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쎄시봉' 주연배우 정우의 '사람냄새'
배우 정우(35·본명 김정국)는 단언컨대, 정우성처럼 잘 생긴 외모는 아니다. 웃는 것부터 다르다. 정우성이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훗"하고 미소지으면 정우는 "우하하하"소리 내며 꺽꺽거리고 웃는다.
최근 정우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으하하"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변함없는 웃음소리에 "이름 하나 빠졌을 뿐인데 정우성과 다르다"며 장난치자 그 또한 지지 않고 먹고 있던 음료를 "부어버리겠다"며 눈을 흘긴다.
친근한 동네 오빠, 다정한 남자, 사람 냄새. 우리가 배우 정우를 사랑하는 이유다.
지난 2013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로 전국에 '응답하라 1994' 열풍을 일으켰던 정우가 2년 만에 스크린을 통해 돌아온다. 5일 개봉하는 영화 '쎄시봉'(감독 김현석, 제작 제이필름, 배급 CJ엔터테인먼트)이다.
'쎄시봉'은 한국 음악계에 포크 열풍을 일으킨 조영남 이장희 윤형주 송창식 등을 배출한 무교동 음악감상실 쎄시봉을 배경으로 듀엣 트윈폴리오의 탄생 비화와 그들의 뮤즈를 둘러싼 러브스토리를 담은 작품이다.
정우는 극 중 가상인물 오근태의 젊은 시절을 연기했다. 과거로 돌아간 정우는 '응답하라'때와 비슷하게 특유의 '아날로그 매력'을 뿜어낸다. 하지만 '쎄시봉'안에서 노래 부르고 기타 연주하는 오근태만의 새로운 느낌도 놓치지 않았다.
"평소에 음악을 즐겨 듣는 편이라 즐겁게 연기했어요. 김현식 김광석 이문세 들국화 선배님을 좋아하죠. 최신 음악은 잘 안 들어요. 기계음을 안 좋아하거든요. '쎄시봉'을 준비하면서 레코드판을 구입했어요. 꽤 비싸요(웃음). 요즘엔 음악도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듣잖아요. 레코드판 특유의 긁는 듯한 느낌이 굉장히 좋더라고요."
'쎄시봉'으로 음악을 듣는 즐거움을 느낀 정우. 그 뿐만 아니다. 그는 최근 음악방송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홍대 게릴라 버스킹을 통해 노래부르는 즐거움 또한 경험했다. 무대엔 송창식 역의 조복래, 윤형주 역의 강하늘, 이장희 역의 진구도 함께 했다.
"엉망진창으로 불렀어요(웃음). 격려와 사랑으로 응원해 주셔서 보답하고자 가슴으로 부르려고 노력했지만, 막상 무대에 오르니까 제 열정만큼 가창력이 따라주질 않더라고요. 동정표를 받았죠. 그래도 영화관에서 '쎄시봉'을 관람하시면 편집의 힘으로 불편하지 않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웃음)."
'쎄시봉'은 세 청년의 음악 이야기도 담고 있지만, 작품 속 또 하나의 주된 스토리는 오근태와 민자영(한효주 분)의 애틋한 로맨스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와 '최고다 이순신'에서 우직한 순정남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정우는 '쎄시봉'에서도 한 여자만 바라보는 지고지순한 남자 오근태를 연기한다. 정우가 녹여내는 사랑 이야기는 언제나 특유의 '진심'이 녹아있다.
"로맨스는 이것저것 계산하지 않고 기본, 즉 본능에 충실히 하려고 노력해요. 외적인 환경에 신경을 안 쓰려고 하는 거죠. 경험에 의존하고 첨가물을 빼고 최대한 담백하게 연기하죠. 비법 같은 건 전혀 없어요. 저보다 여배우가 예쁘게 생겼잖아요. 아무래도(웃음). 여배우가 더 돋보이도록 연기해요."
정우는 '쎄시봉'을 통해 또 한번 완벽에 가까운 행복을 느끼고 있다며 활짝 웃는다. 가족들도 주변의 지인들도 정우의 '승승장구'에 기쁨을 느끼는 것도 그에겐 행복이며 넘치는 스케줄 또한 오랜 무명시절을 겪은 그에겐 행복이다.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런 생각이 강렬하게 들어요.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요. 제 사람들이 건강했으면 좋겠고 제가 주는 사랑을 듬뿍 받았으면서 누렸으면 좋겠어요(웃음). 아시다시피 제가 오랜 시간 놀았잖아요(웃음). 저 때문에 고생했던 사람들이니까…보답하고 싶어요. 가족이랑 건강 이야기 엄청 하네요(웃음). 촌스러운 사람이라 그래요 제가. 세련되지 못해서."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amysu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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