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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인터뷰] 양동근의 '응징자' 뒷담화 "더 찌질하고 잔인해야 해"




지난달 30일 개봉한 영화 '응징자(감독 신동엽)'에서 준석(주상욱 분)을 학창시절 괴롭히는 창식(양동근 분) 역을 맡은 배우 양동근. 그는 '응징자'의 완성된 편집본이 마음에 들지않는다고 털어놨다./최진석 기자
지난달 30일 개봉한 영화 '응징자(감독 신동엽)'에서 준석(주상욱 분)을 학창시절 괴롭히는 창식(양동근 분) 역을 맡은 배우 양동근. 그는 '응징자'의 완성된 편집본이 마음에 들지않는다고 털어놨다./최진석 기자

[성지연 기자] "아…. 사실 마음에 안 들어요."

배우 양동근(34)에게 영화 '응징자(감독 신동엽)'를 본 소감을 묻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특유의 느릿느릿한 말투로 질문에 답을 이어가던 그였지만 "마음에 안 든다"는 말 말큼은 똑 부러지게 발음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응징자'를 위해 배 속에 있던 아이의 태교에 영향을 줄 정도로 평생 할 욕을 다 하며 열연했던 양동근이었지만 '쎈' 장면들이 편집된 것이다. 양동근은 "이왕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을 거면 더 과격하게 편집하셔야 했다"며 감독을 향한 분노를 부릅뜬 눈으로 표현했다. 그런 그를 위해 양동근이 영화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쎈' 이야기들을 아쉬운 대로 인터뷰를 통해 풀어보기로 했다.

쌀쌀한 가을바람이 매섭던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핫 초콜릿을 마시고 있는 양동근을 만났다.

"당이 떨어져서 핫 초콜릿을 마셔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 양동근의 변신, 악역+나이 듦…"마음에 드나?"





양동근을 실제로 보면 화면에서 보는 것 보다 더욱 강한 인상과 눈빛에 흠칫 놀라게 된다. 하지만 30대 중반을 달려가는 양동근은 20대의 양동근과 다르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스스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사교성을 보였다./최진석 기자
양동근을 실제로 보면 화면에서 보는 것 보다 더욱 강한 인상과 눈빛에 흠칫 놀라게 된다. 하지만 30대 중반을 달려가는 양동근은 20대의 양동근과 다르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스스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사교성을 보였다./최진석 기자

양동근의 외모는 수더분하지 않다. 그를 실제로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이라면 그의 강렬한 눈빛과 범상치 않은 아우라에 자신도 모르게 주눅이 들고 만다. 그간 '기자들이 피하는 인터뷰 대상 1위'로 악명을 떨쳤던 양동근의 짧고 굵은 답변 또한 두려운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양동근은 이를 예상했다는 듯,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많이 변했어요. 나도 나이가 먹고 아빠가 됐잖아요. 부드러워졌죠. 그리고 남자의 계절 가을이잖아요(웃음). 과거에 기자분들이 나랑 인터뷰하기 힘들어 했다는 것도 알아요. 예전에 권위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소수 기자 분들의 언행에 화가 나기도 했고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공인, 혹은 연예인이라는 감투가 스스로 참기 힘들었던 거 같아요."





나이를 먹고 세상과 자신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았다는 양동근은 최근 '응징자'를 홍보하는 제작보고회 자리에서 익살스러운 포즈나 입담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이영훈 인턴기자
나이를 먹고 세상과 자신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았다는 양동근은 최근 '응징자'를 홍보하는 제작보고회 자리에서 익살스러운 포즈나 입담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이영훈 인턴기자

'공인', 혹은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이 스스로 견디기 힘들었다는 양동근은 나이를 먹어가며 세상과 자신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았다고 했다. 확실히 20대의 '거친' 혹은 '불안한' 눈빛을 갖고 있던 양동근과 달리 30대 중반을 달려가고 있는 그는 편안해 보였다.

"요즘에는 오히려 인터뷰가 재미있어요(웃음). 사실 매번 똑같은 질문을 받거든요? 그래도 그 안에서 매번 다른 느낌이 드는 게 재미있어요. 그런 식으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과 타협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거 같아요. 물론 자연스럽게 되는 건 아니에요. 많이 노력했죠."

30대가 돼서야 둥글둥글해진 양동근은 1987년, KBS 송년특집극 '탑리'로 데뷔한 27년 차 배우다. 그간 배우 말고도 가수활동을 병행하며 자신의 색깔을 확고히 해온 그였다. 사람들은 그를 '자유로운 영혼'이라 부른다. 그가 지금까지 연기해온 캐릭터도 '자유로운 영혼'스러운 것들이었다.

"사실 저도 자유가 뭔지 몰라요. 그냥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트위터에도 '자유남'이라고 써 놓는데 평생 못 찾을지도 모르죠(웃음)."

"계속 비슷한 캐릭터를 의도적으로 연기한 건 아니었어요. 제가 가진 특유의 말투나 몸짓, 손짓 등을 바꿀 순 없잖아요. 그래서 '양동근 특유의 연기'라는 말이 나온 거 같은데 무리하게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진 않아요. 그래도 이번에 과감한 변신을 한다고 생각했던게 '응징자'였어요. 많이 노력했고요."





양동근은 영화 '응징자'에서 처음 잔인한 악역에 도전해 연기 변신을 꾀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주상욱과 연기 호흡을 맞춰 과감한 욕 연기를 보여줘 화제를 모았다./영화 '응징자'스틸 사진
양동근은 영화 '응징자'에서 처음 잔인한 악역에 도전해 연기 변신을 꾀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주상욱과 연기 호흡을 맞춰 과감한 욕 연기를 보여줘 화제를 모았다./영화 '응징자'스틸 사진

앞서 '자유로운 영혼'스러운 캐릭터를 도맡아 했던 그는 영화 '응징자'를 통해 처음 악역에 도전 했다. '응징자'는 고교 시절 동창생들에게 집단 따돌림을 당했던 한 남자가 15년 후 자신이 받았던 고통을 그대로 재현하는 내용이다. 양동근은 이 작품에서 과거 자신이 괴롭힌 준석(주상욱 분)에게 처절한 응징을 당하는 역을 맡았다.

"나름 과감한 변신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독한 악역은 처음이었거든요. 굉장히 열심히 욕을 했죠(웃음). 하지만 아쉬운 게 학교폭력을 다룬 영화라 청소년들도 볼 수 있게 하려고 15세 관람가를 목표로 편집을 하다 보니까 좋은 장면이 다 잘렸어요. 근데 결국 청소년관람 불가가 됐죠. 아쉬워 죽겠어요. 솔직히 마음에 안 들어요. 아까운 장면이 정말 많았거든요. 비단 과격한 장면이 많아서가 아니라 극의 전개를 탄탄하게 해주는 연결고리들이 잘린 기분이라 아쉬워요. 그래서 감독판을 기대하고 있죠(웃음)."





양동근은 15세 관람가를 목표로 편집을 하다보니 다소 약하게 완성된 '응징자'가 아쉽다고 했지만 영화 자체가 주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깊은 공감을 나타냈다./최진석 기자
양동근은 15세 관람가를 목표로 편집을 하다보니 다소 약하게 완성된 '응징자'가 아쉽다고 했지만 영화 자체가 주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깊은 공감을 나타냈다./최진석 기자

감독판을 기대한다며 편집에 대해 구시렁거리던 그였지만,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강한 공감을 보였다. '응징'이란 주제가 주는 강력한 끌림 때문에 시나리오를 보고 영화 출연을 결심했던 양동근이었다.

"'응징자'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대본이 정말 강했어요(웃음). 아…지금 나온 거보다 더 좋았는데요. 아무튼! '응징자'가 영화를 통해 던지는 메시지가 마음에 들어서 출연을 결심했어요. 작품 속에서 창식(양동근 분)이가 과거 준석이(주상욱 분)를 잔인하게 괴롭혔지만, 나중에 상황이 바뀌어서 준석이가 창식이를 잔인하게 응징하잖아요. 진정한 선과 악의 의미를 묻는 작품의 메시지에 공감이 갔어요. 사실 창식이는 준석이를 우연히 만나지 않았더라면 개과천선하고 얌전히 살 수 있지 않았을까요? 준석이도 마찬가지. 창식이를 우연히 만나지 않았더라면 행복할 수 있었겠죠?"

◆ 양동근에게 물었다. 행복해지려면?…"결혼하세요."





양동근은 지금의 아내를 만나고 가정을 꾸리고 난 뒤,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알아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행복하고 싶다면 결혼을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며 추천했다./최진석 기자
양동근은 지금의 아내를 만나고 가정을 꾸리고 난 뒤,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알아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행복하고 싶다면 결혼을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며 추천했다./최진석 기자

양동근도 유부남이 됐다. 최근 아들이 생긴 그가 아직은 어색해보였다. 결혼과 연애, 사랑에 대해 이것저것 물으니 "결국 결혼하니까 행복하다"며 '아빠 미소'를 지었다.

"행복하고 싶죠? 그럼 결혼하세요. 정말 달라요. 가정을 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아이가 생기니까 굉장히 다른 차원의 행복을 누리고 있어요."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된 양동근 아들 사진. 그는 최근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과 쏙 빼닮은 자신의 아들을 자랑하고 다닌다./SBS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방송 캡처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된 양동근 아들 사진. 그는 최근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과 쏙 빼닮은 자신의 아들을 자랑하고 다닌다./SBS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방송 캡처


최근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된 양동근과 쏙 빼닮은 아들의 사진이 생각나 "나중에 아이가 커서 배우를 하고 싶다고 하면 시키겠느냐"라고 묻자 피식, 웃는다.

"그러면 먼저 물어봐야죠. '너 배우가 뭔지 아느냐'고요. 제대로 물어볼 거에요. 그리고 직업은 자기가 결정하는 거니까 알아서 하겠죠. 다만 아들이 배우를 직업으로 선택한다면 배우라는 직업이 끊임없이 세상을 배우는 것이란 것쯤은 알고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모든 직업이 그렇겠지만, 특히 배우라는 직업은 더욱 그렇다는 것을요."
amysung@tf.co.kr
연예팀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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