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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라이징★] '미생' 변요한 "말 많은 한석률? 애드리브는 없답니다"

  • 연예 | 2015-01-12 06:00





tvN 금토드라마 '미생' 한석률 역의 배우 변요한이 더팩트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 최진석 기자
tvN 금토드라마 '미생' 한석률 역의 배우 변요한이 더팩트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 최진석 기자

[더팩트ㅣ김한나 기자] "어서 듣도 보도 못한 놈이 제법이네."

배우 변요한(28)을 두고 선배 이성민(46)은 "듣도 보도 못한 놈"이라고 다소 과격하게 표현했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는 비단 이성민에게만 한정된 것은 아녔다.

정갈하게 앞가르마를 타고 뺀질거리는 말투로 tvN 금토 드라마 '미생'에 등장한 한석률 역의 변요한을 두고도 대중들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생소한 이름과 얼굴.

변요한은 능글능글한 한석률을 제법 능수능란하게 연기했다. '미생'이 회를 거듭할수록 그의 존재감이 더욱 크게 다가온 이유다. '미생' 전으로는 '듣도 보도 못한' 배우였지만 '미생' 후로 차기작이 기대되는 배우 변요한을 <더팩트>가 만났다.





변요한은 '미생'에서 지친 일상에 활력소를 주는 연기로 주목 받았다. /tvN '미생' 캡처
변요한은 '미생'에서 지친 일상에 활력소를 주는 연기로 주목 받았다. /tvN '미생' 캡처

◆ "급작스런 인기? 취하지 않으려고 노력"

한석률의 트레이드 마크인 앞가르마를 탄 헤어스타일을 하고 나타난 그. '미생'은 이미 지난해 12월 20일 끝났지만 최근 만난 변요한은 여전히 한석률이었다.

"좋은 드라마를 통해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잖아요. 한석률을 통해 변요한을 알려 준 거고요. 저는 인터뷰 등 '미생'과 관련된 일정을 모두 소화할 때까지 한석률로 살 겁니다. 5대5 가르마도 그런 이유에서 하고 있는 거고요. 사실 변요한 보다는 한석률이라는 캐릭터가 먼저 자연히 묻어나길 바라는 마음도 있고요."





변요한은 인터뷰 내내 한석률과는 달리 차분한 성격과 말투로 눈길을 끌었다. / 최진석 기자
변요한은 인터뷰 내내 한석률과는 달리 차분한 성격과 말투로 눈길을 끌었다. / 최진석 기자

조곤조곤한 말투가 어딘가 낯설다. 짧은 대화였지만 그는 수줍음 많고 낯가리는, 차분한 청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떠벌거리던 한석률과 정반대 성격 속에서 괴리감이 들기도 했다.

"한석률과 변요한은 성격이 정말 달라요. 한 16화까지는 단발머리 가발 떼고 다니면 절 알아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풍기는 느낌도 다르고요. 언제부터인가 '변요한 아니냐'면서 하이파이브를 요청하거나 포옹해주는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전 대중들에게 한석율로 다가가야 하나, 변요한으로 다가가야 하나 망설여졌어요. 변요한으로 다가가면 혹여 이질감 때문에 오해를 살까 걱정되기도 했고요. 하지만 요즘은 정답이 없는 것 같아 그냥 대중들의 반응을 체감하거나 취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캐릭터와 다른 성격으로 그는 연기 준비에도 많은 공과 시간을 들여야 했다. 수다스럽고 허세 가득한 한석률의 대사를 입에 착 감기게 하려고 숱하게 대본을 읽고 또 읽었다.

"한석률을 연기하려면 저에게는 없는 것들을 많이 만들어내야 했어요. 연기자가 배우라는 호칭을 듣기 위해서는 무대에 올라가거나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 그 캐릭터로 변해서 많은 것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본을 보는데 한석률이 분위기 메이커의 캐릭터인 것은 짐작으로 알겠는데 리드미컬한 대사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는 도저히 모르겠더라고요. 대본을 입으로 따라 읽으며 '변요한은 이제 없다. 내려놓자'고 맘먹었죠. 수십 번을 읽으며 한석률을 익혔죠. 그래서 제 대사에는 애드립이 없었어요. 드라마 초보니깐 애드립 칠 용기가 없던 것도 있고요."





변요한은 '미생'에서 보여준 탄탄한 연기력에 대해
변요한은 '미생'에서 보여준 탄탄한 연기력에 대해 "캐스팅 막차를 탄 만큼 최선을 다 한 것 뿐"이라며 밝게 웃어 보였다. / 최진석 기자

◆ "웹툰 '미생', 10일 동안 정자세로 정독"

그렇다면 김원석 감독은 그의 어떤 모습을 보고 한석률 캐릭터를 덜컥 맡긴 걸까. "캐스팅 과정을 얘기해달라"고 하자 그는 등을 세워 자세를 바로잡았다. "캐스팅 막차를 탔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진지했다.

"사실 오디션에서 낙방도 정말 많이 했고 최종 합격한 후에 '낙하산' 등 여러 환경적 변화로 출연을 못 한 적도 있어요. 제가 한석률의 대사 한 부분을 하고 난 후 김 감독님께서 '좋다'고 하셨는데 그때까진 믿지 않았죠. 아직도 기억나요. 첫 촬영 후 감독님께 '다음 촬영부터는 기쁘게 해드리겠다. 걱정 안 끼치고 최선 다하겠다'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다짐 같은 문자였는데 그 후 제가 기량을 펼칠 수 있게 감독님께서 변요한을 끌어내 준 거 같아요."

"제가 캐스팅 막차를 탄 배우였어요. 계속 독립영화 등만 하던 상태에서 드라마에 들어가는 거라 더 부담스러웠습니다. '드라마 쪽은 밥도 따로 먹고 냉정하다던데'라며 여기저기서 주워 들은 이야기들을 되새기며 혼자 걱정에 사로잡히기도 했죠. 제일 부담은 '막차라는 핑계대지말고 잘해야 할 텐데' 하는 걱정이었어요. 근데 캐스팅 막차를 타는 바람에 연습이 부족한 상태에서 대본 리딩에 들어간 거예요. 엄청나게 버벅거리고 못했는데 이성민 선배가 '괜찮아, 나도 못했어'라고 먼저 다가와 줬죠. 10일 동안 웹툰을 정자세로 정독했어요. 한석률의 표정 걸음걸이 성향 행동을 파악하려고요. 하지만 한 번만 봤어요. 웹툰 캐릭터에 갇힐까봐요."





변요한은
변요한은 "당분간 한석률을 잊고 싶지 않다"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최진석 기자

능글맞아서 더욱 빛을 발한 한석률은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하지만 5대5 가르마와 단발머리는 변요한을 더욱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으로 만들어줬다. 어찌 보면 우스꽝스러운 헤어스타일이 부담됐을 법했다.

"단발머리는 한 번도 안 해본 스타일이지만 부담은 없었어요. 그냥 잘 어울릴까 하는 고민 정도였죠. 하지만 이성민 선배가 '싱크로율 100%'라고 해줘서 그런 고민은 한 방에 날려버렸어요. 하하. 앞가르마는 사실 원래 잘하던 스타일인데요? 애매하게 머리카락이 자라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던 머리요. 편해요."

그는 '미생'으로 소위 말하는 '빵 뜬' 스타가 됐다. 탄탄한 연기력이 바탕이 됐지만 한석률이라는 캐릭터가 강하게 각인된 것도 사실. 자신의 이름보다 캐릭터 이름으로 기억된다는 것이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꽤 '쿨'했다.

"그건 제가 이제부터 풀어야할 숙제죠. 한석률로 사랑을 받았고 그 캐릭터로 인식됐다면 다음 작품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겠죠. 일단 당분간은 한석률을 잊고 싶지 않아요. 준비 없이 일부러 무리하게 변신을 하다 보면 오히려 밑천이 드러날 테고요. 차곡차곡 에너지를 쌓다 보면 또 다른 에너지로 얘기할 수 있는 날이 꼭 오지 않을까요."

hann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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