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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연의 연예人 돋보기] '수상한' 심은경, 충무로 '잔 다르크'가 된 이유

데뷔 10년 차, 아역 출신 배우 심은경이 올해로 20살 성인 여배우가 됐다. 그는 지난달 개봉한 '수상한 그녀'에서 빼어난 연기력을 보여줘 관객들은 물론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더팩트DB
데뷔 10년 차, 아역 출신 배우 심은경이 올해로 20살 성인 여배우가 됐다. 그는 지난달 개봉한 '수상한 그녀'에서 빼어난 연기력을 보여줘 관객들은 물론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더팩트DB

[성지연 기자] 올해로 20살, 심은경이 성인 배우가 됐다. 단비 같은 소식이다.

지난해 국내 영화계는 '여배우 기근'이란 말이 유행처럼 번질 정도로 20대 남성 배우들의 활발한 활동에 비해 젊은 여배우들의 저조한 활동이 유독 아쉬운 한해였다. 아이돌 출신의 남자 배우부터 내로라하는 젊은 배우들이 스크린을 누볐지만, 연기력이 뒷받침되는 20대 여배우들의 활약을 찾아보기엔 녹록지 않았고 그나마 노출이나 섹시 콘셉트의 작품에서나 그들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4년 새해 벽두부터 평범하게만 보였던 배우 심은경이 일을 쳤다. '누구의 아역'이 아닌 오롯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주인공으로 나선 영화 '수상한 그녀(감독 황동혁)'가 지난달 22일 개봉, 누적 관객 수 400만을 넘어서며 흥행몰이 중이다. 설 연휴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의 아성을 무너뜨리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티켓 파워'를 보여줬다.

심은경은 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20대 몸으로 변한 70대 노인 오두리를 연기했다./영화 '수상한 그녀' 스틸
심은경은 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20대 몸으로 변한 70대 노인 오두리를 연기했다./영화 '수상한 그녀' 스틸

심은경은 '수상한 그녀'에서 20대의 몸으로 변한 70대 노인을 연기했다. '수상한 그녀'는 욕쟁이 칠순 할머니 오말순(나문희 분)이 몸만 20대 오두리(심은경 분)로 돌아와 일어나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심은경은 이번 영화에서 구불구불한 파마머리를 하고 촌스러운 옷을 걸친 채 걸쭉한 욕과 '19금' 농담을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하얀 얼굴에 볼살이 여전히 귀여운 앳된 얼굴을 가진 심은경이지만, 그가 이번 작품에서 보여준 연기만큼은 그의 얼굴처럼 '덜 여문 것'은 아니었다.

심은경이 '수상한 그녀'에서 보여준 나이답지 않은 탄탄한 연기력은 그가 또래 아역출신 연기자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데뷔 10년 차 배우 심은경은 그간 다양한 작품을 통해 톡톡 튀는 캐릭터를 맡아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영화 '써니', '퀴즈왕', '불신지옥' 스틸
데뷔 10년 차 배우 심은경은 그간 다양한 작품을 통해 톡톡 튀는 캐릭터를 맡아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영화 '써니', '퀴즈왕', '불신지옥' 스틸

2004년 데뷔한 그는 벌써 10년 차 배우다. 다른 아역 출신 배우들이 그렇듯 드라마와 영화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지만, 그들과 다른 것은 심은경이 맡아온 배역은 평범하거나 비슷한 캐릭터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개성이 강했다.

심은경은 2011년 개봉한 '써니(감독 강형철)'에서 어린 나미 캐릭터를 맡아 빼어난 연기력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였다. 작품 내 비중도 컸을뿐더러 자연스러운 사투리와 표정 연기는 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연기 호평 또한 이끌었다. 2010년 개봉한 '퀴즈왕(감독 장진)'에선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여고생 김여나로 분했다.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 사이에선 '신 스틸러'란 수식어를 얻어내며 성인 배우들 사이에서 기죽지않고 존재감을 마음껏 뿜어냈다. 16살 심은경이 보여준 시니컬한 여고생의 표정과 말투는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09년 개봉했던 공포영화 '불신 지옥'에선 15살의 나이로 신들린 소녀 소진으로 열연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놓치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였다. 작두를 탈 땐 조금 무서웠지만, 지금 생각하니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당돌하게 말해 눈길을 끌었다.

심은경이 아역 시절 다양한 현장경험과 캐릭터로 쌓아온 연기력은 '수상한 그녀'를 통해 빛을 발했다./영화 '수상한 그녀' 포스터
심은경이 아역 시절 다양한 현장경험과 캐릭터로 쌓아온 연기력은 '수상한 그녀'를 통해 빛을 발했다./영화 '수상한 그녀' 포스터

심은경이 아역시절 경험했던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습득한 폭넓은 연기력과 현장 경험은 '수상한 그녀'에서 빛을 발했다. 그는 <더팩트>과 인터뷰에서 "20대로 돌아간 70대 오말순을 연기하기 위해 살을 찌우고 욕을 배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처음 '수상한 그녀' 출연제의를 받았을 때 느낌에 대해 "따뜻한 느낌이 굉장히 좋았지만, 내가 주연을 맡는다는 부담에 한 번 거절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국 시나리오를 모두 읽고 "완전하게 무너졌다"는 심은경은 그때부터 오두리, 오말순이 되기 위해 모든 것을 흡수했다. 그가 어릴적부터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연기하기위해 '써 먹었던' 방법이었다.

심은경은 함께 연기한 나문희 선배를 모델로 연기를 따라 하고 감독에게 욕을 배웠다. 영화 속 심은경이 가장 빛났던 장면인 노래 부르는 장면 원곡을 듣고 오말순의 감정을 오롯이 담기위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는 "항상 연기하며 주변의 도움, 선배들에게 조언을 많이 받는 편이다. 연기력에 대한 호평이 부담스럽다"며 겸손한 면모를 보였지만, 심은경의 연기한 한 장면 대사 한 마디에선 그가 고민하고 노력했던 결과가 그대로 묻어났다.

어리지만 용감한 배우 심은경이 10년이란 시간 동안 보여줬던 변화와 현장경험, 또래 배우들과는 다른 길을 걸었던 용기있는 선택은 올해 20살이 된 그를 충무로의 '잔 다르크'로 만들기에 충분해 보였다. 다양한 작품으로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고 망가지는 것 또한 두려워하지 않는 아름다운 여배우 심은경의 미래가 더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amysung@tf.co.kr

연예팀 ssent@tf.co.kr

심은경이 아역 시절 다양한 현장경험과 캐릭터로 쌓아온 연기력은 '수상한 그녀'를 통해 빛을 발했다./영화 '수상한 그녀'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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