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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 종영④] '이 구역의 미친 존재감은 나야!' 신스틸러의 향연

  • 연예 | 2014-04-30 07:00
전국환 정웅인 진이한 조재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은 '기황후'의 인기에 힘을 보탠 신스틸러들이었다. / MBC '기황후' 방송 캡처
전국환 정웅인 진이한 조재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은 '기황후'의 인기에 힘을 보탠 신스틸러들이었다. / MBC '기황후' 방송 캡처

[이건희 기자] 29일 51회로 막을 내린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의 인기 비결은 하지원 지창욱 주진모 등 주인공 뿐만 아니라 '명품 조연'들이 남긴 '미친 존재감'도 한몫했다. 특히 신스틸러들은 한 부분에 집중돼 두각을 나타낸 게 아니라 서로 끌어주고 이어주면서 작품 전체에 힘을 실었다.

초반 가장 두드러진 신스틸러는 연철 역의 전국환이었다. 연철은 사실상 초반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명종을 암살하고 그의 장자인 타환(지창욱 분)을 왕위에 앉히고 마음대로 원나라를 주물렀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적을 제거하는 잔인한 성격에 계략에도 능통했다. 그는 기승냥(하지원 분)과 타환의 가장 큰 적이었고 위협적이었다.

전국환은 연철 역에 제격이었다. 나이가 들어도 더욱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데 이미 여러 작품에서 악역을 소화한 바 있는 전국환 만한 배우는 없었다. 전국환이 초반 강한 '포스'를 발휘하는 까닭에 상대적으로 승냥과 타환 역시 힘을 키우고 위기에서 벗어나는 과정은 긴장감 있게 그려지며 힘을 얻었다.

연철 역의 전국환(왼쪽)과 염병수 역의 정웅인은 악역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 MBC '기황후' 방송 캡처
연철 역의 전국환(왼쪽)과 염병수 역의 정웅인은 악역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 MBC '기황후' 방송 캡처

연철이 권력의 중심이라면 정웅인이 연기한 염병수는 권력에 빌붙어 사는 인물이었다. 얍삽하고 누구든지 배신할 수 있는 염병수는 기승냥과 왕유(주진모 분)을 끊임없이 위기에 빠뜨렸다. 오랜 기간 권력에 따라 살아남은 염병수는 정웅인에 의해 더욱 빛이 났다.

지난해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민준국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나타냈던 정웅인은 '기황후'에서 보다 발전된 악역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특히 마지막 회에서 죽음을 맞기 전까지도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고 오히려 "고려라는 나라에서 태어난 게 죄" "기승냥, 너와 나는 다를 바 없다. 너는 황후가 됐고 나는 출세하지 못했을 뿐이다" 등의 대사로 끝까지 강한 인상을 남겼다.

탈탈 역의 진이한은 '기황후'에서 배우로서 한 단계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탈탈은 백안(김영호 분)의 조카로서 명석한 두뇌로 기승냥과 지략대결을 펼쳤다. 후반부에는 백안을 배신하고 기승냥의 편에 서기도 했다.

진이한은 MBC '닥터 진'에 이어 두 번째 사극에서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발휘했다. 진이한의 지적인 외모와 어울리는 탈탈은 그에게 꼭 맞았고 특히 극 중후반부에 맹활약했다. 탈탈이 어느 쪽에 서느냐가 기승냥에게 중요했을 만큼 탈탈의 존재감은 대단했고 진이한이 이를 잘 살리면서 '기황후' 역시 뒷심을 발휘할 수 있었다.

탈탈 역의 진이한(왼쪽)과 골타와 매박상단 수령을 연기한 조재윤의 활약은 '기황후' 뒷심 발휘에 영향을 줬다. / MBC '기황후' 방송 캡처
탈탈 역의 진이한(왼쪽)과 골타와 매박상단 수령을 연기한 조재윤의 활약은 '기황후' 뒷심 발휘에 영향을 줬다. / MBC '기황후' 방송 캡처

골타 역의 조재윤은 '기황후'의 히든카드였다. 타환의 충실한 심복인줄로만 알았던 골타가 매박상단의 수령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재윤은 단순한 감초가 아닌 '기황후'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는 핵심 구실을 했다.

골타였을 때 주로 코믹한 이미지였던 조재윤의 깜짝 변신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시청자들에게는 충격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반전이 효과를 거둔 것은 골타였을 때와 매박상단 수령의 두 얼굴을 조재윤이 자유자재로 표현해냈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마지막 회에서 타환이 드디어 골타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은 마지막 회의 백미였다. 정체가 탄로난 뒤에도 "난 배신하지 않았다. 권력은 배신해도 돈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명대사를 남기며 타환에게 죽은 조재윤은 죽는 그 순간에도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했다.

주인공만 돋보여서는 작품이 살 수 없다. '기황후' 역시 이러한 신스틸러들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에 50회가 넘는 오랫동안 2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월화드라마 정상을 지킬 수 있었다.

한편 '기황후' 후속으로는 이범수 김재중 임시완 주연의 '트라이앵글'이 다음 달 5일부터 방송된다. 유철용 PD와 최완규 작가가 다시 뭉친 작품으로 화제가 된 '트라이앵글'은 세 형제가 어렸을 때 불행한 일로 헤어진 뒤 성장해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다시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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