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황준성기자] “반세기 동안 전통을 이어온 한국 토종호텔이다”
서울 충무로에 위치한 아스토리아 호텔. 지난 1959년 1월 창업해 지금까지 반세기 넘는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호텔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이경수 경영이사는 27일 52주년을 맞이한다는 말로 첫 운을 뗐다. 6.25전쟁 이후 한국의 현대사와 함께해온 아스토리아 호텔의 역사와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모습이었다.
이 이사는 “벽돌 한 장 한 장부터 파이프, 심지어 대리석까지 거의 모두 52년 됐다”며 “한국의 52년 전 건설 양식을 알 수 있는 국내에 몇 안되는 건물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한국 토종호텔로서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아스토리아 호텔만의 특화된 서비스로 고객에게 편안함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전통과 현대가 살아 숨 쉬는 공간, 아스토리아 호텔
아스토리아 호텔은 지난 1959년 1월, 서울 중국 남학동(충무로)에 설립됐다. 1953년 끝난 6.25전쟁 이후 불과 6년 만에 지어진 현대식 호텔이다. 6.25전쟁으로 주변 대부분이 폐허였던 것을 감안하면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건물이라는 것이 인근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충무로 일대에 50년 이상 된 건물은 아스토리아 호텔을 포함해 대한극장 등 몇 안되는 것은 사실. 대부분 재건축 되거나 새로 지어진 건물이다. 아스토리아 호텔은 52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한국 헤리티지 호텔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다.
이 이사는 “전통과 현대가 살아 숨 쉬고 있다”며 “50년 전의 한국 건축양식을 보여주고자 리모델링을 통해 몇몇 곳에 벽돌구조나 천장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이어 “호텔을 찾아주신 고객들께서 보고 종종 놀라움을 표현한다”며 “한국 고객뿐만 아니라 외국 고객까지 좋아해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도 벽돌 양식 구조가 인상적이다. 호텔 레스토랑인 벨라쿨라63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이 이사는 “수십년의 역사만큼 몇몇 개·보수를 통해 점차 현대식으로 변하기는 했지만 아스토리아 호텔의 역사를 보여주고자 리모델링을 통해 감춰져 있던 속살을 드러냈다”며 “몇몇 객실에서는 수십년전의 호텔 방안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 “호텔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아스토리아 호텔이 역사의 속살을 드러낸 것은 불과 2년 전. 지난 2009년, 50주년을 기점으로 호텔의 새로운 변신을 꿰한 것이다. 이 이사는 50년 역사의 모습과 현대의 모습을 함께 공존시키는 것이 아스토리아 호텔만의 장점이라고 판단했다.
또 호텔 로비를 벨라쿨라63이라는 레스토랑으로 탈바꿈 시켰다. 이와 함께 달콤한 오후 디저트 카페도 만들었다. 이 카페는 현재 강우석 감독의 지정석이 있을 정도로 영화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드라마 촬영 및 스타들의 인터뷰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는 것이 호텔 측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객실 도배 및 ACE플래티늄 베드로도 교체했다.
이 이사는 “50주년을 기점으로 새롭게 출발하려고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며 “그 결과 많은 영화인들이 찾을 만큼 다채롭고 이색적인 충무로의 카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 이사는 조부 때부터 이어온 호텔을 더욱 발전시키고자 다양한 분야에서 공부와 경험을 했다. 실제로 요리부터 서빙, 메이드, 지배인 역할까지 골고루 하고 있다. “미리 요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며 “호텔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이 이사는 말했다.
◆ “고객 충성도 높은 호텔, 봉사는 당연한 것”
현재 아스토리아 호텔은 많은 외국인들이 찾고 있다. 국내 고객도 많이 찾지만 외국 고객의 비중이 크다. 특히 일본인과 미국인, 서양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호텔 측은 설명한다.
호텔에 따르면 20년 넘도록 아스토리아 호텔을 찾는 외국인이 있다. James R. Grundy는 한국전쟁에 참여한 군인이며, 한국인 수양딸이 있을 정도로 한국과 인연 깊은 인물이다. 이 이사는 “한국에 올 때마다 호텔에서 숙박하며, 초콜릿을 많이 사와 나눠주는 신사다. 우리는 ‘초콜릿 파파’라고 부른다”며 “지난해 연평도 사건으로 한국이 걱정돼 영국에서 바로 날아올 정도로 한국을 사랑한다”고 에피소드를 밝혔다.
뿐만 아니라 한번 숙박했던 외국인들도 한국에 재 방문시 아스토리아 호텔을 다시 찾고 있다. 특히 봉사료가 없어 외국인들이 더 선호하고 있다고 호텔 측은 밝혔다. 이 이사는 “호텔리어로서 봉사는 당연한 것”이라며 “법적으로 부과세는 받고 있지만 호텔로서는 이례적으로 봉사료는 받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 “100년 넘을 수 있는 징검다리 되고 파”
이 이사는 이처럼 외국인과 국내 고객들의 충성도 높은 호텔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의견을 표출했다. 외국처럼 100년 넘게 호텔의 역사를 이어가고 싶다는 것이다. 50년이라는 중간지점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소화하며, 다음 세대에 자랑스럽게 물려주고 싶다고 말한다.
“대부분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은 특급호텔보다 가격이 저렴한 로컬호텔들을 찾고 있다. 호텔로서의 고급 높은 서비스를 다소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다. 외국에서도 이런 이유로 역사와 전통 높은 외국 로컬호텔들이 많다”고 이 이사는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로컬호텔들도 시장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더 강화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윗세대부터 52년 동안 직원들을 가족처럼 여기며 호텔을 경영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족 같은 분위기와 함께 고객들께 따뜻한 손길을 제공할 수 있는 ‘손길경영’을 이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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