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희 기자] '트로트 신동'이 '트로트 아이돌'이 돼 돌아왔다. 7년 전 13살의 어린 나이로 데뷔해 일본에 진출했던 양지원(20)이 그 주인공이다. 구성지게 트로트 특유의 '꺾기 창법'을 보여주며 사랑받았던 그는 '야야야'라는 노래를 발표했다. 어엿한 청년으로 돌아온 양지원에게 7년 사이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그는 어떻게 '트로트의 부흥을 일으키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을까.

◆ 일본 활동 막 꽃필 때쯤 출연 정지 "아쉬웠다"
7년 동안 양지원의 노래를 자주 들을 수 없었다. 그는 2007년 데뷔 앨범을 낸 뒤 일본 유명 레코드사인 콜롬비아 레코드와 계약을 맺고 일본 활동을 꿈꿨다. 그러나 이후 그의 소식은 오랫동안 끊겼다.
-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일본에서 바로 데뷔할 줄 알았는데 오랜 연습생 생활을 거쳤어요. 3년간 일본어 공부에 매달렸고 2년은 보컬 트레이닝과 안무 연습에 몰두했죠. 그리고 마침내 2011년에 정식 앨범이 나왔어요.
- 활동의 성과는 있었나?
일본 전역을 다니면서 프로모션 활동을 펼쳤어요. 지하철역에서 홍보 전단 나눠주고 지하철 안에서 인사하고 레코드 앞에서 노래도 불렀죠. 밑바닥부터 올라온 거죠. 도쿄 신오쿠보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는데 약 1천 명 정도 오신 것 같아요.
- 그런데 왜 돌아왔나?
활동에 불이 붙을 시기에 아베 정권이 들어섰죠. 한국 가수들이 타격을 받았어요. 라디오 등 방송 출연 정지를 당했어요. 그래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아직 일본 계약 기간이 5년이나 남아있어서 출연 정지만 풀리면 언제든지 갈 수 있어요.
◆ 장윤정 박현빈 소속 인우기획과 계약 "많이 배워요!"
한국으로 돌아온 양지원은 장윤정 박현빈 등 선배 트로트 가수들이 소속된 인우기획과 전속계약을 맺었다. 펑크와 폴카가 섞인 일명 '펑카' 장르인 '야야야'를 발표한 그는 '인기가요' 등 음악 방송에도 출연하며 이름 알리기에 나섰다. 지난달 설 연휴에 맞춰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오른 '인기가요' 출연은 양지원의 이름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렸다.
- 돌아와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데?
처음에는 과연 오랜만에 돌아온 제가 통할지 관객들이 목소리에 호감을 느낄지 고민이 많았어요. 다행히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요. 일본 팬들이 인우 패밀리 콘서트 때 찾아오시기도 하고 음악 프로그램도 반응이 좋아서 놀랐죠.

- 방송 출연 때 무대 매너가 인상적이었다.
연습이 큰 도움이 됐죠. 무대 체질인 것 같아요. 마이크만 들면 바뀌는 스타일인데 처음 방송 출연하고 모니터링하면서 표정이나 카메라 바라보는 눈빛을 연습했죠. 처음에 어색했는데 지금은 아주 편해졌어요.
- 소속사에 쟁쟁한 선배들이 많은데, 조언은 좀 받았나?
장윤정 선배는 맛있는 걸 많이 사줘요. 그러면서 무대에서 남자답게 웃고 소녀 팬들의 마음을 자극할 수 있는 매력이 필요하다고 세밀하게 조언해 주죠. 반면 박현빈 선배는 '동작을 시원시원하게'라고 대략적인 충고만 하고요. 윙크 누나들은 애교를 알려주셨어요(웃음).

◆ 20대에 트로트 전파 욕심 "온 힘을 보태겠다"
양지원은 음악 방송 출연을 계기로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바로 더 많은 연령층을 트로트 팬으로 끌어드리는 것이다. 그는 부족한 점을 더 보완해 장윤정의 '어머나' 이후 조금 약해진 트로트를 다시 부흥시키겠다고 얘기했다.
- 젊은 트로트 가수가 흔치 않은데?
처음 데뷔했을 때 지금 제 나이 또래들이 '어머나'를 굉장히 많이 불렀는데 지금은 10대들이 외면하면서 트로트 침체기가 온 것 같아요. 음악 방송에서 아이돌 가수들을 많이 만났는데 조금 어색하기도 했는데 같이 대기실을 쓰면서 많이 지켜볼 수 있었어요. 더욱 노력해야 할 것 같더라고요.

- 스스로 무엇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가?
춤도 그렇고 몸이 왜소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운동도 하고 있고요. 아직 어려 트로트의 정서를 많이 경험하지 못해 표현이 제대로 안 될 때가 많아요. 나훈아 선생님의 호랑이 기운이 느껴지는 발성, 단단한 저음, 하늘을 찌를 것 같은 고음을 낼 수 있도록 연습으로 실력을 갈고닦아야죠. 연습이 최선의 길이에요.
- 트로트 붐을 일으키기 위한 비책은 준비했나?
우선 젊은 층이 트로트를 조금 더 많이 듣고 친숙하게 만드는 게 중요해요. '야야야'가 중독성도 심하고 10대들이 좋아할 만한 장르거든요. 춤도 재밌고요. 장윤정 박현빈 선배처럼 예능 프로그램에서 트로트를 알릴 수 있게 예능감도 키우고 먼저 팬들에게 다가가서 노래를 알리려고요. 기회가 된다면 아이돌 가수들이나 리쌍의 개리 형처럼 다른 장르 가수들과 콜라보레이션도 하고 싶어요. 어떻게든 많이 노래를 듣게 해야죠.
양지원은 끝으로 "'야야야'가 트로트라는 장르에 한정됐지만, 왜곡된 시선이 아닌 가벼운 대중가요로 팬들이 들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얘기했다. 일단 한 번 노래를 들으면 그 뒤는 자신 있다는 말로 들렸다. '트로트 신동'이 아닌 '트로트 아이돌' 양지원은 '트로트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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