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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인터뷰] '돌직구남' 이정진,"난 솔직히 할 말 다 하는 스타일"





이정진이 27일 오후 서울 다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더팩트>과 인터뷰에 앞서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이정진이 27일 오후 서울 다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더팩트>과 인터뷰에 앞서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 이다원 기자] "전 굉장히 솔직한 남자예요. 다혈질은 아니지만 할 말은 다 하는 성격이죠."

최근 종영한 MBC 주말특별기획 '백년의 유산'에서 '이세윤'으로 분해 매너 있고 진득한 이미지로 각인된 배우 이정진(35)의 입에서 나온 말치고는 뜻밖이었다. 오히려 '진중하고 많이 참으려 노력한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릴 것만 같다고 하자 손사래를 친다.

"저는 어르신하고도 잘 어울리는데, 그때도 꼭 해야 하는 말은 솔직하게 하는 편이에요. 거짓말하거나 변명하는 걸 안 좋아해서요."

매우 솔직한 이 남자를 27일 오후 서울 다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했다. 시청률 30%(닐슨코리아 집계, 전국기준)에 육박하며 막을 내린 '백년의 유산' 종영 기념 인터뷰차 만난 자리였지만 배우로서 이정진뿐만 아니라 남자로서 이정진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던 기회였다. 동시에 KBS2 '남자의 자격', 영화 '피에타', '백년의 유산' 등 손만 대면 화제가 되는 이 남자의 성공 비법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이기도 했다.





이정진이 온화한 미소를 띄며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이정진이 온화한 미소를 띄며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 배우 이정진, "의외의 작품만 선택한다고요? 그때 감정에 충실한 것뿐"

지금까지의 작품 이력을 살펴보면 이 남자, 정말 럭비공 같다. '남자의 자격'에서 '허당'기 넘치는 예능인으로 활약하다가 돌연 하차한 그는 영화 '돌이킬 수 없는'에서 악랄한 아동성범죄자 '세진' 역을 선택했다.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이후 다음 작품으로 고른 것은 이민정과 함께한 로맨틱 코미디 '원더풀 라디오'. 감미로운 남자로 변신하는가 싶더니 차기작으로 '피에타'의 사채업자 '강도' 역을 맡아 짐승같이 거친 면모를 보여줬다.

"그 이후 출연한 게 바로 '백년의 유산'이에요. 다들 의외의 선택이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남자의 자격'에 나올 당시에도 그런 얘기들을 하셨어요. 배우가 예능에 나온 경우는 정말 드물었으니까요. 하지만 지나고 보니까 제작진의 놀라운 한 수였죠. 또 '돌이킬 수 없는'이란 영화를 찍을 때도 그런 반응들이었어요. '남자의 자격' 멤버들도 영화 홍보해준다며 어떤 배역을 맡았냐고 묻길래 '아동성범죄자다'라고 하니까 머쓱해하며 '그건 말해주기가 곤란하겠다. 왜 그런 걸 택했냐'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리고 '피에타'를 찍을 때에도 마찬가지였고요. 하지만 그 영화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좋은 일이 있었잖아요? 생애 처음으로 훈장도 받았고요. 그 때 생각했어요. 이렇게 좋은 일이 있을 때 지체하지 말고 빨리 좋은 작품에 들어가자. 그래서 '백년의 유산'을 쉽게 선택할 수 있었죠. 이것도 시청률이 좋으니까 이제는 주변에서 제가 뭘 선택할지 오히려 궁금해하던데요?"





이정진이 작품마다 이미지 변신을 시도해 화제가 되고 있다. KBS2 '남자의 자격', 영화 '돌이킬 수 없는', MBC '백년의 유산', '피에타'(왼쪽 위 시계방향)./영화 스틸 컷, KBS2 '남자의 자격', MBC '백년의 유산' 방송 캡처
이정진이 작품마다 이미지 변신을 시도해 화제가 되고 있다. KBS2 '남자의 자격', 영화 '돌이킬 수 없는', MBC '백년의 유산', '피에타'(왼쪽 위 시계방향)./영화 스틸 컷, KBS2 '남자의 자격', MBC '백년의 유산' 방송 캡처

정말 그 말이 맞았다. 출연하는 것마다 화제에 오르고 성공의 달콤한 열매도 맛봤으니 작품을 고르는 그의 안목이 특별한 건 틀림 없었다.

"아니에요. 철저한 계획 아래 결정한 건 없어요. 그냥 그때 주어진 시나리오 중 잘할 수 있는 걸 고른 게 지금까지의 경력이 된 거죠. 대신 시나리오를 중요하게 봐요. 아무리 제가 단독이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도 재미없어서 관객이 없으면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다음 작품도 빠른 시간 안에 정할 것 같아요. 제작진이 저에게 맞는 역이다 싶어서 주시는 시나리오 가운데 제가 잘할 수 있는 역을 고를 겁니다."

자신에 찬 얼굴을 보니 괜스레 장난을 치고 싶었다. '백년의 유산'에 불거진 '막장' 논란을 물어보니 담담한 대답이 돌아왔다.

"사실 배우로서 작품의 논란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닌 것 같아요. 근데 다양한 연령대와 계층이 본 만큼 인기도 있었으니 그런 논란도 커진 것 아닐까요? '막장'의 기준은 내가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물어보는 것과 같은 것 같아요. 누가 볼 땐 좋은 사람이지만, 누가 볼 땐 별로인 것처럼 저희 드라마도 많은 사람이 봤으니까 의견이 갈린 거겠죠. 사실 다른 배우들은 작가에게 전화해서 그런 점을 조율하기도 한다던데 전 작품 내내 작가 전화번호조차 모르고 있었어요. 알고 싶지도 않았고요. 작가와 연출가 나름의 의도를 제가 해치고 싶진 않거든요."

정말 '솔직한 성격'처럼 시원시원하고 명쾌한 답변들이었다. 만 서른 다섯, 남자로서의 이정진도 궁금해졌다.





이정진이 MBC 주말특별기획 '백년의 유산'에서 출생의 비밀을 알고 오열하고 있다./MBC '백년의 유산' 방송 캡처
이정진이 MBC 주말특별기획 '백년의 유산'에서 출생의 비밀을 알고 오열하고 있다./MBC '백년의 유산' 방송 캡처

◆ 남자 이정진, "이상형? 외모 안 본다면 거짓말"

혼기 꽉 찬 남자에게 늘상 들어오는 질문이라 또 물어보기 미안했지만 그래도 궁금했다. 대체 언제쯤 결혼하실는지.

"사실 제가 당장 다음 달 '결혼합니다'라고 발표해도 별반 이상하진 않을 거예요. 예컨대 수지나 닉쿤이 결혼 발표를 하면 '왜 벌써 해?'라고 하시겠지만 제가 그러면 '그래. 해야지. 근데 누구랑 하는데?'부터 나오거든요. 그만큼 제가 나이가 찬 거겠죠. 근데 제가 준비가 됐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결혼은 타이밍도 중요한 것 같고요. 주변에 이병헌·이민정 커플이나 유진·기태영 커플처럼 스타 커플이 많은데, 저도 언제나 마음은 열려 있습니다. 근데 그것도 능력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마지막 연애가 언제였을까. 입이 떨어지자마자 예상했다는 듯 웃는 그였다.

"마지막이란 말은 정말 싫어요. 저는 늘 연애를 하고 싶거든요. 결혼 생활도 연애하듯 하고 싶고요. 최근에 한 연애요? 아, 그것도 저는 최근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시간이 흘러서.(웃음)"





이정진이 속내를 털어놓으며 활짝 웃고 있다.
이정진이 속내를 털어놓으며 활짝 웃고 있다.

'솔직'을 부르짖던 이 남자, 갑자기 말꼬리를 흐렸다. 연애 관련 질문에 이겨내는 장사 없는 걸까? 답답한 마음에 "여자 외모는 보세요?"라며 '돌직구' 질문을 날렸다.

"솔직히 외모를 전혀 안 본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다른 사람들도 '아, 전 외모 전혀 안 봐요'라고 인터뷰해놓고 열애설 터지는 것 보면 죄다 멋지고 예쁜 사람들이잖아요. 전 느낌이 있는 사람이 좋지만 외모를 전혀 안 본다고는 말할 수 없겠네요. 다만 이상형은 따로 없어요. 사실 이상형과 진짜 연애를 하는 경우도 별로 없잖아요. 저는 절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전 '이세윤'과 달리 좀 무뚝뚝한 스타일이거든요."





늘씬한 몸매를 뽐내며 자신감 가득한 얼굴로 웃고 있는 이정진.
늘씬한 몸매를 뽐내며 자신감 가득한 얼굴로 웃고 있는 이정진.

◆ 인간 이정진, 솔직함의 '끝'을 보여주다

인터뷰 내내 왠지 모를 자신감과 자족감이 느껴졌다. 솔직하고 거침없는 답변 속에서도 자신을 사랑하고 단련하는 부지런한 근성이 보였다.

"몸매 관리요? 많이 뛰고 골프도 많이 쳐요. 특히 조깅을 많이 하는데요. '백년의 유산' 초반에 너무 부해 보여서 8kg를 뺐거든요. 그때가 12월이라 밖에서 뛰긴 추워서 실내에서 러닝 머신을 뛰었죠. 촬영을 병행하면서 뛰니까 40분 정도 뛰어도 빠지더라고요."

이런 걸 두고 '축복받은 체형'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그렇지만 '정말 뜀뛰기만으로 살이 빠질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혹시 '건강남', '상남자'라는 이미지 때문에 자신을 포장한 건 아닐는지.

"절대 그런 성격이 아니에요. 왜냐하면 제가 할 말은 다 하는 타입이거든요. 가끔 70대 어르신하고도 소주 마시면서 얘기 나눌 때도 있고, 어르신들이 부를 때도 있는데 그럴 때도 '아니다' 싶으면 정중하게 말씀드려요. 그래서 주변에서 깜짝 놀랄 때도 많죠. 근데 전 아닌 건 아니라고 말씀드리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어른들이 '정진아, 내일 모레 밥 먹으러 와라'라고 하실 때 만약 제가 선약이 있었으면 빙빙 돌리지 않고 '저 친구들이랑 놀러가기로 했어요'라고 솔직하게 말하거든요. 괜히 스케줄 핑계 대는 것보다 그게 훨씬 좋은 것 같아요. 법에 저촉되지 않은 선에서는 정말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정진이 자신의 연기관 만큼이나 진지한 표정으로 먼 곳을 응시하고 있다.
이정진이 자신의 연기관 만큼이나 진지한 표정으로 먼 곳을 응시하고 있다.

이렇게나 솔직한 남자, 배우로서 자신의 점수는 얼마나 줄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묻고 싶었다.

"그건 정말 애매한 것 같아요. 근데 아마도 제가 제 연기에 만족하는 순간은 은퇴 시점이 아닐까요? 무엇보다도 진실된 배우로 살고 싶어요. 이민정이랑 연인을 연기한다고 해도 '아, 병헌 형님 피앙세야'라는 사실 대신 '정말 두 사람이 사랑하나 봐'라고 시청자들이 느낄 수 있도록 진실되게 연기하고 싶어요. 나쁜 역을 맡으면 '나쁜 놈' 소리를 들을 수 있게요. 정답 같아서 재미없는 대답일지 모르겠지만 항상 제 다음 작품이 최고의 작품이 되길 바라고 있어요."

eda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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