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가연 기자] "배우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까지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는 유준상(44)에게 던진 첫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우문현답이다. 직업이 연기자라면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쉴 틈 없이 활동하는 유준상의 행보는 많은 이에게 본보기가 된다.
유준상은 지금도 영화 '전설의 주먹' 홍보와 뮤지컬 '그날들' 공연 및 연습을 병행하고 있다. 조만간 SBS 새 주말극 '출생의 비밀' 촬영도 들어간다.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하고 제 할 일만 묵묵하게 하는 유준상을 지난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뮤지컬 '그날들' 공연 때문에 목 관리를 하느라 1.5L 물을 연거푸 마시던 유준상은 자신의 연기 철학과 그동안의 연기 인생에 대해서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털어놨다.

유준상은 쉼 없이 활동하는 이유에 대해 "계속 끊임없이 활동하는 이유는 이 역시도 훈련이라고 생각해요"라며 "배우들도 프로야구 선수나 발레리나 피아니스트 같아요. 직업과 생활의 경계가 없이 한 경기를 위해 끊임없이 훈련하는 것이죠. 모든 일상은 연기를 위해 돌아가요. 모든 일을 연기생활을 잘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생각해요"라고 이야기했다.
영화와 드라마 등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은 유준상은 지난해 KBS2 '넝쿨째 굴러 온 당신'으로 인기에 정점을 찍었다. '국민 남편 방귀남'으로 큰 사랑을 받은 그는 이후 방심하지 않고, 또다시 조연급 영화('전설의 주먹')에 출연했고 자신의 고향인 뮤지컬에도 꾸준히 얼굴을 내민다.
그는 뮤지컬을 꾸준히 하는 데 대해 "뮤지컬을 계속해서 하는 것은 시작을 뮤지컬로 했기 때문이에요. 당시에는 '밥벌이도 안되는 뮤지컬을 왜 하느냐'는 소리도 많이 듣고 다 만류했었는데 이제는 뮤지컬이 워낙 많은 사람이 보잖아요. 인기도 많고요. 지금은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저도 몰랐는데 당시 공연을 한다고 마음먹은 것이 얼마나 잘 된 일 인줄 몰라요. 공연을 안 하면 실력이 줄어요. 요즘에는 실력 좋은 후배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대단한 실력을 갖춘 후배들이 많아서 꾸준히 연습하면서 실력을 다듬어야 해요"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뮤지컬을 한 유준상은 뮤지컬 연기의 가장 큰 장점으로 발성을 꼽았다. 드라마와 영화 등, 극 연기도 발성훈련이 상당히 중요한데 이를 무대 위에서 익히는 것이다. 유준상은 "영화 속에서도 확 지르는 장면이 있는데 발성 연습이 평소에 되어 있어서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우렁찬 소리가 나오기가 쉽지 않아요"라고 발성 연습의 중요성을 꼽았다.
이어 "연극과 뮤지컬을 오래하면 발성 연습이 잘돼 있어요. 2시간~2시간 30분 동안 소리를 지르기 때문에 굳이 하려고 하지 않아도 훈련이 되죠"라고 웃으며 "이런저런 활용은 극 연기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영화에서도 꾸준히 모습을 비치고 있는 유준상은 강우석 감독의 '전설의 주먹'에서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기업 홍보부장 역을 맡았다. 황정민 윤제문 정웅인과 함께 출연하는 그의 비중은 다소 적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도 적은 분량임을 알았지만, 강우석 감독만 믿고 했다는 유준상. 그렇기에 유준상은 강우석 감독의 차기작 출연을 약속받았다는 우스갯소리를 했다.
유준상은 "분량이 처음이 봤을 때도 많지 않았어요"라며 "강우석 감독의 작품이라 분량을 떠나서 하고 싶었어요. 워낙 이야기 라인이 탄탄해서 서로 그것을 만드는 과정이 재밌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다음 작품에서는 분량을 살짝 늘려주셨으면…"이라고 말끝을 흐려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유준상은 강우석 감독에 관해 이야기 해 달라는 말에 칭찬을 늘어놓았다. 그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큰 감독이에요. 배우와 제작자 스태프들까지 편안하게 작품을 해야 한다는 배려심이 많죠. 사실 이런 사람이 힘을 내야지 잘 할 수 있거든요. 만약 촬영이 7시에 시작이라고 하면 보통 9시가 다 돼서 시작하는 것이 관행인데 강우석 감독님의 작품에선 절대 있을 수 없어요. 7시에 꼭 촬영해요"라고 말했다.
이어 "저녁 장면은 저녁에 찍고 낮 장면은 낮에 찍어요. 아마 이런 것이 감독님이 오랜 시간 영화를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봐요"라며 "절대 권위적이지 않고 인간에 대한 배려, 사람에 대한 배려가 크죠. 기본적인 질서는 지키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 철저하니 그런 사람들과 만나니 더 재밌고 사람들은 각자 분야에서 책임감이 커져요. 그런 현장 시스템이 좋은 것 같아요"라고 높이 평가했다.

강우석 감독이 '내 식구'를 챙기는 모습은 흡사 유준상이 소속사 식구들을 생각하는 것과 같아 보였다. 그에게 함께하는 소속사 식구들은 어떤 존재인지 하는 물음을 마지막으로 유쾌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예전에 제 로드매니저 했던 친구들이 이제 소속사 이사나 상무 등 높은 자리에 올라갔어요. 소속사 친구들에게 이런저런 것들을 나눠주는 것은 그 친구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어요. 같은 식구로서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큰 것이죠. 꼭 인증 사진을 찍으라고 하는데 안 찍어서…(웃음). 앞으로도 계속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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