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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연의 어떤씨네] '여배우들이 또 벗는다'…출구 없는 '19금' 전쟁

과감한 노출 영화로 주목받는 '가시' 조보아, '인간중독' 임지연, '마담 뺑덕' 이솜(위부터)./영화 스틸컷
과감한 노출 영화로 주목받는 '가시' 조보아, '인간중독' 임지연, '마담 뺑덕' 이솜(위부터)./영화 스틸컷

[김가연 기자] 스크린이 또다시 여배우들의 뽀얀 속살로 물들 전망이다. 4월 '가시'를 시작으로 5월 '인간중독', 하반기 '마담 뺑덕'까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영화들이 관객 잡기에 나섰다. 눈에 띄는 것은 올해도 어김없이 신인 여배우 노출 작품이 많다는 것이다. 세 작품 속 여배우는 영화계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새 얼굴'들이다.

가장 먼저 개봉하는 '가시'에선 조보아가 눈에 띈다. 이 영화에서 여고생 영은 역을 맡아 스크린에 데뷔한 조보아는 25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영화에 합류했다. '서스펜스 멜로'라는 이색 장르를 표방한 '가시'는 멜로와 스릴러의 묘한 경계에 선 영화다. 무엇보다 여주인공 조보아의 비중이 크다. 조보아는 사랑에서 집착을 넘어 남자에 미친 광기를 보여주는 역을 무난하게 소화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영화 속에서 조보아는 장혁과 파격적인 정사 장면을 보인다. 다행이라면 조보아의 연기가 베드신'만'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란 점이다. 파국으로 치닫는 영은 역을 완전히 소화함으로써 신선하면서도 청량한 연기로 신인다운 모습을 뽐낸다. 노련한 연기를 보여주는 장혁과 호흡을 맞춰 다소 모호하고 명확하지 않은 '가시'라는 영화의 최대 수확으로 꼽히고 있다.

김대우 감독의 신작이자 송승헌의 복귀작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간중독' 역시 신예 임지연의 파격 노출이 예고돼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이다. 임지연이 연기한 종가흔은 부하의 아내 신분이지만 김진평(송승헌)과 금기된 사랑에 빠지는 여인이다. 이미 '인간중독' 포스터 2장으로 고혹적인 섹시미를 보여주면서 올해 가장 주목받는 신인 중 한 명으로 등장했다.

'음란서생'과 '방자전'으로 '19금 멜로'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대우 감독은 "여배우를 캐스팅할 때 긍지, 단 하나를 본다. 임지연을 처음 봤을 때 그런 긍지가 느껴졌다.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매력을 가진 독특한 배우로 임지연이라면 가흔을 완성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그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우성의 변신이 돋보이는 '마담 뺑덕'은 한 남자와 그를 사랑한 여자, 그리고 그의 딸 사이를 집요하게 휘감는 사랑과 욕망을 담았으며 고전 '심청전'을 현대로 옮겨왔다. 정우성과 치정 멜로를 그릴 신인 여배우에 관심이 쏠렸는데, 그 주인공을 모델로 더 유명한 이솜이 꿰찼다. 이 작품도 여배우의 파격 노출이 예정된 작품이다. 많은 기획사 관계자들이 과감한 노출 때문에 소속 여배우들의 출연을 망설였을 정도로 영화에서는 두 사람의 적나라한 모습이 과감하게 그려질 예정이다.

김대우 감독의 '인간중독'은 과감하고 파격적인 단 두 장의 포스터로 신예 임지연을 관심대상에 올려놓고 있다./영화 포스터
김대우 감독의 '인간중독'은 과감하고 파격적인 단 두 장의 포스터로 신예 임지연을 관심대상에 올려놓고 있다./영화 포스터

신인 여배우가 노출이 많은 영화에 출연하는 이유를 두고 마냥 비난할 수는 없다. 그만큼 관객의 관심을 단번에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시'의 조보아와 '인간중독'에 출연한 임지연 역시 홍보 포인트로 노출을 내세우면서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급속도로 오르면서 자신들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노출=홍보'는 요즘 흔히 보이는 마케팅 전략인 셈이다.

대형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사실 신인 남자배우보다 신인 여자배우의 이름을 알리는 방법이 더 많다. 과감한 노출 장면이 들어간 영화를 선택하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우선 홍보 면에서 훨씬 이를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이 많고 관객에게 알릴 방법도 다양하다. 신인 여배우들 처지에서는 한 방에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수단이 된다. 피할 이유도, 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고 신인 여배우 노출이 많은 현상에 대해 설명했다.

문제는 노출만큼 연기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제대로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뜨려고 벗었다'는 원색적인 비난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신인 여배우들이 높아진 관객들의 기대치에 맞는 연기를 하기란 매우 어렵다. 관객들의 기대와 신인들의 연기력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럴 때는 비난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이 같은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선 기획사 관계자들의 큰 그림이 필요하다. 더 큰 배우로 성장하기 위해 발판을 마련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연예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노출이 과감한 영화를 찍으면 이후로도 비슷한 작품이 들어오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두 편 이상 같은 장르의 영화를 찍으면 이미지가 굳어진다. 배우 소속사가 우려하는 것도 이것이다. 배우 자신이 노력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소모품'으로 여배우를 쓰려고 하는 제작사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신인 여배우를 홍보와 노출 수단의 방법으로만 쓰는 소비 행태도 문제다. 일반 관객들은 영화가 가진 의미나 메시지보다 여배우의 노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일부 관객들은 노출 장면만 모아서 따로 동영상을 만든다든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패러디 영상으로 신인 여배우들을 힘들게 한다. 그러다 보니 영화 제작 관계자들은 신인 여배우의 노출을 가장 효과적 홍보 수단으로 활용함으로써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으며 출구 없는 '19금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노출이 제대로 평가를 받으려면 연기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노출의 달콤한 열매에 취해 연기력을 키우지 않으면 결국 '반짝 관심'에서 벗어날 수 없다. 관객들의 눈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과연 조보아 임지연 이솜은 어느 정도의 연기력을 보여줄까. 노출 홍보 이상의 연기력이 스크린을 꽉 채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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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팀 ssent@tf.co.kr

김대우 감독의 '인간중독'은 과감하고 파격적인 단 두 장의 포스터로 신예 임지연을 관심대상에 올려놓고 있다./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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