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오세훈 기자] '음원 사재기 사건, 그리고 그 후'
음원 사재기 사건에 금세 흥분하고 곧바로 식어버리는 대한민국의 문제점 '냄비 근성'이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세상을 뜨겁게 달군 사건이지만, 벌써 1년이 지나며 이렇다 할 결론 없이 모두의 인식 저편으로 사라지고 있다.
무엇이 문제고, 그 문제는 왜 해결되지 않는지 궁금증을 가지고 연예계 소속사, 검찰, 경찰서 등의 관계자들을 만나 '음원 사재기 사건, 그리고 그 후'를 취재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다 음원 사재기 사건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모든 것을 지켜 보고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발로 뛴 한 법조계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고 그와 음원 사재기에 관해 긴 대화를 나눴다.
이하는 음원 사재기 사건에 정통한 법조계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음원 사재기 무엇이 문제인가.
"음원 사재기로 인해 정상적인 음원 출시와 유통 활동을 하는 기획사들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제대로 된 음악이 빛도 보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다. 음반·음악영상물 시장의 건전한 유통질서가 왜곡되거나 침해될 우려되며 시장 자체가 위기로 빠질 수 있다."
-음원 사재기 논란, 1년이 지났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4개 기획사가 서울중앙지검에 낸 고발장을 시작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음원 사재기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국회의원들도 관련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음원 사이트가 추천 곡과 관련한 시스템을 수정했다. 위법 행위의 뿌리를 뽑기 위해 검찰과 경찰이 나서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발의 이후 상황은.
"지난해 10월 21일 새누리당 강은희를 비롯한 10명의 국회의원이 음원 사재기 관련 관련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고 다음날인 22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회부됐다. 그리고 약 6개월이 지난 4월 11일 제323회 국회(임시회) 제2차 전체회의에 심사 안건으로 올라왔다. 여기서 상정된 법안이 법안소위로 넘어가 현재 통과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건이 바로 진행되거나 종결되지 않는 이유는.
"벌써 1년 6개월이나 지난 아이피로 조사를 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그들의 꼬리를 잡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또 국회 검찰 경찰 모두 이 일 이외에 너무나 많은 일을 처리하고 있다. 1년이나 지난 사안이라 시의성이 떨어져 통과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다른 안건에 밀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재기 논란 처벌이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어떤 어려움이 있는가.
"고소 사건이다. 기획 및 특별 건으로 분류된 것이 아닌 만큼 집중적인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 물증은 있으나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사건인 만큼 그 처벌도 쉽지 않다. 이 사건이 올봄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리된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사건은 어떻게 진행될 것이라 예상하는가.
"이미 증거 불충분으로 사건이 기각됐고, 현재 재항고한 상태다. 이번 사건의 초점을 불공정 경쟁에 둘 것인지, 아니면 개인정보 노출 및 도용으로 맞출 것인지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듯하다."
-음원 사재기는 정말 사라질 수 있을까.
"그러길 바라지만, 쉽지는 않을 듯하다. 오랫동안 깊숙한 곳에서 곪아버린 상처다. 법의 도움을 받아 대중과 연예계, 실질적인 관계자가 합심해 노력한다면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 같다."
-음원 사재기 논란을 겪으며 느낀 바가 있다면.
"경쟁 사회에서의 공정함이 상실됐다. 누군가 같은 곡을 24시간 재생하는 건 개인 자유의 문제다. 하지만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차트 순위를 끌어 올리는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다. 반드시 척결되길 바란다."
-이번 논란과 소송으로 나타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보는가.
"그렇다. 언론이 음원 사재기를 보도하며 세상에 알려졌고 사회적인 이슈로 자리 잡으며 어뷰징과 사재기가 확실히 줄어들었다."
-관계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이야기인가.
"시장에 대한 확실한 경고 효과가 있다고 본다. 논란이 된 후 시장 자체의 정화와 파장 효과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도움이 될만한 대안이 있다면.
"음원 차트 순위에 관심이 쏠리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가수들은 뜨기 위해 방송 출연이 필수다. 음원 차트가 수익 창출은 물론 방송 출연을 위해 음원 사재기를 안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러한 구조적·기술적인 문제까지도 개선돼야 건강한 음악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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