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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씨네리뷰] 여진구가 들려주는 따뜻한 축제, '의궤 3D'

  • 연예 | 2014-04-16 13:56

KBS 미디어가 최초로 제작한 3D 역사다큐멘터리 영화 '의궤, 8일간의 기적 3D'. 배우 여진구가 내레이션을 맡았으며 17일 개봉한다. 영화 '의궤, 8일간의 기적3D'포스터
KBS 미디어가 최초로 제작한 3D 역사다큐멘터리 영화 '의궤, 8일간의 기적 3D'. 배우 여진구가 내레이션을 맡았으며 17일 개봉한다. 영화 '의궤, 8일간의 기적3D'포스터

[성지연 기자]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조선 후기 개혁과 대통합을 실현했던 조선 제22대 왕 정조(1752~1800년). 그가 왕위에 오르자마자 처음으로 꺼낸 말이다.

백성을 사랑하고 효심이 지극했던 어진 왕이었지만, 할아버지 영조가 아버지 사도세자를 뒤주에 넣어 죽게 했던 사건은 그에게 있어 '죄인의 아들'이란 타이틀을 안겨줬다. '죄인의 아들'이란 타이틀은 정조가 왕이 된 후에도 그에게 시련과 고난을 남기는 주홍글씨였다.

'의궤, 8일간의 축제 3D'는 조선 최고의 왕으로 꼽히는 정조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의궤, 8일간의 축제3D' 스틸
'의궤, 8일간의 축제 3D'는 조선 최고의 왕으로 꼽히는 정조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의궤, 8일간의 축제3D' 스틸

다큐멘터리 영화 '의궤, 8일간의 축제 3D(감독 최필곤, 제작 KBS미디어, 이하 의궤 3D)'는 조선 최고의 왕 중 한명으로 꼽히는 정조가 즉위 19년(1795년)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환갑잔치를 기념해 서울에서 수원까지 이동했던 '화성행궁'의 이야기를 다뤘다.

'화성행궁'은 임오화변이란 아픔을 겪은 정조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이들에게 복수가 아닌 용서를 하며 어진 성품을 보였던 유명한 일화로 그는 33년 간 자신이 받아온 설움을 8일간의 축제를 통해 씻어내고자 했다.

영화는 세계 유일의 기록양식이자 조선 왕실의 주요 행사를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국가공식기록 서적 '의궤'의 기록을 기초로 제작했다. 제작진이 참고한 의궤는 '원행을묘정리의궤'로 모두 8권으로 구성됐다. 당시 정조가 벌인 '8일간의 축제'가 글과 그림으로 섬세하게 기록됐다.

제작을 맡은 KBS 미디어는 2년에 걸쳐 '원행을묘정리의궤'에 담긴 이야기와 그림을 3D 입체영상으로 복원하고 아름다운 영상미와 배우의 연기를 더했다. 최초의 3D 역사다큐멘터리란 타이틀에 걸맞은 우수한 콘텐츠 생산을 위해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힘을 합쳤고 제작진의 이런 노고는 작품 내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영화는 3D의 기술을 살려 관객들이 다소 이해하기 힘들 수 있는 조선시대 건축 양식에 관련한 설명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의궤, 8일간의 기적 3D'스틸
영화는 3D의 기술을 살려 관객들이 다소 이해하기 힘들 수 있는 조선시대 건축 양식에 관련한 설명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의궤, 8일간의 기적 3D'스틸

'의궤 3D'를 관람하기 전 관객들은 역사다큐멘터리를 3D로 제작하는 것과 관련해 효용성 의문을 제기할 수 있겠지만, 뚜껑을 연 '의궤 3D'는 제작진이 왜 그토록 오랜 시간, 수고롭게 세계 최초 역사다큐멘터리를 제작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역사' 그리고 '다큐멘터리'란 단어는 처음 받아들이는 관객 입장에선 다소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다. 때문에 제작진은 '의궤 3D'를 통해 고리타분하고 딱딱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아닌 재미있고 생생한, 동시에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

예를 들어 '의궤 3D'에서 어린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을 직접 지켜보며 복수를 결심하는 장면은 뭇 예술영화 못지 않은 아름다운 영상미가 돋보인다. 거기에 그와 함께 곁들여진 정조의 일기 또한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던진다.

수행원만 5천여 명, 전국에 축제를 선포하고 한강을 건너는 궁중행렬 또한 흩날리는 벚꽃과 함께 화려하게 묘사돼 훌륭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1km가 넘는 행렬이 '배다리'를 건너는 장면은 장관을 연출한다. '화성행차' 도중 폭우가 쏟아지는 장면은 정조의 아픈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으로 교차하며 지루할 틈 없이 만들기도 해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의궤 3D'에서 첨단 3D 기술이 제 몫을 다하는 부분은 궁중 행렬이 '배다리'를 건너는 장면과 정조가 수원 화성제작을 결심하는 부분에서다.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건축물 구조와 관련한 설명을 3D 기술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내레이션과 곁들여 쉽게 풀었다. 이러한 제작진의 배려는 건축과 관련한 기초지식이 없는 어린 관객 또한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친절하고 자세하다.

배우 여진구는 다큐멘터리 영화 '의궤, 8일간의 축제' 내레이션을 맡아 특유의 중저음을 뽐내며 차분히 정보를 전달했다./KBS 미디어 제공
배우 여진구는 다큐멘터리 영화 '의궤, 8일간의 축제' 내레이션을 맡아 특유의 중저음을 뽐내며 차분히 정보를 전달했다./KBS 미디어 제공

제작진이 둔 '초강수'는 또 있다. 내레이션을 배우 여진구에게 맡겼다는 것. 소년과 남자, 중간의 매력이 돋보이는 17살 여진구는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로 차분하고 쉽게 그리고 다정하게 '정조의 축제'를 이야기해 준다.

여진구는 다큐멘터리 영화라 시종일관 담담한 톤으로 해설을 진행하지만, 그의 매력있는 중저음이 물릴 리는 없다. 거기에 똑똑한 목소리 배우는 정조가 아비를 잃어 슬퍼하는 장면이나 혜경궁 홍씨의 화려한 환갑잔치 등 반전이 필요한 부분에선 미세한 분위기의 변화를 주기도 한다.

여진구의 내레이션이 곁들여진 3D 역사 다큐멘터리 영화 '의궤, 8일간의 축제'는 17일 CGV 3D 관에서 단독 개봉한다./KBS 미디어 제공
여진구의 내레이션이 곁들여진 3D 역사 다큐멘터리 영화 '의궤, 8일간의 축제'는 17일 CGV 3D 관에서 단독 개봉한다./KBS 미디어 제공

'의궤 3D'는 조선의 어질고 따뜻한 왕 정조가 보여준 '따뜻한 용서의 이야기'만으로 오롯이 감동을 자아낸다. 거기에 옛사람과 옛것을 존경하고, 있는 그대로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 또한 아름답다. 또한 매력적인 중저음 소년 여진구는 "내가 내레이션을 하면 내 또래의 청소년도 우리나라 역사에 관심을 두지 않을까 싶어서 공부하는 마음으로 녹음했다"며 고운 마음을 더했다.

'의궤, 8일간의 축제'는 17일 개봉하며 CGV 3D 관에서 단독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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