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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i인터뷰] 유민규 "게이 연기로 잃은 것? 생애 첫 베드신이요"

유민규가 첫 스크린 데뷔작으로 퀴어영화인 '원나잇 온리'를 택한 얘기들을 스스럼없이 털어놓고 있다./김슬기 기자
유민규가 첫 스크린 데뷔작으로 퀴어영화인 '원나잇 온리'를 택한 얘기들을 스스럼없이 털어놓고 있다./김슬기 기자

[ 이다원 기자] "게이 연기로 잃은 거요? 제 생애 첫 베드신을 남자에게 빼앗겼다는 점이요?"

첫 스크린 진출작으로 퀴어 영화를 선택한 당돌한 배우. '꽃미남' 재벌 2세처럼 곱상한 외모지만 김조광수 감독의 신작 '원나잇 온리(One Night Only)'에서 스무살 게이 재수생 근호 역을 맡아 과감한 변신을 시도한 배우 유민규(26)의 가슴엔 패기와 배포가 살아있었다. 아직은 낯선 이름이지만 그가 털어놓은 배우의 꿈은 동그란 눈동자만큼이나 반짝였다.

유민규는 최근 서울 가산동의 <더팩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솔직한 화법으로 자신에 대한 A부터 Z까지 모두 털어놨다. 지난 20일 종영한 '빛나는 로맨스'부터 첫 주연작 '원나잇 온리'까지 거침 없는 얘기에 저절로 귀가 기울여졌다.

유민규(오른쪽)가 '원나잇 온리'에서 스무살 게이 재수생 근호 역을 맡아 파격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원나잇 온리' 공식 포스터
유민규(오른쪽)가 '원나잇 온리'에서 스무살 게이 재수생 근호 역을 맡아 파격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원나잇 온리' 공식 포스터

◆ "게이 연기가 용감한 시도라고요? 전 편견 없어요."

남자 배우로서 게이 연기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다는 건 용감한 일이라고 하자 외려 고개를 젓는다. 런웨이에 서면서 연예계에 입문한 그로선 자주 봐왔던 풍경이라고 고백한다.

유민규가 퀴어 영화에 대한 이물감은 없었다고 고백하고 있다./김슬기 기자
유민규가 퀴어 영화에 대한 이물감은 없었다고 고백하고 있다./김슬기 기자

"그들 성향에 대해 전혀 편견이 없어요. 친한 디자이너나 모델 가운데 게이들도 일부 있고, 저도 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다 보니까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고 느껴지진 않아요. 물론 촬영 전 '내가 잘 찍을 수 있을까'라는 연기적인 두려움은 있었지만 이게 용감한 도전이라고는 생각한 적 없어요."

세상의 시선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에 '원나잇 온리'로 잃은 게 있느냐고 묻자 장난기 가득한 두 눈이 초승달처럼 가늘어진다.

유민규의 첫 베드신은 '원나잇 온리' 속 상대 남자 배우와 이뤄졌다. 연기적으로 성장했지만 소중한 베드신 경험을 잃었다며 울상 짓는 표정이 귀엽다./김슬기 기자
유민규의 첫 베드신은 '원나잇 온리' 속 상대 남자 배우와 이뤄졌다. 연기적으로 성장했지만 소중한 베드신 경험을 잃었다며 울상 짓는 표정이 귀엽다./김슬기 기자

"제 생애 첫 베드신을 남자에게 뺏겼다는 점이요. 하하. 그 베드신 찍을 때 상대 배우와 스킨십해야 하는데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눠야 했어요. 서로 연기를 맞출 만큼 준비 기간이 길었던 것도 아니고 깊은 감정선을 만들어낼 수도 없었거든요. 대신 김조광수 감독이 시범 보이는 것과 저희 생각을 조율해 신을 만들어냈어요. 근데 영화를 보니까 예상보다 굉장히 잘 나왔더라고요. 그래서 이 영화로 얻은 건 배우로서 자신감? 뭐든지 할 수 있겠구나 싶었죠."

하지만 이 영화를 결정했을 당시 주위 사람들이 너무 많이 걱정하고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단다.

"뭐, 그래도 하고 싶었어요. 제 성향이 스트레이트라서 큰 걱정은 없었고 배우로서 자주 할 수 있는 역도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성장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여러 감정도 연구할 수 있고요."

유민규 김우빈 이종석 안재현(왼쪽부터) 등 모델 출신 배우들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고 있다./김슬기 기자, 더팩트DB
유민규 김우빈 이종석 안재현(왼쪽부터) 등 모델 출신 배우들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하고 있다./김슬기 기자, 더팩트DB

◆ "모델 출신 배우 중 제가 젤 안 됐죠."

이종석 김우빈 성준 김영광 홍종현 안재현. 이름만 들어도 '심쿵(심장이 쿵의 준말)'하는 배우들은 죄다 모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유민규 역시 같은 선상에서 연기를 시작해 지금도 이들과 막역하게 지내고 있다고.

"사실 모델 출신 배우 중 제가 제일 안 된 것 같아요. 그 친구들은 원래 연기를 잘해서 급속도로 성장했고, 제가 나이에 비해 늦게 연기 활동을 시작한 탓도 있고요."

유민규가 런웨이에서 브라운관으로 진출하기까지 우여곡절을 설명하며 배우가 되고 싶었던 당시를 회상하고 있다./김슬기 기자
유민규가 런웨이에서 브라운관으로 진출하기까지 우여곡절을 설명하며 배우가 되고 싶었던 당시를 회상하고 있다./김슬기 기자

놀랄 정도로 솔직한 답변이 오히려 시원시원하다. 스무 살 겨울 큰 누나의 권유로 처음 모델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연예계에 발을 디디리라 생각도 못 했다며 큰 눈을 깜빡인다.

"모델 오디션으로 처음 런웨이에 서게 됐는데 생각보다 일이 정말 잘 풀리는 거예요. 어린 나이에 인정받게 되니 어깨에 힘이 들어가더라고요. 자만심이 치솟은 탓인지 전속 계약 얘기가 오가던 소속사와 흐지부지됐고, 배우가 되고자 모델 일을 과감히 그만두고 극단에 들어갔죠."

유민규가 tvN '닥치고 꽃미남 밴드'에 출연한 뒤 배우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지난 얘기들을 털어놓고 있다./김슬기 기자
유민규가 tvN '닥치고 꽃미남 밴드'에 출연한 뒤 배우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지난 얘기들을 털어놓고 있다./김슬기 기자

이후 오달수 등 연극 무대에서 잔뼈 굵은 배우들과 어울리며 달빛을 에너지 삼아 연기 내공을 닦아왔다. 그러던 그에게 브라운관 데뷔 기회를 가져다 준 건 1년 만에 선 장광효 쇼에서였다.

"한 연예관계자가 우연히 런웨이에서 절 보고 tvN '닥치고 꽃미남 밴드'라는 드라마가 있으니 오디션에 나가보라고 제안했어요. 아무 생각 없이 나간 그 곳에서 우승을 했고 결국 배우로서 여기까지 오게 됐죠."

유민규가 MBC 일일드라마 '빛나는 로맨스'에서 귀여운 카사노바 '강기준'으로 분해 연기를 펼치고 있다./'빛나는 로맨스' 방송 캡처
유민규가 MBC 일일드라마 '빛나는 로맨스'에서 귀여운 카사노바 '강기준'으로 분해 연기를 펼치고 있다./'빛나는 로맨스' 방송 캡처

◆ "'빛로' 강기준, 여자 좋아하고 살가운 건 저와 닮았어요."

'빛나는 로맨스' 속 재벌가 둘째 아들 '강기준'과 여러모로 닮은 구석이 있었다. 애교 많고 사교성 있는 성격부터 '훈남'이라는 외적 조건까지!

"싱크로율은 50% 정도? 누나 두 명 있는 막내아들이라 사람들에게 굉장히 살가운 편이거든요. 여자 좋아하는 것도 비슷하고요~하하. 근데 '기준'이는 애정결핍에 유약한 편이라면 전 좀 남자답고 혼자 지내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차이점은 있어요."

유민규가 '강기준'과 싱크로율을 50%라고 진단하며 자신의 성격을 남자답다고 표현하고 있다./김슬기 기자
유민규가 '강기준'과 싱크로율을 50%라고 진단하며 자신의 성격을 남자답다고 표현하고 있다./김슬기 기자

남자다운 성격이지만 곱상한 외모 덕분에 '오글'거리는 대사가 유독 많은 것 같다고 하자 금세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을 터뜨린다.

"나이에 비해 어려 보여서 그런가? 카사노바 연기를 많이 하긴 했죠. 특히 '빛나는 로맨스'에서 곽지민 씨와 키스신이 있었는데 설정 자체가 많이 '오글'거려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고요. 물론 방송에서 편집되긴 했지만 윤나(곽지민 분)에게 케이크를 선물한 뒤 '난 안 먹여줄 거예요?'라고 투정부리며 기습 키스하는 장면이었는데, 아~진짜 어렵더라고요. 크큭."

유민규(맨 오른쪽)가 박윤재(맨 왼쪽) 견미리 등 좋은 선후배를 얻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밝히고 있다./더팩트DB
유민규(맨 오른쪽)가 박윤재(맨 왼쪽) 견미리 등 좋은 선후배를 얻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밝히고 있다./더팩트DB

얼굴이 화끈거린다며 장난치긴 하면서도 '빛나는 로맨스'가 자신에게 많은 것들을 안겨준 감사한 작품이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이 작품으로 '사람'을 얻었어요. 박윤재라는 친형 같은 형과 '엄마' 견미리 등 수많은 선후배 배우들을 만났으니까요. 제가 연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할수록 더 좋은 연기가 나온다는 것도 깨닫게 해준 좋은 분들이에요."

늦게 시작한 연기인 만큼 눈동자에 비친 배우로서 욕심이 남달랐다. 여기에 주위 사람들을 소중히 할 줄 아는 마음까지 얹어져 인간적인 배우로서 가능성이 반짝였다. 10년 뒤에도 지금처럼 항상 연기하며 즐거워하고 싶다는 소망에 환한 청신호가 켜졌다.

edaone@tf.co.kr
연예팀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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