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현대자동차의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안 미국 자동차가 국내에서 차지한 시장점유율은 9.2%이며 같은 기간 한국 자동차는 9.0%를 차지했다.
◆ 한-미 다른 집계 방식
그러나 미국은 자국의 자동차들이 한국에서 홀대 받는다고 주장한다. 최근 오바마 미 대통령은 “엄청난 수의 현대·기아차가 미국 도로를 달리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포드와 크라이슬러, 쉐보레를 운전하는 사람들을 보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미국에서 현대기아차 등 한국 자동차를 ‘글로벌 브랜드’로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강조, 협정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자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한-미 FTA 비준 절차를 앞둔 상황에서 이 같은 발표는 한-미간의 자동차 무역에서 불균형이 존재한다는 오해를 낳을 여지가 크다.
현재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대부분의 국가는 자동차 브랜드별로 판매실적을 보고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생산 거점별로 구분해 국산차와 수입차로 이등분해 실적을 발표한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는 현대, 기아, 한국GM, 르노삼성, 쌍용 5개사 국산차에 대한 실적을 조사하고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한국GM, 포드, 벤츠, 폭스바겐, 도요타 등 16개사의 수입자동차를 집계한다.
미국 측에서 지속적으로 인용하는 미국 자동차의 한국시장 점유율(0.5%)은 KAIDA가 집계· 발표하는 수치이며, 해외(미국)에서 수입한 완성차의 판매 대수만을 포함하고 있다는 게 현대자동차 측의 주장이다.
반면, 브랜드 단위로 자동차 판매 실적을 발표하는 미국은 해외 완성 수입차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에서 생산, 판매하는 해외 브랜드의 판매 실적도 브랜드별 실적에 모두 포함시키고 있다는 것. 이 같은 방식에 따라 미국에서 팔리는 한국 브랜드 자동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올 상반기 동안 9.0%로 집계됐다.
◆ 동일 방식으로 조사돼야 오해 없어…
생산 거점별로 구분해 점유율을 발표하는 한국은 미국 자동차의 국내 점유율 수치에서 미국에서 직접 생산돼 수입되는 미국 수입차 대수만 집계한다. 때문에 미국 자동차 회사인 한국GM이 쉐보레 브랜드로 국내에서 생산 판매하는 크루즈, 올란도, 스파크 등과 알페온의 판매대수는 제외된다.
이는 미국 기준으로 볼 때 수치 누락이다. 미국 집계방식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 시장에서 외국 브랜드로 판매된 자동차는 총 19만7,239대로 전체 판매대수(79만0,861대)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GM을 포함한 미국 브랜드는 7만2,983대(9.2%), 르노삼성을 포함한 유럽 브랜드는 9만1,726대(11.6%)가 판매됐다.
미국이 주장하는 KAIDA가 집계· 발표한 국내 미국 자동차의 시장점유율 0.5%와 차이가 큰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조사하면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판매된 한국 자동차의 시장 점유율은 9.0%(워즈오토 발표 기준), 미국 브랜드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9.2%다. 오히려 미국 브랜드의 한국시장 점유율이 높다.
한-미간 자동차 판매 실적 집계 방식의 차이가 양국 간의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한국의 통상정책이 국제 시장에서 더 이상 왜곡되지 않도록 자동차 통계 발표를 국제 기준과 동일하게 맞추는 개선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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