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소영 기자] 대한민국 예능계엔 '롱런의 양대산맥'이 있다. 유재석과 강호동 이전에 MC계를 평정했던 이경규와 김용만이 주인공이다. 1991년 데뷔한 김용만, 그보다 10년 먼저 방송계에 입문한 이경규. 두 사람은 1990대부터 2000년대 초반을 주름 잡으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웃긴 MC로 이름을 날렸다.
29일 방송된 '힐링캠프'는 김용만을 게스트로 초대해 MC 이경규와 입담 대결을 그렸다. 워낙 친한 둘이기에 초반부터 폭로전은 뜨거웠다. 김용만은 등장과 동시에 이경규를 보며 "내 손안에 있는 사람이다. 표정만 봐도 방송 중에 화난 걸 다 안다"고 기선제압을 했다. 이경규도 질세라 "조형기나 MBC 김영희 PD 등 친한 사람들에게 전복을 종종 선물한다"는 김용만을 보며 "전복이 롱런의 비결이다. 비리의 상징"이라고 깎아내렸다.
수십 년을 함께 방송을 했고 같은 프로그램에서 울고 웃기도 했던 그들이기에 공개된 이야기보따리는 따끈따끈했다. 일본에서 촬영하며 PD와 싸웠던 일, 독일 월드컵 때 MBC '일밤-이경규가 간다'를 현지에서 찍었지만 통편집된 일화, 김용만이 이경규와 같은 프로그램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계기 등이 공개될 때마다 안방 시청자들은 배꼽을 잡고 웃었다.
한 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도베르만과 핏불테리어처럼 물고 뜯기는 그들의 '추억팔이'는 유쾌했다. '쿵쿵따' 시절 유재석-강호동을 연상시키는 '톰과 제리' 대결은 흥미로웠다. 지난 2008년 SBS '라인업' 이후 오랜만에 보는 두 사람의 조합은 시청자들을 그들의 전성기로 안내했다.

이경규는 1990년대 예능계를 접수하며 신개념 MC로 떠올랐다. 1991년부터 지난 2010년까지 연말 연예대상을 무려 7번이나 휩쓸 정도였다. 그런 그와 '절친'이자 '앙숙'을 이루며 김용만은 성장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이경규와 대상 트로피를 사이좋게 격년으로 나눠 가질 정도로 자신만의 진행 스타일을 구축했다.
두 사람은 같은 프로그램 안에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냈다. 2002년 말부터 전파를 탄 MBC '일밤-대단한 도전'이 바로 그것. 박수홍, 윤정수, 이윤석 등과 함께 출연한 두 사람은 리얼한 몸싸움과 잔인한 헐뜯기로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때 이경규는 '무달(무술의 달인)'로, 김용만은 '화려한 골반' 등으로 불리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허우대' 박수홍도, '국민약골' 이윤석도 이 프로그램 안에서 탄생한 캐릭터다.
29일 방송된 '힐링캠프'를 보며 많은 시청자들은 두 사람이 잘나가던 때를 떠올리며 '엄마 미소'를 지었다. 물론 지금도 선전하고 있는 그들이지만 향수와 복고가 대세인 요즘 유난히 그때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
'무달' 이경규, '화려한 골반' 김용만, 응답하라 콤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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