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이다원 기자] "평생 배워야해서 '배우' 아닐까요? 인생 마지막에 배우로서 무대에 섰을 때 저를 사랑한 팬 스무 명이라도 객석을 채운다면 정말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제가 그리는 마지막 목표이기도 하고요."
담담한 목소리가 진중함을 더한다. 미술학도에서 배우로 접어든 지 벌써 12년째. 묵묵하게 이 길을 걷는 것에 이유가 생길 법한 시간 아니냐고 물으니 피식 웃는다.
"지칠 때도 많았죠.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가 그렇지 않을까요? 하지만 연기를 하루 이틀하고 말 그런 게 아니니까. 여유를 즐길 줄 알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변한 것 같아요. 나이가 그 비결이겠죠?"

배우 진이한(35·본명 김현중)은 최근 서울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서울예대 시각디자인학과 출신으로서 미술을 접고 연기를 택한 이유와 '대기만성'형 배우로 평가받는 자신에 대해 가감 없이 털어놨다.
"어릴 적엔 연기에 관심이 없었어요. 아니 생각도 안 해봤다는 게 더 맞는 말이죠. 그러다가 제대 이후 우연히 도전한 뮤지컬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배우의 길이 열린 것 같아요."

정확히 '우연'이라고 말하는 입 모양은 "어떻게 우연히 뮤지컬 무대에 설 수 있죠?"라는 질문을 이끌어냈다. 열심히 연습하고 임해도 떨리는 오디션을 무난히 통과한 그의 저력이 무엇인지 물음표가 붙는다.
"'유에프오'라는 뮤지컬이었는데 사실 3차 오디션에서 떨어졌죠. 근데 제작진 쪽에서 다시 전화가 와서 절 캐스팅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운이 좋았어요. 첫 공연 전에 밤새도록 연습하기도 하고 부족한 연기력 때문에 선배에게 많이 혼나기도 했죠."
전혀 예상치 못한 길이었지만 갈수록 욕심이 났다고 했다. 배우로서 내공을 쌓고 싶어서 뮤지컬에 '올인'했고 깊이 파고 들었다. 그러나 어찌된 셈인지 갈증은 더욱 심해졌고 좋지 못한 환경 속에서 활로를 뚫기 위해 40여 곳을 돌며 직접 프로필을 돌리기도 마다하지 않았단다.

그만큼 배우에 대한 목마름을 남달랐다. 그런 노력이 그에게 MBC '기황후' '개과천선' '애정만만세' 등 히트작을 가져다준 건 아닐까. 특히 '탈탈앓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면서 그의 이름을 알린 '기황후'는 조금 더 특별하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이보다 더 좋은 역을 다시 맡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어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SBS '모래시계' 이정재 같은 이미지잖아요? 물론 처음엔 대사도 없고 지문만 있어서 당황했지만 말 없이 눈빛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걸 제작진들이 잘 살려준 것 같아요."

역에 대한 애정이 잔뜩 묻어난다. 진이한에게 있어 '탈탈'의 의미를 다섯글자로 줄여달라는 짓궂은 질문에도 "매력탈탈캐(캐릭터)"를 외치며 싱글싱글 웃는 그다.
"하지만 '기황후' 이후 바로 출연한 '개과천선'의 전지원 역은 가슴이 좀 아픈 캐릭터였어요. 애초 6회부터 등장해야 하는데 비중이 줄어들어서 12회 이후부터 나왔거든요. 러브라인도 축소됐고, 김명민 김상중 등 대단한 선배들과도 맞붙질 못해 정말 아쉬워요."
스스로를 배우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칭하는 그에게 인생 제3막을 그려보라 하니 허공을 잠시 응시한다.
"아마 그때쯤이면 얼굴 주름과 수입이 늘어나 있겠죠? 또 하나 바람이 있다면 30~40년이 지난 후에 백발로 무대에 섰을 때에도 함께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팬들이 저를 지켜본다면 감사할 것 같아요. 정말 눈물 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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