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기자] 바람과 햇살, 봄은 여자의 계절이라고 했던가. 2014년 여자들의 봄을 더욱더 설레게 할 남신(男神)들이 무더기로 몰려 온다.
지난겨울 여성 스타들의 고군분투는 봄이 시작되며 남성 스타들에게 바통이 이어졌다. 가요계에서는 소녀시대와 투애니원이 진검승부로 가요 팬들의 이목을 한 번에 사로잡았고, 영화계에서는 '수상한 그녀'의 심은경이 850만 이상의 관객을 극장가로 불러들였다. 심지어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서도 여성 캐릭터가 독보적인 매력을 발산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러한 흐름은 봄이 오며 남성 스타들로 바뀌었다. 영화계에는 현빈(32) 송승헌(38) 이선균(39) 이민기(30) 류승룡(44) 정재영(44) 조정석(34) 등이 대거 출동하며 가요계 역시 '대세' 엑소(백현 루한 디오 타오 첸 세훈 수호 크리스 시우민 카이 레이 찬열)로 시작해 '국민그룹' 지오디(윤계상 박준형 손호영 데니안 김태우), 남성 듀오 플라이투더스카이(환희 브라이언)가 여심(女心)을 뒤흔들고 있다.
연애하고 싶은 계절 5월은 그렇게 반쪽 가슴을 가진 여성들의 나머지 반쪽을 채워줄 남성 스타들의 활약이 그 언제보다 기대되는 달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맞춰 이번 주 <더팩트>의 탐사보도는 영화계와 가요계를 매료시킨 남신들에게 주목하기로 했다. 지금부터 여성들의 마음은 흔드는 것도 모자라 남성들의 마음까지 쥐락펴락하는 대한민국 대표 남성 스타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 그대 이름은 '5月 남신', 누가 있나
영화계는 '황금 라인업'을 자랑한다. 이름만 들어도 '환호' 쏟아지는 배우 현빈 조정석 정진영 이선균 이민기 차승원 류승룡 송승헌 등이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현빈과 조정석, 정재영은 지난 4월 30일 스타 PD 출신 영화감독 이재규와 영화 '역린'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조선의 왕 정조의 삶을 재조명하며 다양한 색(色)의 남성미를 표현했으며 15일 기준 330만 명이 넘는 누적 관객수를 기록하고 있다. '역린'과 같은 날 개봉한 '표적'에서는 단연 류승룡이 눈에 뛴다. 류승룡은 '표적'에서 살인 누명을 쓰고 쫓기는 백여훈을 연기했다. 거칠면서도 섬세한 그의 연기와 눈을 뗄 수 없는 마성의 흡입력이 여심을 흔든다. '표적' 역시 입소문을 타며 220만 명이 넘는 영화 팬들이 찾아왔다.
송승헌은 첫 베드신을 촬영한 영화 '인간중독'으로 바른 청년 이미지를 탈피한다. 고착화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출연했다고 알려진 만큼 송승헌이 보여주는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을 가진 남자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넓은 가슴과 탄탄한 근육미를 자랑하는 송승헌은 온주완과 지난 14일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꿰차고 있다.
이선균은 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끝까지 간다'로 팬들을 찾는다. 그는 이 영화에서 형사 고건수를 연기하며 무겁고 진지한 모습 대신 유쾌한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유의 중저음의 목소리에 '고함' 연기로 많은 여성 팬들을 홀릴 준비를 마쳤다. 이민기는 다음 달 12일 개봉하는 '황제를 위하여'에서 주인공 이환 역을 맡았다. 그동안 어리바리한 모습으로 여성들의 마음을 공략했던 이민기는 이번 영화로 거친 '상남자'로 변신한다고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요계는 적절한 신구(新舊) 조화가 포인트다. 가요계는 10대부터 30대까지 모두 출동하며 폭넓은 연령대의 여성들을 흔들고 있다. 엑소는 10대부터 40대까지 여성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그들은 지난 7일 미루고 미루던 신곡 '중독'을 발표했다. 앞서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그들은 12인12색 매력으로 여성 팬들을 공략하고 있다. '으르렁' '미녀와 야수' 등으로 이어온 신기록을 '중독'으로 새롭게 갈아치우며 '대형 신인'에서 확실한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엑소도 하지 못하는 '향수'를 자극하는 건 형님들 몫이다. 원조 대세 지오디와 플라이투더스카이가 팬들의 귀를 홀리고 마음을 흔들고 있다. 이들은 각각 지난 8일과 12일 새 음원을 공개했다. 12년 만에 완전체로 컴백한 지오디와 5년의 침묵을 깨고 듀오로 돌아온 플라이투더스카이는 가창력에 매력은 기본 이미 성인이 돼 버린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연예계 최고의 이슈로 급부상했다.

◆ 남성 스타들의 초강세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사실 영화계와 가요계에 부는 남풍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영화와 가요가 대중들의 관심을 끌 때부터 남성 스타들이 득세해 왔다.
조용필이 한창 활동할 당시에도 두드러졌던 '오빠 부대'는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H.O.T 젝스키스 신화 지오디 등으로 이어지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들의 보유한 팬덤은 이효리, S.E.S, 핑클의 그것보다 월등히 크고 강력했다. 당시 앨범 판매량만 봐도 쉽게 실감할 수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여자 아이돌 그룹은 대중적인 인기를 먼저 얻은 다음에 매니아적인 계층으로 나아간다. 빠르게 뜨거워지지만 그만큼 식는 것도 빠르다"면서 "반면에 남자 아이돌 그룹은 먼저 팬덤이 절대적이며 여성 팬이 주축이 돼 만들어지기만 하면 그 충성도는 매우 강력하다"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과 기성 그룹이 모두 포진된 한 소속사 홍보팀장은 "남성 팬들은 여성 팬들만큼 활발하지 않다. 그들은 자신이 특정 걸그룹을 매우 좋아한다는 점이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걸 반기지 않는다"면서 "남자 가수를 좋아하는 여성 팬들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스레 이는 충성도로 이어지며 충성도는 앨범 판매와 공연 티켓 판매, 음악 관련 상품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가요계에 '돈을 벌 목적이라면 남성 그룹을 제작해라'라는 속설이 나돌 정도다.
영화계 역시 소위 말하는 '흥행 보증수표'의 면면에 남성 스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화 관객의 연령대가 30대 40대 여성 비중이 높아지면서 무게감 있는 40대 남자배우나 그들의 마음을 녹이는 20대 남자배우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여성 팬들의 강력한 충성도, 대중문화를 주로 소비하는 계층이 20~40대 여성이라는 점이 이러한 강세를 밑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유행하고 있는 사극, 복수극, 메디컬 첩보 등의 장르물에 여심을 자극하는 남성 연기자가 포진돼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묵직하고 자극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는 30~40대 남성 연기자들이 확실한 이점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모 배급사 관계자는 "올해 개봉 예정인 라인업을 살펴보면 남성 배우들을 내세운 작품들이 대부분"이라면서 "현재 불고 있는 '남풍'은 예전부터 이어졌고 앞으로도 유지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 5월 남풍을 바라보는 온도 차 '왜 때문이죠?'
일부 관계자들은 "연예계에 부는 남풍은 언제나 존재하고 있다. 그때그때 남풍의 세기가 달라 유독 크게 느껴질 때가 있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5월, 가요계와 영화계에 부는 남풍을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또한 이러한 바람은 남풍이 강하다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여풍이 약해 그렇게 느껴지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성 스타들이 맡을만한 캐릭터와 파이가 현저히 적다는 점, 김고은 심은경처럼 확실한 한 방을 가진 신인 여배우들이 부족한 것, 경제적 이유나 안정성을 고려해 새로운 캐릭터를 발굴하려는 노력이 아쉽다"고 강조했다.
강태규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번 5월은 세월호 참사와 다가오는 월드컵이라는 특수 사항으로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것 같다"며 "콘텐츠의 제작 스펙트럼이 다양하지 않고,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에 대한 도전이 모험으로 느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자연스레 안정적인 수입과 흥행을 기대하게 되고 악순환은 반복된다. 기존 남성 스타들이 계속해서 득세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고 역설했다.

◆ 봄바람이 뜨거운 여름까지? 기다려지는 '오빠들'
5월에 막강한 '남풍'이 불고 있지만 이러한 흐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6월도 대거 남성 스타들의 공격이 이어지며 월드컵을 지나 여름이 되기 전까지도 그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여름이 본격화되면 최민식·류승룡의 '명량:회오리 바다', 하정우와 강동원이 주연배우로 나선 '군도:민란의 시대' 등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영화가 차례로 개봉한다.
가수들도 마찬가지다. 5월 말 인피니트가 팬들을 찾아오며 6월 대표 아이돌 그룹 비스트가 출격을 대기하고 있고 7월 중순 이후에는 2PM과 지오디가 컴백할 예정이다. '문화 대통령' 서태지도 하반기 컴백을 예고했다. 중간중간 섹시 혹은 순수를 내건 걸그룹과 여성 가수들의 선전이 예상되긴 하지만 남풍은 여전히 꾸준한 뒷심을 발휘할 전망이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팬덤은 여성이 주를 이룬다. 연령대는 다양하지만, 성별은 여성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조직화 돼 있으며 그 충성도도 대단하다"며 "이들이 있는 한 실력파 그리고 매력파 남성 스타들의 인기는 계속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5월 영화계는 장르물이 인기다. 무겁거나 자극적인 캐릭터를 소화하기에 남성들이 유리하다. 여성 스타들의 활동에는 캐릭터, 이미지, 팬들의 반응 등 모든 게 제한적인 게 사실이다. 실제로 현빈, 류승룡, 이민기 등이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들어 가요계나 영화계는 남성들의 치기 어린 모습이나 모성애를 자극하는 면도 여성들에게 어필되고 있다. 이들은 흥행을 결정짓는 10대~20대 여성팬을 확보하고 있다. 시간 및 금전을 가장 많이 문화를 소비하는 30~40대 여성들 역시 이미 '오빠'와 '연하남'에 매료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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