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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독재자' 설경구-박해일도 아들이고 아빠다 (종합)

아들과 아버지로 호흡을 맞춘 배우 박해일(왼쪽)과 설경구가 2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나의 독재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김슬기 기자
아들과 아버지로 호흡을 맞춘 배우 박해일(왼쪽)과 설경구가 2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나의 독재자'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김슬기 기자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저도 사실 엉터리 아버지입니다."

충무로 연기파 두 남자 설경구(47) 박해일(38)이 아버지와 아들로 만났다. 영화 '나의 독재자'에서 9살 나이차에도 자연스러운 부자(父子) 호흡을 보여준 두 남자는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가 아닌 평범한 아들로 돌아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동시에 아들에게 자신이 어떤 아버지인지 자평하기도 했다. 연기 잘하는 설경구와 박해일, 두 남자는 집에서 어떤 아들과 아버지일까.

설경구 박해일은 20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 입구에서 열린 영화 '나의 독재자'(감독 이해준, 제작 반짝반짝영화사,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날 자리에는 이들 외에 이해준 감독과 배우 윤제문 이병준 류혜영이 함께 자리해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함께했다.

설경구-박해일이 주인공으로 나선 '나의 독재자'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무병배우 성근(설경구 분)이 김일성 대역을 맡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설경구-박해일이 주인공으로 나선 '나의 독재자'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무병배우 성근(설경구 분)이 김일성 대역을 맡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나의 독재자'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무명배우 성근(설경구 분)이 회담 리허설을 위한 김일성 대역 오디션에 함겹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생애 첫 주인공이 된 성근은 김일성에 완전히 몰입하고 자신이 김일성이라 굳게 믿게 된다.

결국 그런 성근으로 인해 아들 태식(박해일 분)은 인생이 꼬여버린다. 하지만 태식은 20년 뒤 빚 청산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아버지와 옛집에서 함께 살게 되고 아버지에 대해 알아간다. '나의 독재자'는 첫 남북정상회담 당시 리허설을 위해 김일성의 대역이 존재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독특한 소재로 흥미를 끈다.

설경구는 '나의 독재자'를 처음 본 소감에 대해 "다른 영화보다 굉장히 긴장하며 촬영한 작품이다. 보고 나니까 긴장이 덜 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박해일 또한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머리가 멍하다"고 운을 뗐다.

설경구는 박해일이 아들 역을 맡아 연기하기 수월했다고 설명했다./김슬기 기자
설경구는 박해일이 아들 역을 맡아 연기하기 수월했다고 설명했다./김슬기 기자

두 배우는 자연스러운 부자 호흡을 보여준 비결에 대해 서로에게 공을 돌리며 겸손한 면모를 강조하기도 했다.

설경구는 "박해일이 아들로 나와서 가능한 일이었다. 박해일이 나이에 비해 어려 보이는 얼굴을 가지고 있어서 몰입이 잘 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노인분장을 하면서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영화 '은교'에서 노인 분장을 했던 박해일 씨가 그 기분을 충분히 이해해줘서 많은 위로가 됐다"고 설명했다.

박해일 또한 설경구의 연기력을 칭찬하며 "촬영 전에는 고민이 많았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크게 힘들지 않았다"며 "아무래도 설경구 선배가 실제 아버지와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더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아버지와 아들로 호흡을 맞춘 두 남자는 실제로 자신이 어떤 아버지이자 아빠인지 털어놓기도 했다. 특히 박해일은 촬영 후 아버지가 암에 걸린 사실을 알았다고 말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박해일은 영화 촬영 후 아버지가 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해 현장에 있던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김슬기 기자
박해일은 영화 촬영 후 아버지가 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해 현장에 있던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김슬기 기자

박해일은 "촬영하고 나서 아버지와 함께 건강검진을 하러 갔는데 아버지에게 암이 발견됐고 당시엔 영화인지 현실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며 "수술 후 아버지가 수척해진 모습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아버지가 건강을 회복하셨다. '나의 독재자'를 함께 보러올 생각이다"라며 '배우 박해일'이 아닌 '아들 박해일'로서 든든한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아버지 박해일'에 대해서 설명해달라는 질문엔 자신없고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친구 같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나는 엉터리 아버지다"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박해일(왼쪽) 설경구가 아들과 아버지로 분한 영화 '나의 독재자'는 오는 30일 개봉한다./김슬기 기자
박해일(왼쪽) 설경구가 아들과 아버지로 분한 영화 '나의 독재자'는 오는 30일 개봉한다./김슬기 기자

설경구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언급하며 "추억이라기보단 서글픈 이야기다"고 운을 뗐다.

그는 "최근 아버지가 부쩍 기력이 없어진 걸 느껴서 안타까운 찰나에 전화가 왔다. 뜬금없이 내게 '미안하다'고 말하더라. 괜히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대학교 시절에도 용돈을 받던 철없는 아들이었는데 아버지가 '미안하다'고 하니 서글펐다"고 덧붙여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배우가 아닌 아버지와 아들로 돌아간 설경구와 박해일의 또 다른 모습이 더욱 기대되는 '나의 독재자'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amysung@tf.co.kr
연예팀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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