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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연의 어떤씨네] '모델 출신' 김민희·신민아·배두나, 이제는 '충무로 미드필더'
눈부신 활약과 도전으로 충무로 허리가 되고 있는 30대 여배우 김민희 신민아 배두나(왼쪽부터)./이새롬 배정한 남윤호 기자
눈부신 활약과 도전으로 충무로 허리가 되고 있는 30대 여배우 김민희 신민아 배두나(왼쪽부터)./이새롬 배정한 남윤호 기자

[김가연 기자] "모델 출신? 이젠 꼬리표를 뗐다!"

충무로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여배우 트로이카 배두나(35) 김민희(32) 신민아(30)의 공통점은 30대란 나이 말고도 또 있다. 모델로 시작해서 배우로 영역을 넓혀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는 점이다. 데뷔 이후부터 지금까지 '모델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지만 30대에 접어들면서 연기 인생의 꽃을 피우고 있다. 세 여배우는 노련하면서도 완숙미가 돋보이는 40대와 풋풋하고 싱그러운 매력의 20대 사이에서 허리 구실을 하며 작품 속에서 강한 개성을 보여준다.

한 광고를 통해 얼굴을 알린 김민희는 '패셔니스타' '신세대 아이콘'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사랑스러운 외모를 타고난 덕분에 멜로와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어울리는 배우로 꼽히더니 시간이 갈수록 연기 영역을 넓혀갔다. 미스터리물 '화차'(2012년)가 분기점이 됐고 이후 '연애의 온도'(2012년) '우는 남자'(2014년)까지 폭넓은 연기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정범 감독의 '우는 남자'에서는 딸을 잃은 엄마를 연기하며 또 다른 연기력을 보여줬다. 작품에 대한 몰입도와 내면의 연기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작 본인은 쏟아지는 호평 세례를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들뜨지는 않는 듯하다. 김민희는 최근 <더팩트>과 만난 자리에서 "저는 이것이 갑자기 온 기회이고 평가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동안 쌓아왔던 것이 차츰차츰 나오게 되는 것으로 생각해요. 사실 좋은 평가를 해주시면 어떻게 말해야 하나 잘 모르겠어요"라고 웃었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좋은 배우가 된 김민희의 성장은 눈여겨볼 만하다.

이정범 감독의 '우는 남자'에서 딸을 잃은 엄마 모경 역을 맡아 눈물겨운 모성애를 보여준 김민희./영화 스틸
이정범 감독의 '우는 남자'에서 딸을 잃은 엄마 모경 역을 맡아 눈물겨운 모성애를 보여준 김민희./영화 스틸

작은 얼굴에 볼륨감 넘치는 몸매로 '여신'이라고 불리는 신민아는 대표작이 없어 아쉬운 연기자였다. 처음에는 외모 위주 연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대 중반부터 달라졌다.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년)와 MBC '아랑사또전'(2012년)을 통해 상큼 발랄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팬층을 넓히기 시작했다. 그런 그가 또 변신을 시도했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장르를 제쳐두고 좀 더 차분하고 안정적인 영화 연기에 나섰다. 박해일과 함께한 '경주'다.

'경주'에서 마음에 상처가 있는 미스터리한 여인을 표현한 신민아는 들뜨지도 가라앉지도 않는 연기로 박해일과 호흡을 맞춘다. 감정 기복이 크지 않아 눈에 띄진 않지만, 오히려 소소한 감정선이 그의 매력을 배로 만들었다. 드라마와 광고에서 만들어진 이미지로 대중과 호흡했지만 작품 선정 방향을 달리하면서 새로운 변신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좀 더 성숙한 연기변신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들과 비슷하게 '패션 아이콘' 이미지가 강했던 배두나는 이제 배우로 확실히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KBS2 '학교' '광끼'등 신세대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영화에서는 남다른 작품관을 보였다. '괴물'(2006년) '공기인형'(2009년) '클라우드 아틀라스'(2012년) 등에 출연했고 작품 속 분량과 상관없이 자신의 몫을 다하면서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했다.

'도희야'와 끊임없이 도전하는 할리우드 작품이 배두나의 작품 세계를 말해준다. 배두나는 '도희야'에서 다른 사람들과 다른 성 정체성 때문에 힘들어하는 영남 역을 맡아 색다른 연기를 보여줬다. 애정 장면도 수월하게 소화한 그는 섬세한 감정선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관객을 홀린다. 성숙한 연기가 한층 돋보인다.

배두나는 "예전에는 좀더 돋보일 수 있는 역을 많이 한 것 같아요. 강한 임팩트가 있는 배역을 많이 했죠.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작품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아요. 그래서 분량에 상관없이 제가 배울 수 있고 도전할 수 있는 연기면 하는 편이죠. '도희야'도 그런 맥락에서 출연했고 앞으로 하게 될 할리우드 작품 역시 다 같은 이유"라고 설명한다.

'경주'로 이미지 변신을 노리는 신민아(위)와 배우로 확실히 자리를 잡은 배두나./영화 스틸
'경주'로 이미지 변신을 노리는 신민아(위)와 배우로 확실히 자리를 잡은 배두나./영화 스틸

대형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김민희 신민아 배두나는 끊임없이 자기 발전을 거듭하면서 충무로의 새 얼굴이 되고 있다. 광고나 화보 등을 통해 만들어졌던 고정된 이미지를 버리고 배우로 성장했다. 그들 스스로 노력이 더해진 결과"라며 "눈부시게 활약하는 30대 여배우가 부재한 시점에서 이들의 성공은 좋은 본보기"라고 평가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상이 전부는 아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영화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인물들은 40대가 대다수다. 남자 배우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제 역을 다할 30대 여배우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는데 김민희와 배두나 신민아 공효진 등 이 또래 배우들이 제 구실을 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전히 많은 여배우들은 성공하기 쉬운 장르인 로맨틱 코미디와 멜로 장르에만 출연하며 광고로 이미지만 쌓아가고 있다. '모델 출신'이란 꼬리표를 지닌 이들 30대 여배우 트로이카는 남들보다 더 쉽게 외모를 내세운 작품에 출연할 수 있는 환경인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다른 길을 택했다. 스타보다는 배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모습이 더 눈에 띄는 이유다.

cream0901@tf.co.kr
연예팀 ssent@sportsseoli.com

'경주'로 이미지 변신을 노리는 신민아(위)와 배우로 확실히 자리를 잡은 배두나./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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