '이보영 남편'이란 수식어가 그를 대신했다.

지난 2013년 백년가약을 맺은 이보영 지성 부부. 지성은 아내 이보영이 '내 딸 서영이'와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통해 연달아 주목을 받자 '이보영 남편'이란 수식어로 불리기도 했다./남윤호 기자
지난 2013년 백년가약을 맺은 이보영 지성 부부. 지성은 아내 이보영이 '내 딸 서영이'와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통해 연달아 주목을 받자 '이보영 남편'이란 수식어로 불리기도 했다./남윤호 기자

지난 2013년 이보영이 출연한 드라마 KBS2 '내 딸 서영이'와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브라운관 스타 반열에 오르자 더욱 그랬다. 지성을 설명하거나 심지어 그가 출연한 작품에 관해 질문할 때도 항상 이보영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남편으로선 행복하고 뿌듯한 일임이 분명했지만, 배우 지성에겐 다소 속상할 부분일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지난해 영화 '좋은 친구들' 인터뷰로 마주할 기회가 생긴 지성은 자신을 따라다니는 수식어 '이보영 남편'을 향해 생각보다 개의치 않는 눈치였다. 오히려 '우리 보영이'라는 애정이 묻어나는 말투로 먼저 아내와 관련한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꾸준히 연기했고 배우라는 직업에 누구보다 애착이 강한 그는 자신에게 붙는 '이보영'이란 수식어는 남편이라 당연하며 그와는 별개로 스스로를 상징할 만한 대표작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뭇 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스타와 비교하며 평가절하했던 경험도 털어놨다. 하지만 지성은 누구보다 성실하고 진지한 태도로 연기한다고 자부했고 "다를 뿐 틀린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기준을 확고히 했다.

박서준 황정음 지성 주연의 '킬미, 힐미' 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는 같은 시간에 전파를 타는 '왕의 얼굴'과 '하이드 지킬, 나'를 따돌리고 시청률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MBC 제공
박서준 황정음 지성 주연의 '킬미, 힐미' 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는 같은 시간에 전파를 타는 '왕의 얼굴'과 '하이드 지킬, 나'를 따돌리고 시청률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MBC 제공

오랜 시간 자신을 대표할 작품을 기다렸던 지성이 이제야 주인공을 만난 듯 하다. 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연출 김진만-김대진, 극본 진수완)가 그렇다.

7중 인격의 혜리성 정체장애 차도현 역을 맡은 지성은 신세기, 페리박, 안요섭, 안요나, 나나, 의문의 인격 X까지 모두 7명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1인 2역은 있어도 1인 7역은 배우로서 파격적인 도전이요 부담이지만, 방송마다 보여주는 지성의 카멜레온같은 연기는 시청자들의 호평과 시청률로 이어지고 있다.

같은 시간 방송하는 경쟁 방송국 드라마 KBS2 '왕의 얼굴'과 SBS '하이드 지킬, 나'를 큰 차이로 따돌리며 수목드라마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대표작품 없는 배우 지성이 '응답하라' 서인국과 '시크릿가든' '내 이름은 김삼순' 등 화려한 필모그래피의 현빈까지 모두 '올킬'했다. '이보영의 남편', 유부남이 만들어낸 결과다.

1인 7역을 연기하는 '킬미, 힐미' 지성. 지성은 '킬미, 힐미'를 통해 그간 다져온 연기력을 100% 보여주고 있다./나무엑터스 제공
1인 7역을 연기하는 '킬미, 힐미' 지성. 지성은 '킬미, 힐미'를 통해 그간 다져온 연기력을 100% 보여주고 있다./나무엑터스 제공

이와 관련해 소속사 나무엑터스 관계자는 5일 <더팩트>에 "배우와 회사가 함께 결정해 '킬미, 힐미'에 출연했다"며 "지성이 그간 쌓아온 연기력 '내공'이 있어서 1인 7역을 향한 확신이 있었다. 지성이란 배우를 제대로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도 이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주실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굉장히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봄에 피는 꽃과 가을에 피는 꽃이 다르다. 빨리 펴서 사람들 눈에 가장 먼저 띄는 꽃이 있다면 느릿느릿 꽃망울을 틔워서 진한 향기를 내뿜는 꽃도 있다. 재빨리 뛰어서 결승점에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있으면 여유로운 걸음으로 더 많은 것을 보고 듣는 것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묵묵히 제 길을 다져온 지성의 '킬미, 힐미'. 7개의 인격 하나하나가 제각각 살아 숨쉬는 이유다.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amysung@tf.co.kr]
[연예팀ㅣssent@tf.co.kr]

1인 7역을 연기하는 '킬미, 힐미' 지성. 지성은 '킬미, 힐미'를 통해 그간 다져온 연기력을 100% 보여주고 있다./나무엑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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