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기자] 비극적인 결말이 남긴 건 권력이나 돈보다 소중한 것은 사랑이었다. 29일 오후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는 굴곡진 삶을 살았던 기승냥(하지원 분)의 파란만장한 인생 속에서 꽃핀 사랑이야기에 마침표를 찍으며 6개월 동안 계속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기황후' 51회에서 타환(지창욱 분)은 짐독에 중독되고 병세 악화도 개의치 않고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 그는 사랑하는 기승냥에게 알리지 않고 모든 계획은 준비해 결국 골타(조재윤 분)와 황태후(김서형 분)를 완전히 속이고 그들을 한꺼번에 처단했다. 특히 그는 믿었던 골타가 매박상단의 수령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아 직접 그를 죽였다.
황태후와 골타의 음모가 수포로 돌아가면서 그들을 따르던 염병수(정웅인 분) 등도 모두 제거됐다. 기승냥은 황후로서 아픈 타환을 대신해 나라를 이끌며 고려 공녀들을 모두 되돌려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몇 년 후, 자신의 힘을 믿고 고려에서 패악을 저질렀던 오빠들이 고려왕에 의해 죽었고 그로부터 또 몇 년 뒤홍건적의 침입으로 기승냥은 위기를 맞았다. 승냥을 지키던 대승상 탈탈(진이한 분) 역시 홍건적과 전투에서 사망했다. 그리고 승냥이 사랑했던 타환 역시 승냥의 품에서 숨을 거뒀다. 그야말로 비극적인 결말이었다.
마지막 회까지 권력을 지키려는 자와 권력을 빼앗으려는 세력의 싸움으로 그려진 듯했지만, '기황후'의 핵심은 마지막 장면에 담겨있었다. 타환이 죽은 뒤 시간을 거슬러 승냥 타환 왕유(주진모 분)가 인연을 맺기 시작한 때로 되돌아갔다.
승냥은 타환과 함께 영내에 있으라는 왕유의 명을 무시하고 타환의 청에 밖으로 나갔다가 말을 잃어버렸다. 이때 왕유가 나타났고 왕유와 타환은 승냥에게 서로 자기 말을 함께 타고 가자고 제안했다. 승냥은 선뜻 누구 하나의 말을 택하지 못했고 '기황후'는 그대로 끝이 났다.
'기황후'는 51회 동안 평범한 고려 백성이었던 기승냥이 어떻게 원나라 황후 자리에 오르는지를 그렸다. 그러나 승냥의 굴곡진 인생을 단순히 권력욕으로 다루지 않았다. 승냥의 작은 선택 하나, 행동 하나에는 모두 왕유나 타환을 향한 사랑이라는 이유가 있었다.
기승냥이 원나라 공녀로 팔려가 황후의 자리까지 오른 건 왕유에 대한 사랑과 복수심이 계기가 됐다. 타환을 사랑하게 된 뒤에는 타환을 위해서 정적들을 제거하는 데 앞장섰다. 비록 마지막 회까지도 승냥이 진정 사랑한 사람은 누구인지 궁금증을 남겼지만, 단순히 승냥을 권력에 미친 인간으로 그리지 않았다는 점은 팩션이라는 '기황후'의 특색을 살렸다.
분명 '기황후'는 역사 왜곡이라는 팩션 사극의 한계를 남겼다. 승냥 타환 왕유의 마지막 장면이 끝나고 "이 드라마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허구"라는 자막을 넣었지만, 실제 역사 속 기황후의 이미지가 작품 속에서 포장됐다는 비판은 기획 단계 때부터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기황후'는 역사 왜곡에 나름 현명하게 대처하며 줄곧 2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월화드라마 정상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또 주인공 하지원뿐 아니라 지창욱 백진희 진이한 조재윤 등 많은 배우들이 뛰어난 연기력으로 호평받았다.
한편 6개월 동안 MBC 월화드라마를 든든하게 지킨 '기황후' 후속으로는 다음 달 5일부터 '트라이앵글'이 방송된다. 삼 형제가 어렸을 때 불의의 사고로 헤어졌다가 세월이 지난 뒤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성장해 다시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범수 김재중 임시완 오연수 백진희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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